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친윤 당권주자들 교통정리, '초선 의원들'에 달렸다
기사내용 요약
초선 의원은 당 현안 때 마다 윤심 반영해 영향력 행사
전당대회 당원투표 100% 룰 변경에도 초선 입김 작용
초선 의원들, 당권주자들에 대한 교통정리 압박 나설듯
[서울=뉴시스] 정윤아 기자 =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의 레이스가 막이 오르면서 친윤계 당권주자들간 교통정리가 차기 당대표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했다. 친윤 당권주자들의 연대 또는 단일화에는 초선 의원들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민의힘 의원 115명 가운데 초선 의원은 63명에 달한다. 이들은 당내 현안 마다 윤심(윤석열 대통령 마음)을 반영해 의사결정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초선 의원 27명은 최근 국민의힘 책임당원 투표 비중을 100%로 높이는 전당대회 룰 개정에 의견을 모았다. 이는 지도부가 전대 룰을 변경하는데 결정적인 명분을 제공했다. 윤 대통령도 당원투표 100%에 긍정적인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3월 전대 친윤 합종연횡 관건은 '초선 의원'
이번 전당대회는 뚜렷한 계파의 수장이 없고 과거 황교안, 홍준표처럼 유력한 후보가 없다는 점이 이전 전당대회와는 다른 특징이다.
결국은 윤 대통령의 의중이 80만명에 달하는 당심의 향배를 가른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일각에서 지난 2014년 전당대회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친박계 서청원 후보를 밀었지만 역풍으로 김무성 후보가 당선된 것처럼 윤심이 곧 당선은 아닐 거란 주장도 한다. 특히 80만명에 달하는 당원 중에 수도권과 2040세대가 많기 때문에 윤심대로 작용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에서 윤심은 무시할 수 없는 강력한 뒷배다.
이미 정치권에선 김기현 의원과 윤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장제원 의원간 연대를 일컫는 '김장연대'란 말이 돌고 있다. 또 권성동 의원과 윤 대통령간 관계도 무시할 수 없다.
윤심이 흩어질 경우 인지도 면에서 강점을 내보이는 안 의원,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이 어부지리식으로 결선투표제에 올라갈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그렇다고 윤 대통령이 직간접적으로 언급하거나 특정 메신저를 사용할 경우 전당대회 개입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이에 당 내에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초선 의원들의 의중이 친윤 당권주자들의 합종연횡에 가장 중요한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의 복심인 장제원 의원의 경우는 이미 특정후보와의 연대설이 나오기 때문에 힘들다. 직접 선수로 뛰는 권성동 의원도 어렵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의 경우도 특정 후보들을 중재하고 교통정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게다가 친윤계가 윤심을 빌려 대놓고 지명한 후보가 당선이 안 될 경우 과거 박근혜 대통령-김무성 대표식 내홍으로 이어지고 총선 필패로 갈 가능성이 있다.
한 다선 의원은 "윤 대통령이 누굴 지명했다가 그 후보가 안 될 경우 다음 상황은 어떻게 할 것이냐"며 "실제로 당협에서 움직일 수 있는 당원의 수가 예전과 같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이번 전당대회에선 초선의원들을 통해 윤심이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 핵심 관계자는 "결국 윤 대통령이 정리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볼 때 초선의원들이 나서서 '이 분을 당 대표로 하자'는 식으로 윤심이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현재 국민의힘 전체 의원 115명 중 절반이 넘는 63명이 초선의원이다. 사실상 초선이 최대 계파인 셈이다.
올해 7월 이준석 전 대표의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는 과정에서 주도한 것도 초선의원 모임이다.
친윤계 초선인 박성민·박수영 의원 등이 주축으로 당대표 후보를 지원사격하는 모양새로 윤심을 드러낼 수 있다.
과거 계파 수장의 교통정리...센 후보 나오면 자체 포기 등
이번 전당대회도 예전처럼 주자들간 교통정리가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교통정리란 주자들간 전략적 연대 혹은 단일화 등을 일컫는다.
과거에는 각 계파의 수장들이 이 역할을 맡았다.
2016년 8월 9일 치뤄진 전당대회에서는 친박(친박근혜)계에선 당시 최경환 의원이, 비박계에선 김무성 의원이 구심점 역할을 했다.
친박계 당대표 주자로는 당시 최경환·이주영·홍문종·정우택·원유철·한선교·이정현 의원 등이 거론됐다.
초반 최경환 의원을 친박계 후보로 나서려했지만 총선 참패의 주역으로 여론의 질타를 받자 최 의원 스스로 전당대회 출마를 거부했다.
이후 맏형인 서청원 의원이 단일후보로 추대되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녹취록 파문'이 터지면서 서 의원은 불출마를 공식선언했다.
친박계는 이후 홍문종 의원을 대안으로 고려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자 결국 이정현 의원으로 표를 몰았다. 이주영 한선교 의원도 있었지만 친박계의 대대적인 표몰이로 이 의원이 호남 출신으로 첫 보수정당 대표가 됐다.
비박계는 정병국, 주호영, 김용태 의원 등이 당권도전을 했지만 정 의원과 김 의원은 여론조사를 통해 정 의원으로 후보를 단일화했다.
이후 주 의원과 정 의원이 단일화를 해 주 의원이 비박계 단일후보로 나섰다. 이 모든 과정이 매끄럽게 진행되는데 김무성 의원이 있었다. 하지만 주 의원은 이정현 의원에게 압도적인 표차이로 졌다.
각 계파 수장이 교통정리하는 방식 외 유력 당대표 후보가 나타나면 다른 후보들이 자체적으로 출마를 포기하거나 연대하는 방식으로도 교통정리가 된 적도 있다.
탄핵 대선 이후 치뤄진 2017년 7월 3일 전당대회에서는 홍준표, 원유철, 신상진 등 후보가 3명밖에 없었다. 탄핵 대선이지만 좋은 성과를 거둔 홍준표 후보가 당대표 당선 유력시되다보니 다른 후보들이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9년 2월 치뤄진 전당대회에는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던 당시 황교안 전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진태 의원 등 3명만 출마했다.
황교안 후보는 공식 출마선언 전부터 대세론이 굳어져있었기 때문에 출마를 고려하던 의원들은 출마를 일찍 포기하기도 했다.
시기적으로도 각 계파 내 후보들이 많은 경우 단일화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전대 후보 컷오프 전까지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유력 후보가 나올 경우는 더 빠른 연대나 포기로 깔끔한 선거가 치러지곤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yoon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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