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부동산]① 하락장 맞은 전국 부동산, 강원·전북·제주는 버텼다

백윤미 기자 2022. 12. 2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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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부동산 시장을 돌아보면 상반기 일부 지역 주택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기 시작해 하반기에 전국적인 하락장이 펼쳐진 모양새였다. 5월부터 거래량이 줄면서 상승세가 둔화하더니 금리 인상과 물가 상승, 경기 침체 전망 등이 겹치면서 집값 하락폭은 더욱 커졌고 거래량도 급감했다. 세종 등 지난해 급등한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이 가속화했다.

일부 지역은 작년 말보다 집값이 조금이나마 오르기도 했다. 전북과 제주, 강원이 그런 곳이다. 그러나 이들 지역도 12월 말 현재 모두 하락세로 전환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최소 상반기까지는 하락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경우가 많다.

지난 19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뉴스1

◇”하락장 들어선 가장 큰 이유는 금리 상승·대출 규제”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집값 하락 폭은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두드러졌다. 한국부동산원의 월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의 아파트값은 0.16%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 6.87% 오른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하반기에는 차이가 더 벌어졌다. 7월부터 11월 현재까지 전국 아파트값은 4.71% 떨어졌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는 5.72% 올랐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올해 집값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금리 상승과 대출 규제를 꼽았다. 한국은행은 올해만 기준금리를 일곱 차례 인상했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1%였던 기준금리는 가장 최근인 지난달 24일 3.25%까지 올랐다. 1년여만에 3배 이상으로 오른 셈이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부동산 등 자산 매입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대출 금리도 치솟았다. 여기에 강력한 대출규제 등으로 부동산 수요자들의 매수심리가 경색된 것이 집값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주택담보대출이나 집단대출 등의 이자 부담이 시장을 급랭시킬 만큼 빠르게 올랐고, 수요자들의 집값에 대한 고점 인식까지 더해졌다”면서 “최근 정부가 대출 규제를 풀겠다고 하지만 정책에 대한 시그널일 뿐 구체적으로 실현되지는 않았기 때문에, 금리 인상이나 경기 위축에 대한 가능성 등과 더불어 수요자들의 의지를 꺾게 만드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집값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으로 전체적인 수요자들의 구매력에 한계가 왔는데, 대출 규제까지 작용하면서 수요를 더욱 위축시켰다”면서 “대출 규제의 핵심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인데 정부에서 이를 풀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결정적으로 대출금리 인상이 시작되면서 8월 즈음부터 시장이 꺾이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래픽=이은현

◇선방한 강원·전북·제주… “상승장에 소외받은 지역”

이 와중에 강원과 전북, 제주 등 상대적으로 집값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이 나오는 곳도 있다. 이들 지역은 대부분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급등기 때 상승세에서 소외된 지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김경민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는 “제주는 최근 부동산 급등기에 상승에서 소외됐던 지역이므로 안 오른 만큼 덜 떨어진 거라고 봐야 한다”면서 “거기에 ‘워케이션(Work+Vacation: 일과 휴가를 함께함)’이 확산하는 추세 등의 영향으로 세컨드 홈에 대한 욕구가 생겨나면서 수요가 늘어난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강원 특히 동해안 지역도 비슷한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박합수 겸임교수는 “전북은 신규 아파트 공급이 크게 감소하면서 공급부족으로 하락세를 방어한 측면이 크고, 강원 지역도 비슷한 흐름”이라면서 “강원은 지난 2~3년간 하락세였다가 상승 반전하면서 춘천과 원주를 중심으로 상승세를 보였다”고 했다.

◇내년도 하락장 계속된다… “투자보다 공부를”

전문가들은 대체로 내년에도 하락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투자에 성급하게 나서기보다는 금리의 흐름과 경기 침체 전망 등을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함영진 랩장은 “내년도 쉽지 않은 해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거시경제나 수요자의 심리적인 움직임, 경기 변동 등이 크게 개선되기 쉽지는 않아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시장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면서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수요자들은 내 집 마련에 급히 나서는 대신 각자 자신의 상황에 맞추어 공부를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박합수 겸임교수는 “금리 인상이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하향 추세가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만약 하반기에 금리 인상이 멈춘다면 하락 상태에서 횡보할 여지는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부동산 수요자들은 금리 인상 후에 오는 경기 침체가 어떻게 될 지를 따져보고 하반기에 한 번 더 판단을 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김경민 교수는 “내년은 전국적으로 집값이 다 떨어지는데 투자를 왜 하느냐”면서 “내년 3월쯤부터 기업 부실채권 문제가 터지면서 하반기에는 경기가 더욱 심각하게 안 좋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부동산 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경기 침체를 걱정해야 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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