"방 없이 태어난 예수님…"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한 성탄절
"빈민들 도심형 참사 이어져…방 없는 이들에게 쉴수있는 방 마련해줘야"
4.16가족과 함께하는 성탄예배, 23일 저녁 안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강당
세월호 유가족이 이태원 참사 유가족에 성탄편지…"끝까지 함께"
[앵커]
전국의 주요 교회들이 코로나 펜데믹 3년 만에 모두 모여 온누리에 평화의 왕으로 오신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했습니다.
마구간 구유에서 나신 예수님처럼 우리사회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성탄 축하 예배를 드린 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고난받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한 성탄예배 현장, 송주열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지난 한 주 노숙인 사망자 432명에 대한 추모제가 열렸던 서울역 광장.
(장소)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예배/ 어제(25일), 서울역 광장
이 곳에서도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노래 소리가 들립니다.
(현장음)
"고요한 밤 거룩한 밤 주 예수 나신 밤 그의 얼굴 광채가 세상 빛이 되었네. 구주 나셨도다 구주 나셨도다"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절 연합예배가 몸 둘 곳 없는 노숙인들의 바람막이가 돼주고 있는 서울역 광장에서 열렸습니다.
고난받는 이들과 함께하는 성탄예배에는 고난함께와 교회개혁실천연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영등포산업선교회, 기독교도시빈민선교협의회 등 사회선교 단체, 교회에서 3백 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녹취] 이소정 / 새민족교회
"주님, 세상이 우리에게 가난한 꼬리표를 붙여 우리를 불러도 우리는 움추려 들지 않고 우리가 존귀하다고 말하는 당신을 기억합니다. 그러니 부디 우리가 쫓겨나는 순간 차별과 시혜를 느끼는 잠깐의 순간동안 우리의 설움과 고통의 화살이 스스로를 향하지 않도록 서로의 연대로 노래하도록 하소서."
옥바라지선교센터 이민희 목사는 설교에서 "아기 예수님은 방이 없는 곳에서 태어나셨다"고 말했습니다.
이민희 목사는 이어 "홈리스 사망자가 지난해 395명에서 432명으로 늘었고, 고시원 화재참사, 반 지하 수해참사 등 빈민들의 도시형 참사가 이어지고 있다"며, 우리사회에서 방이 없는 이들에게 쉴 수 있는 방을 마련해주는 것이 성탄의 계절 예수그리스도의 뜻이라고 말했습니다.
[녹취] 이민희 목사 / 옥바라지선교센터
"몸과 영혼이 쉴 수 있고 삶을 꾸릴 기반이 될 방을 요구합니다. 이 요구를 위해 함께 노래하고 투쟁할 것입니다. 방 없이 태어나 방 없는 이들의 경배를 받았으며 평생 머리 둘 곳 없이 다녔고 죽은 후에도 남의 무덤에서 장사됐던 주님이 우리의 이런 요구를 충분히 이해하시며 우리의 움직임에 함께 하시는 줄 압니다."
(장소) 4.16가족과 함께하는 성탄예배 / 지난 23일, 경기도 안산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강당
4.16가족과 함께하는 성탄예배가 세월호참사 유가족과 세월호참사를 기억하며 연대하는 그리스도인 2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습니다.
성탄예배에서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삶의 이야기를 담아 304명의 이름을 한 명 한 명 부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현장음)
"집에서는 아버지와 손잡고 걷는 것을 좋아했던 유혜원, 일본의 역사왜곡을 알리려고 역사 선생님을 꿈꾸며 엄마와 세계 여행을 가고 싶어했던 전영수…."
[녹취] 정순덕(홍순영 어머니) /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억울하게 죽임 당한 그들을 잊어버린다면 내가 우리가 있는 이곳이 언제든지 세월호가 될 수 있고
이태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이름은 세대와 세대를 뛰어넘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해주기도하고 아울러 오늘날 어떻게 살아낼지에 대한 답을 주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유예은 양 어머니 박은희 전도사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연대의 마음을 담아 성탄 편지를 보냈습니다.
박은희 전도사는 '4월의 엄마가 10월의 엄마에게'란 편지에서 세월호 유가족도 끝까지 함께하겠다며 애틋한 마음을 실어 보탰습니다.
[녹취] 박은희 전도사(유예은 어머니) /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저도 자식을 잃었지만 그렇다고 여러분의 마음을 다 안다고 감히 말을 못하겠습니다. 그저 잊지 않고 함께 하겠다고 먼저 시작한 저희가 절대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고 있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8년 8개월이 지나고 보니 저희가 뱉어낸 말은 저희의 말이 아니었습니다. 내 아이의 절규였습니다. 아이기 마음껏 말하도록 아이의 이름을 걸고 계속 나아가십시오."
임마누엘의 아기 예수 탄생 소식이 고난받고 소외된 이들의 마음 속에도 위로와 소망으로 깊이 스며들었습니다.
CBS뉴스 송주열입니다.
영상기자 정선택 정용현
영상편집 조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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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송주열 기자 jysong@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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