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기 띄우면서 "우크라와 협상 준비됐다"…푸틴의 두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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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협상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을 다녀온 이후 연이어 종전을 위한 협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푸틴 대통령의 잇따른 종전 발언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원하지 않는 것은 러시아라는 사실을 푸틴 대통령이 인정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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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남부 공군기지서 폭발음…공습경보 뒤 2차례 폭발"
러시아 부총리 "유럽 천연가스 공급 재개 준비돼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협상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을 다녀온 이후 연이어 종전을 위한 협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수용 가능한 해결책과 관련이 있는 모든 당사자와 협상할 준비가 됐다"며 "협상을 거부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그들이고, 결국 협상 여부는 그들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와 미국 등 서방국가들이 종전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면서 전쟁 장기화의 탓을 이들에게 돌린 것이다.
그는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우리의 국익을 지키고 있다"며 "우리에게 시민을 보호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서방과의 지정학적 갈등이 위험한 수준이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위험하진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 이후 종전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달 21일 워싱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갖고 18억5000만달러(약 2조3000억원) 규모의 군사 지원을 약속했다. 푸틴 대통령은 양측의 정상회담 하루 뒤인 22일 "우리의 목표는 군사 전쟁의 쳇바퀴를 돌리는 게 아니라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며 "외교적 협상을 통한 종전을 원한다"고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이 계속해서 종전 희망 발언을 내놓고 있지만 이는 원론적인 입장일 뿐 실제 협상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러시아가 원하는 건 종전이 아니라 전쟁 재정비를 위해 시간을 버는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 그의 협상 운운과는 별개로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 러시아는 이날 오전에도 우크라이나 북쪽 벨라루스 내 2개 공군기지에서 러시아 전투기를 발진해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습 경보가 발령됐다.
또 푸틴 대통령의 강경파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이날 한 정부기관지에 기고문을 내고 "러시아의 핵 억지력이 서방의 도발을 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만일 진짜 위협이 고개를 든다면 우리는 원칙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며 "서방은 우크라이나의 손으로 우리를 겨냥해 핵 전쟁을 포함한 전면전을 일으킬 준비가 돼 있는가"라고 물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6000개에 육박하는 탄두를 포함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 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날인 24일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을 공격해 최소 10명이 숨지고, 58명이 다쳤다. 26일(현지시간) 새벽엔 러시아 남부 사라토프주 엔겔스의 공군 비행장에서 도시 공습 경보가 발령되는 동시에 두 차례 폭발음이 발생했다. 우크라이나는 "(푸틴 대통령의 잇따른 종전 발언에도 불구하고) 대화를 원하지 않는 것은 러시아라는 사실을 푸틴 대통령이 인정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러시아의 자원 무기화와 이를 통한 서방 길들이기도 이어지고 있다.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노박 부총리는 25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야말-유럽 가스관’을 통해 유럽에 가스 공급을 재개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폴란드를 경유하는 야말-유럽 가스관은 러시아 가스의 주요 유럽 수출로 중 하나다.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지난 5월부터 가동이 중단됐다. 이에 그간 러시아산 가스 수입에 의존해오던 유럽 국가들은 에너지 대란을 겪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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