롱티보 우승한 이혁 “죽는 날까지 피아노 공부할 것”
지난 11월 스물두 살의 나이로 롱 티보 국제콩쿠르 피아노 부문 공동 우승을 거머쥔 이혁에게 음악가로서의 목표를 묻자 돌아온 답이다. 3살부터 악기를 터득하고 세계적 음악가로 거듭난 커리어에 비하면 소박한 듯하면서도 결연하다. “음악가로서 제 꿈은 딱 하나예요. 매일매일 제 연주를 업그레이드 한다는 생각으로 꾸준히 공부하고 새 레퍼토리를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롱 티보 우승 이후 처음으로 내한한 이혁을 26일 서울 서초동 스타인웨이 홀에서 만났다. 콩쿠르나 연주회에서 익숙한 연미복이 아닌, 세로줄무늬 면남방에 운동화를 신은 차림새로 수줍게 웃는 얼굴은 영락없는 소년의 모습이다.
이혁은 2014년부터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음악원에서 수학하다 올해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 프랑스 파리의 에콜 노르말 음악원으로 옮겨 최고연주자 과정을 밟고 있다.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그는 “고국에서의 무대는 하나하나 소중하다”며 “항상 기쁘고 설렌다”고 했다.
지난 20일엔 서울 중앙대 아트센터 대극장에서 자신의 이름을 걸고 첫 자선 공연도 열었다. 수익금은 중앙대병원 어린이병동 소아 환우들 치료에 기부했다. “어릴 때부터 음악으로 제 개인의 명예를 추구하는 것 이상으로 사회에 보탬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컸어요. 이번에 직접 기획해 자선 음악회를 하게 돼 스스로도 고무적이고, 앞으로 계속 이어나가려고 합니다.”
피아노뿐 아니라 재즈 드럼, 바이올린 연주도 수준급. 음악뿐 아니라 체스에도 진심이다. 최근 바르샤바 체스 챔피언십에 참가해 3위 성적을 거뒀다. 취재진 앞에서 플래시 사례를 받느라 다소 긴장해있던 그의 음성이 체스 이야기를 꺼내자마자 크고 빨라지기까지 한다. 논리적인 구성, 한 게임에 4시간이 걸리는 체력 싸움 등을 음악과 체스의 공통점으로 꼽는다. “체스는 취미 그 이상이에요. 나중에 꼭 그랜드마스터(최고의 선수에게 주어지는 칭호)가 되고 싶어요. 아직 한국 순수 그랜드마스터가 없는데, 꼭 도전해보고 싶은 높은 꿈입니다.”
다재다능하고 하고싶은 것도 많지만 “음악가로서의 삶이 1순위”라는 이혁. 그는 이달 28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더 위너스’ 공연에서 롱 티보 우승을 안겨준 곡 프로코피예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선보인다. 내년엔 프랑스·폴란드 등에서 연주회에 이어 9월 국내에서 금호아트홀 독주회도 예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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