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맞아 보육원에 수백만원어치 패딩 기부 ‘플렉스’ 한 부부

예·체능 입시학원 원장 “빵집서 케잌·빵도 한가득 주문”

지난 25일 A씨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보육원에 기부할 패딩 수백만원어치를 쇼핑해 구비해뒀다. 보배드림 갈무리.

 
크리스마스를 맞아 보육원에 수백만원 어치의 패딩을 쇼핑한 후 보육원 아이들에게 기부한 부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5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플렉스’라는 거 한번 해봤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플렉스(Flex)란 자신의 성공이나 부를 뽐내거나 과시한다는 의미이다.

예체능 입시 학원을 운영하고 있다는 A씨는 이날 “내일이 제 생일이기도 하고 크리스마이기도 해서 난생처음 수백만원치 쇼핑을 해봤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러면서 “자고 일어나서 저희지역 지역 보육원에 후원물품 전달하러 가고 제빵명장이 직접 운영하시는 빵집에 케잌들이랑 빵도 한가득 주문해 놓았다”며 보육원 아이들에 줄 음식들도 준비해 놓았다고 전했다.

과거 보육원 학생이 국가 지원을 받아 A씨 학원에 등록한 게 기부의 시작이었다는 A씨는 “당시 보육원 원장은 원비를 결제할 겸 보육원 아이들에게 학원을 구경시켜 주고자 아이들을 데리고 학원에 방문했는데 추운 겨울임에도 가벼운 옷차림을 한 아이들을 보며 안타까움을 느끼고 기부를 결심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A씨는 “저희 부부는 기독교인이지만 헌금을 교회에 하지 않고 1년 동안 저축해서 가치 있는 곳에 사용한다”며 “전에는 1년간 나름대로 열심히 모아도 독거노인분들 이불이나 보육원 아이들에게 줄 간식 정도를 구입하면 빠듯했다”고 했다.

미취학 아동부터 초등학교 어린이들까지 입을 수 있게 인원에 맞춰 오리털 패딩을 준비했다는 A씨는 “내년에는 더 잘돼서 중·고등학생 아이들에게까지 선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A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시중 유명 패딩 브랜드 15개 정도가 쇼핑백에 담겨 놓여있었다.

패딩 포장지가 벗겨져 있는 것에 대해 “아내와 하나하나 뜯어서 하자 있는지 검수하느라 그랬다. 보육원이나 아이들이 직접 교환하기 힘들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A씨는 “제 옷을 살 때는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큰돈이지만, 아이들이 따뜻하게 겨울을 보낼 생각을 하니 제 마음이 더 따뜻해져서 어느 때보다 즐거운 크리스마스”라고 전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