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쏘공' 조세희 작가 타계에 野 애도 봇물…"부조리 맞설 용기 줘"

임종명 기자 2022. 12. 26.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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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문재인 "조세희 선생이 꿈꾼 세상은 여전히 우리 모두의 숙제"
이낙연 "도시 빈민의 실상 세상에 알리며, 사람들 눈 뜨게 해"
박용진 "책 읽고 시대의 불평등·깜깜함 밝히는 빛 되겠다 다짐"

[서울=뉴시스] 고(故) 조세희 소설가. (사진=뉴시스 DB) 2022.12.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임종명 하지현 기자 = 소설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저자 조세희 작가의 타계 소식에 정치권 인사들의 애도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

고인은 전날(25일) 향년 80세를 일기로 지병으로 별세했다. 서울 낙원구 행복동 무허가 주택에 사는 난쟁이 가족과 주변 인물들을 통해 도시 빈민의 삶과 계급 갈등을 그린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대표작으로 알려져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6일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에 "조세희 선생이 꿈꾼 세상은 여전히 우리 모두의 숙제로 남아있다"며 조 작가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저를 비롯한 우리 세대는 '난쏘공'을 읽으며 우리 사회의 불평등하고 비인간적인 모순을 직시하고, 약자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사회의식과 실천 의지를 키울 수 있었다"며 "난쏘공은 산업화와 개발 시대 저임금 노동자, 도시 빈민, 철거민들의 비참한 현실과 불평등을 치열한 문제의식으로 다루면서도, 환상적이라고 할 만큼 간결하고 아름다운 문장으로 읽는 사람들에게 가슴을 찌르는 공감과 감동을 준 우리 시대 최고의 소설"이라고 평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도 페이스북에 애도의 뜻을 전했다. 특히 '소득재분배' 개념을 도입한 진보경제학의 선구자, 변형윤 서울대 교수 별세 소식도 함께 전했다.

이 전 대표는 "조 작가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으로 도시 빈민의 실상을 세상에 알리며, 사람들의 눈을 뜨게 해줬다. 서울 어느 곳 무허가 주택에 사는 난쟁이 가족의 삶을 젊은 시절의 저도 아픔으로, 분노로 읽던 기억이 새롭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두 분 모두 우리 사회의 그늘과 약자들에게 햇볕을 보내라고 호소했다. 단번에 완전히 해결하지는 못하더라도, 우리는 그 방향으로 좀더 빨리 가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은 방향을 잃고 있다. 노인과 빈곤층의 의료비 부담을 낮추자는 의료복지정책을 폐지하기로 했다. 금리인상으로 가계부채 부담이 급증해 눈사태 같은 상황이 다가오는데도 세금정책은 다른 쪽을 바라보고 있다. 경제와 안보의 복합위기가 몰려오지만, 과연 어떤 고민을 하는지 잘 보이지 않는다. 두 분을 보내 드리며 저희 세대의 못남을 자책한다"고 전했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작가님 책을 읽고 시대의 불평등과 깜깜함을 밝히는 빛이 되겠다고 다짐했던 때가 엊그제 같다. 여전히 우리 사회는 약자가 아무리 공을 쏘아올려도 되돌아오기만 하는 깜깜한 어둠 속에 있다. 어쩌면 지금의 우리가 미래 세대를 향해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미덕은 부끄러움이라는 감정 그 하나일 지도 모르겠다. 깜깜한 대한민국을 밝히는 일에 더 이상 절망만 반복되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제 가슴을 울리고 우리 사회 부조리에 맞서야겠다는 용기를 준 책은 맑스도 레닌도 아닌 '난쏘공'이었다"며 "가난과 고된 노동으로 공장에서 일하다 죽는 사람이 없기를 바라면서 싸우던 시절, 고인의 글은 수 많은 사람들의 등대가 되어줬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그리고 40년이 지났다. 난장이 가족들의 절대적 가난은 최대의 불평등으로 확장됐다. 소설 속 주인공은 바뀌었을지 몰라도 비극적 소설같은 우리네 삶은 여전하다. 아직도 살기위해 굴뚝 위로 올라가야 하고, 노조를 탈퇴하지 않으면 일감을 주지 않겠다는 으름장앞에 서야하며, 사원증을 목에 걸기 위해 사생결단의 경쟁에 청춘을 바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러나 선생의 소설이 여전히 많은 이들에게 읽히고 있는 것은 이대로의 불평등보다는 조화롭고 인간다운 삶을 위해 함께 연대하는 것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뜻일 것"이라며 "우리 사회 부조리에 대한 분노로 쏘아올린 공이, 평등사회로 실현되어야 한다. 선생은 곁에 없지만 그 기대를 채워나가겠다. 보다 평등하고 인간적인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judyh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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