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확인된 K임플란트 위상…쓰촨성 입찰서 한국 업체가 절반 차지
국산 임플란트 업체들이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서 높은 위상을 재확인 했다. 중국 정부의 중앙집중식조달(VBP) 입찰에서 50%가 넘는 입찰비중을 기록하며 현지업체 대비 높은 경쟁력을 증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 입찰가격이 민간 판매가격보다는 소폭 내려가겠지만 입찰수량이 크게 늘어 매출 확대의 기회가 될 수 있단 분석도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국산 임플란트 업체들은 지난 23일 중국 쓰촨성 의료안전국이 공개한 VBP 입찰 수량에서 50.1%의 비중을 차지했다. 선두업체인 오스템임플란트와 덴티움은 각각 24.4%, 20.0%에 해당하는 수량을 입찰, 글로벌 1위 업체인 스트라우만(12.4%)과도 큰 격차를 보였다.
특히 VBP 정책이 중국 임플란트기업의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나온 것이지만 한국 기업들이 경쟁력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 임플란트 시장에서 수입제품의 비중이 90%가 넘는데 한국 임플란트 기업은 선두권을 차지하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와 덴티움의 점유율 합계만 50%가 넘는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VBP를 추진하면서 한국 임플란트 기업의 대중 수출에 경고등이 들어왔다는 평가가 나왔다. 정부가 나서 입찰을 진행하는 만큼 중국산 제품의 비중이 늘어나고 한국 제품의 평균판매단가(ASP)가 내려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물량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단 점은 장점으로 꼽히기도 했다.
시장의 관심은 입찰가격이 기존 판매 가격보다 얼마나 하락할 것이냐는 것이었다. 쓰촨성은 이번 공개를 통해 수량과 함께 입찰 단가의 가이드라인도 함께 공개했다. 이를 기반으로 추산된 오스템임플란트와 덴티움 VBP 입찰단가는 기존 판가 대비 20% 가량 낮은 수준이다. 당초 업계 예상 할인폭과 부합하는 수준으로 물량 확대를 위한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중국이 VBP 1차년도에 실제 구매 예정인 임플란트 규모는 총 259만세트로 추정된다. 2020년 기준 전체 연간 시장 규모 406만개의 절반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가격 인하폭을 충분히 상쇄할 수 있는 시장 규모가 뒷받침 되는 셈이다. 시장에서 우려됐던 현지업체의 편파적 수혜도 제한적이었다. 이번 입찰 상위 10개사 가운데 현지업체는 10위를 차지한 위고 임플란트(입찰 비중 2.1%)가 유일했다.
박종현 디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이번 입찰제도의 결정변수가 가격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해당 입찰에서 가격 경쟁력을 통해 적극적인 수량 확대를 노릴 수 있다"며 "해당 수량을 그대로 입찰에 성공했다고 가정했을 시, 양사는 각각 855억원, 713억원의 국공립 매출 발생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VBP 관련 주요 발표는 이번이 4번째다. 지난 8월 시행 지침안 발표를 시작으로 9월 서비스 비용 가이드라인 업데이트와 VBP 입참 참여 규칙 등이 연달아 발표됐다. 하지만 핵심이 될 입찰 수량과 가격 발표가 다소 연기되면서 불확실성 역시 커져왔다. 이번 발표를 통해 올해 넘기기 전 입찰 수량과 가격 윤곽 등이 공개된 만큼, 내년 국산 임플란트 중국 사업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게 됐다.
중국은 국산 임플란트 전체 수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최대 고객이다. 특히 치과 관련 시장은 연간 15%가 넘는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향후 성장성도 여전하다. 최근 중국 국가 의료보험국이 임플란트를 의료보험에 포함시킬 계획을 내비친 만큼 추가 시장 확대도 기대된다.
향후 VBP 관련 막바지 변수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국공립 및 민간 의료기관으로의 납품 비중이 될 전망이다. 다만 최대 변수인 가격으로 인한 타격이 제한적인 만큼, 그 어느쪽으로 무게감이 실려도 국내 업체에 불리할 것이 없다는 분석이 주를 이룬다. 국공립 중심일 경우 신규 공급처 확보의 기회가, 민간 중심일 경우 기존 강세 분야에서의 수월한 경쟁이 전망되기 때문이다. 현지 임플란트 국공립 및 민간 시장 비중은 약 2.5대 7.5 수준이다.
박병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공립이 우선적일 경우 국내 기업에 긍정적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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