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장 택시기사 시신’ 범인, 피해자 폰으로 태연히 문자까지 (종합)

60대 택시기사, 피의자 아파트 옷장서 숨진 채 발견

“아빠 바빠, (휴대전화) 배터리가 없어. 통화는 안 돼.”

25일 오전 3시 30분, 60대 택시 기사인 아버지가 연락이 되지 않다가 엿새 만에 평소와 다른 어투로 문자메시지를 보내 미심쩍게 여긴 가족들은 경찰에 실종신고를 했다.

같은 날 오전 ‘남자친구 집 옷장에 시신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출동해 30대 남성 A 씨를 살인 및 사체은닉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26일 경기 일산동부경찰서에 따르면 A 씨는 음주운전 후 경미한 접촉 사고를 은폐하려고 20일에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25일 60대 택시 기사를 살해하고 시신을 숨긴 혐의로 체포된 30대 남성 A 씨는 20일 오후 11시경 경기 고양시에서 음주 운전을 하다 피해자 B 씨가 몰던 택시와 접촉 사고를 냈다.

A 씨는 B 씨에게 “경찰을 부르지 않는다면 합의금과 수리비 등을 충분히 주겠다”며 “다만 지금은 돈이 없으니 집에 가서 돈을 찾아서 지급하겠다”고 자신의 집으로 데려왔다.

이들은 각자 택시, SUV를 운전해 A 씨의 파주시 자택으로 이동했다. A 씨는 집에서 B 씨와 합의금 액수를 두고 말다툼을 벌이다 홧김에 B 씨를 둔기로 살해한 후 옷장에 시신을 숨겼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앞서 25일 “남자친구 집 옷장 안에 시신이 있다”는 A 씨의 여자 친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B 씨의 시신을 발견했다. 이후 경기 한 종합병원에서 손을 다쳐 치료받고 있던 A 씨를 긴급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계획 범행일 가능성도 열어두고 조사 중”이라며 “오늘(26일)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