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돼지열병 예방…야생 멧돼지 유인 ‘미끼백신’ 개발 가능성 열려
먹이 형태 백신으로 야생 멧돼지를 유인한 뒤 멧돼지가 이를 먹도록 해 아프리카돼지열병(ASF·African Swine Fever)을 예방할 수 있는 기술 개발 가능성이 최근 확인됐다.
26일 환경부 소속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ASF 백신후보주를 근육 주사 뿐 아니라 입으로 투여해도 안전한 야생 멧돼지용 ‘미끼백신’ 개발 가능성을 최근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끼백신이란 야생동물이 먹어도 독성이 없는 먹이 형태의 백신이다. 멧돼지가 먹지 않더라도 야생에서 자연분해 되는 친환경 재질로 만들어졌다. 이번 ASF 백신은 민간회사 코미팜이 미 농무성(USDA)으로부터 백신 균주와 이를 배양할 수 있는 세포주 등을 공급받아 환경부, 농림축산검역본부, 대학 등과 공동으로 연구를 추진한 결과다.
ASF는 사람을 포함해 멧돼짓과 외 동물에겐 감염되지 않는 ‘돼지 전염병’이다. 하지만 전염 속도가 빠르고, 치사율이 100%에 가까워 돼지 농가로 번질 경우 치명적인 피해를 입힌다. 하지만 야생 멧돼지를 모두 포획해 백신을 주사할 수 없기 때문에 야생동물을 이 미끼로 유혹하고 먹도록 해 예방주사를 접종하는 효과를 거두는 것이다.
연구진은 ASF 백신 후보주를 실험 동물인 미니 피그 5마리에 근육 주사와 입으로 투여했다. 그 결과 모두 60~70일 간 생존했고, 바이러스를 방어할 수 있는 항체도 80% 이상 형성됐다. 근육 주사가 아닌 입으로 ASF 백신을 투여한 실험에서 안전성이 확인된 건 세계 최초다.
현재 ASF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미국·스페인 등 세계 각국에서 백신 개발에 전념하고 있지만 상용화된 백신은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은 야생 멧돼지 ASF 백신의 국산화를 위한 연구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많은 돼지를 사육하고 있는 중국 ASF 백신 시장만 해도 연간 약 2조 5000억원으로 추정된다. 문성철 코미팜 대표는 “ASF 백신을 선제적으로 국내에서 개발한다면 연매출 1조원에 이르는 블록버스터 신약 탄생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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