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은 통한다···SSG와 한화의 다른 듯 같은 선택
프로야구 SSG와 한화는 ‘극과 극’의 한해를 보냈다. SSG는 개막전부터 시즌 종착역까지 선두를 지키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에 이어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오르는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한화는 개막 이후 부진 끝에 또 한번 최하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SSG의 승률은 0.629(88승4무52패), 한화의 승률은 0.324(47승2무96패)였다. 두 팀의 간격은 43게임차.
너무도 다른 행보를 한 두 팀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외국인선수를 구성하면서는 비슷한 선택을 했다. 올해 성적을 기반으로 내년 시즌 성적이 어느 정도 계산 가능한 외국인선수를 내보내고, 더 나은 성과를 위해 새 외국인선수를 영입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SSG는 올해 대체 외국인투수로 12경기에 등판해 7승1패 평균자책 1.67을 기록한 숀 모리만도와 재계약을 하지 않는 대신 새 외국인투수로 커크 맥카티를 영입했다. 모리만도가 한국시리즈에서 페이스가 떨어지긴 했지만 짧은 기간 뛰면서도 WAR(스탯티즈) 3.12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SSG 관계자는 “우승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에이스급 플러스 전력이 필요해 결단을 내렸다”고 전했다.
에이스 윌머 폰트가 KBO리그를 떠나는 가운데 기존 투수 전력을 지키는 차원으로는 우승 재도전이 어렵다는 판단을 한 결과였다. SSG는 일정 부분 ‘리스크’ 또한 안고 가게 됐다. SSG는 새 외국인투수로 영입을 눈앞에 둔 지바 롯데 출신 애니 로메로에 새 외국인타자 기예르모 에레디아까지 외국인선수 3명을 모두 교체하고 새 시즌을 준비한다.
한화가 올해 타격 부문 WAR에서 4.98로 전체 6위에 오른 마이크 터크먼과 재계약을 포기하고 새 외국인타자 브라이언 오그래디의 손을 잡은 것도, 모험을 동반한 선택이다.
터크먼은 12홈런으로 장타력이 부족한 가운데 OPS가 0.795로 폭발력에서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166안타를 쳐내며 안정적인 공격력을 보이면서 한화가 필요로 하는 중견수로도 수준급 기량을 보였다. 한화는 예상 가능한 수준의 성적으로 최하위 탈출을 노리기보다는, 경우에 따라 ‘대박’이 터질 수 있는 선수를 선택했다. 오그래디는 올해 일본프로야구 세이부 라이온즈에서 12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13에 15홈런을 때리면서도 삼진은 129개나 당했다. 볼넷은 46개를 얻어 ‘삼진 대비 볼넷’ 비율은 0.36으로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그러나 전형적인 ‘한방형 타자’는 아니라는 게 구단의 설명이다. 구단 관계자는 “큰 것만 노리고 존에 관계없이 휘두르는 유형이 아니다. 선구안이 나쁘지 않은 것도 구단이 오그래디를 선택한 배경 중 하나”라고 전했다.
다만 어떤 전망을 하든 지금은, 긍정적 시각에서 기대하는 수준일 수밖에 없다. 교체 변수를 감안하고 외국인타자를 결정한 것을 보자면, 한화가 단순히 최하위를 벗어나기보다는 그 이상의 ‘한방’을 노리는 도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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