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업 ‘건강검진’해보니, 덩치는 커졌는데 체력이
3분기 총자산은 2.8% 늘었지만
부채도 2분기보다 4.4% 증가
‘빚으로 쌓아 올린 자산’ 평가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평가데이터와 함께 1612개 상장사의 올해 3분기까지 재무상황을 분석한 ‘한국기업 건강도’ 조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
대한상의는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 활동성 등 4개 부문별로 구분해 분석했다. 조사 결과 매출액과 총자산 등 성장성은 개선됐지만, 매출액 증가 속도가 둔화하고 영업이익이 줄어들었다. 수익성과 안정성, 활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도 일제히 악화했다.
성장성 측면에서 분석 대상 기업의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0% 늘어났다. 다만 성장 속도는 다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분기에서 3분기를 거치며 매출액 증가율이 0.5%포인트 상승했으나, 올해는 2.3%포인트 감소했다.
올해 3분기까지 상장사들의 총자산은 1538조원으로 전기 대비 2.8% 증가했으나, 같은 기간 총부채도 946조원으로 4.4% 늘었다. 대한상의는 이를 ‘빚으로 쌓아 올린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분석 대상 기업의 합산 총자산은 2분기에서 3분기 사이 39조원이 증가했지만, 총부채는 40조원 증가해 부채증가액이 자산증가액을 앞질렀다. 지난 3분기까지 53.5%를 기록한 영업이익증감률은 올해 -7.2%로 감소했다.
수익성 측면에서 기업이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은 전년 대비 22.3% 증가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부터 시작된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은 1년 전 10.6배에서 8.0배로 급락했다.
기업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도 하락했다. 외부 차입의 증가로 전체 기업의 3분기 누적 부채비율은 81.4%로 전년 동기 대비 7.2%포인트 증가했다. 부채 비율은 자기자본 대비 기업 부채의 크기를 의미하는데, 코로나 발생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분석 대상 기업들의 올 3분기 차입금 의존도는 19.4%로 전년 동기 대비 0.5%포인트 늘었다.
대한상의는 “최근 기업이 체감하고 있는 경영 위기가 코로나 당시보다 크다는 것이 이번 조사를 통해 증명됐다”며 “올해 기업에 많은 부담이 되었던 공급망 훼손, 고금리, 고유가·에너지 등의 고비용 복합위기는 내년에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기업의 활동성도 크게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3분기 말 기준으로 총자산에서 재고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6.1%, 지난해 6.6%에서 올해 8.0%로 급격히 증가했다. 재고자산이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를 나타내는 재고자산회전율은 10.7회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가장 심했던 2020년 2분기와 같은 수준이다. 재고자산회전율이 낮으면 재고자산의 소진 속도가 더뎌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기업들이 어려운 경제환경 속에서도 수출과 내수판매에 많은 힘을 쏟았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줄어든 형국”이라며 “국내 대기업의 가동률이 코로나 때보다 떨어졌고, 기업들은 앞다퉈 내년 목표실적을 하향 조정하는 등 상황이 좋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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