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메이플스토리 전설의 유저 ‘번개의신vv’ 사기혐의로 입건
2020년 복귀 선언했던 전설의 유저
30여명에게 2800만원 이상 갈취
피해자 “어릴적 우상의 추한 마지막”
26일 경기 성남수정경찰서는 온라인 게임상에서 ‘번개의신vv’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50대 남성 A씨를 사기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12월 중순 온라인 게임 내에서 사기를 당했다는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를 하고 있다”며 “고소인의 대리인을 통해 받은 진술서를 바탕으로 조사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A씨의 게임 캐릭터 ‘번개의신vv’는 온라인 게임 ‘메이플스토리’에서 2000년대 중반에 활발히 활동했던 유명 이용자로 2020년 게임 복귀를 선언해 주목을 받았다. 이후 A씨는 동영상 스트리밍 플랫폼인 트위치에서 게임 방송을 하고 유튜브 영상에 출연하는 등 온라인상에서 활발하게 활동해왔다.
A씨는 속칭 ‘전설의 유저’라는 유명세를 이용해서 지난 7월부터 게임 아이템을 대신 강화해주겠다고 피해자들을 속이고 일부 이용자에게 돈을 빌리면서 수천만 원을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초기에 의뢰한 일부 게임 이용자에게는 아이템을 실제로 강화해서 돌려주기도 했으나 9월에 들어서 “운영하는 사업체의 미수금이 발생했다”며 피해자로부터 선입금과 강화할 아이템을 받고서는 강화 의뢰를 미루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피해자들이 지급한 금액을 환급해달라고 요구하자 자신의 인지도를 바탕으로 게임 이용자들에게 돈까지 빌린 정황도 파악됐다. 지난 11월 A씨는 피해자들과 11월 30일까지 돈을 갚겠다고 약속했으나 A씨는 현재까지 게임에도 접속하지 않은 채 잠적한 상태다.
6년째 해당 게임을 즐겼다는 직장인 김모씨(27)는 “메이플스토리 이용자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인”이라며 “그에게 애정을 가진 유저들이 믿고 맡긴 듯하다”고 말했다.
피해자 30여명은 지난달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개설해 대응에 나서는 중이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A씨 측과 함께 추산한 총 피해금액이 2800만원을 넘어섰다. A씨는 지난달 17일 피해자 일부에게 약 250만원을 갚은 것을 마지막으로 남은 금액을 아직 상환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 사이에서는 A씨가 온라인 게임 화폐를 현금화해 개인 생활비로 썼다는 주장도 등장하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은 계속해서 법정 대응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피해자는 “사기를 당한 것도 속상하지만 어릴 적 우상의 추한 마지막을 직접 겪게되어 씁쓸하다”며 “19년 동안 받아온 관심과 격려를 돈 몇 천만원과 바꾸었다는 사실이 슬플 따름”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법조계 관계자들은 A씨의 처벌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법률사무소 예지의 김은강 변호사는 “피의자가 아이템을 강화해서 돌려주지 못할 수 있다는 걸 알고도 강화 의뢰와 선입금을 받았다면 이는 기망에 해당한다”며 “다수의 사람에게 동일한 수법으로 돈을 받고 갚을 능력이 없었다면 사기죄가 인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매일경제는 피의자 A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A씨는 전화기를 꺼놓은 채 응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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