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부평2공장 폐쇄 한 달, 직원 재배치 놓고 '내홍'

강주희 기자 2022. 12. 26.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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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창원공장 발령 일부 노동자들 법적 대응 준비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인 CUV 생산 차질 예상돼

【인천=뉴시스】전진환 기자 = 한국GM의 대주주인 제네럴모터스(GM)과 KDB산업은행 등 관계자들은 19일 오후 모처에서 주총을 갖고 연구개발 법인 분할 안건을 가결시켰다. 사진은 인천시 부평 한국 GM 공장. 2018.10.19.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한국GM 부평2공장이 폐쇄된 지 한달이 됐지만 인력 재배치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여전하다. 부평2공장 폐쇄와 함께 창원공장으로 발령난 일부 직원들은 '부당한' 강제발령이라며 회사를 상대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노사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자칫 내년 1분기 출시 예정인 신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사측은 창원공장에 배치된 노동자들을 상대로 설득할 방침이지만 노사 양측 입장이 워낙 팽팽해 의견이 좁혀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부평2공장 소속 노동자들로 구성된 '부당 전환 재배치 모임'은 창원공장 발령과 관련해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법적 대응에 동참하겠다고 밝힌 직원들은 모두 53명이다. 이들은 지난 9일 사측으로부터 전환 배치 결과를 통보 받은 후 이 모임을 조직해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구제 신청을 개별 노동자 자격으로 진행할 방침이다. 부당 전환 재배치 모임의 한 관계자는 "창원공장 발령 명단 공개를 요구했지만 사측은 개인정보 보호법상 어렵다고 거부했다"며 "기준과 원칙이 없는 부당한 강제 발령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노조 집행부에도 강한 불만을 내비쳤다. 창원공장 발령 노동자들은 최근 금속노조 한국 GM지부 수석 부지부장을 만나 전환 배치에 관한 우려를 전달했지만, 노조 측은 지난 4월 고용안정특별위원회 합의에 따라 노조 차원에서 함께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이에 대해 한국GM 노조 관계자는 "이미 사측과 합의가 끝난 부분에 대해 노조가 대응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법적 대응은 개인이 자율적으로 하는 것이어서 노조에서 협조할 부분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창원공장 발령자들은 당초 집행부가 "원치않는 강제 발령은 없을 것"이라고 약속했는데 이를 어겼다고 반박했다.

앞서 한국GM 노사는 부평2공장에서 생산 중인 트랙스와 말리부의 단종으로 공장 운영이 어려워지자 지난 4월 고용안정특별위원회 논의를 거쳐 생산직 노동자 1200여명을 각각 창원공장 700여명, 부평1공장 500여명으로 나눠 전환 배치하기로 합의했다.

사측은 창원공장 지원 근무자를 늘리기 위해 주택 구매를 지원하고, 2년 파견 근무 후 부평으로 복귀하는 등 유인책을 내걸었다. 하지만 목표 인원은 달성하지 못했다. 근무지와 주거지를 인천에서 창원으로 옮겨야하는 부담이 워낙 크다보니 상당수 노동자들이 창원공장 근무에 거부감을 느낀 것이다.

이후 진행한 모집에서도 창원공장 근무 희망자가 250여명에 그치자 사측은 단체 협약에 따라 400여명을 창원공장으로 인사 발령했다. 이중에는 부평1공장으로 잔류를 희망했던 직원들도 상당수 포함됐다.

창원공장 배치를 통보 받은 직원들은 '부당한 배치'라며 즉각 반발했다. 이들은 지난 12일부터 공장에서 전환 배치를 거부하는 피켓 시위를 하는 등 집단 항의에 나섰다. 부당 전환 재배치 모임 측은 "억울함을 입증하겠다"며 "다시는 이런 말도 안되는 배치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평2공장 폐쇄는 지난 2013년 처음 언급됐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한국GM의 생산실적이 떨어지자 GM은 2018년 2월 군산공장 폐쇄를 기습적으로 발표했다. 군산공장 폐쇄와 함께 GM의 한국 철수설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한국GM 지분을 가진 산업은행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공적자금 8000억원을 투입해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계속되는 생산 부진과 트랙스·말리부 단종에 따라 부평2공장은 60년 만에 생산을 종료했다. 한국GM은 부평2공장을 폐쇄하되 현재 판매중인 트레일블레이저와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CUV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트레일블레이저는 현재 부평1공장에서 생산하며, CUV는 창원공장에서 맡기로 했다.

한국GM는 이를 위해 최근 9000억원을 투자해 CUV 생산성 향상을 위한 첨단 기지로 전환을 끝낸 상태다. 연간 28만대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그러나 인력 재배치에 대한 노사 이견이 계속될 경우 내년 상반기 생산 예정인 신형 CUV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사측은 창원공장의 신차 생산을 발판 삼아 흑자 전환을 노리는만큼 직원들을 대상으로 대화에 나설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zoo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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