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금리 대출 조이는 은행들… 신용 낮으면 갈 곳이 없다

김수정 기자 2022. 12. 2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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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신용자 대출이 급감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새희망홀씨는 저소득자, 저신용자 대상이라 일반적인 대출에 비해 관리하기 어렵고 은행 자체 재원으로 조달해 부담이 큰 편"이라며 "최근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서민금융상품 취급이 줄어든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중·저신용자 대출을 제공하는 곳은 정책적으로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가 있는 인터넷 전문은행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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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신용자 대출이 급감하고 있다. 올해 들어 고금리 현상이 지속하면서 기존 대출자산 부실이 커지자,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뿐만 아니라 저축은행에서도 중·저신용자 대출을 막으며, 취약차주들의 자금 공급 경로가 막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서울 시내의 시중은행 ATM기기의 모습. /뉴스1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4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사잇돌대출 취급액은 87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말 2680억3700만원 대비 96.7%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계좌수는 3만2060개좌에서 2640개좌로 91.7% 감소했다.

사잇돌대출은 SGI서울보증에서 대출원금을 보증해주는 정책금융 성격의 중금리대출 상품이다. 근로자(연소득 1500만원 이상), 사업자(연소득 1000만원 이상), 연금소득자(연간 수령액 1000만원 이상)에게 연 6~10% 금리로 1인당 최대 2000만원까지 대출을 해준다.

은행은 신용점수 등 새로운 요건이 생기면서 사잇돌대출의 공급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사잇돌대출 이용자 66.8%가 1~3등급 고신용자였는데, 금융당국이 지난 2월부터 고신용자의 사잇돌대출 이용을 제약하면서 수요가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신용점수 기준 변경만으로 설명하기에는 역부족인 측면이 있다. 취급액이 고신용자 감소 비율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중·저신용자 중금리대출 상품인 새희망홀씨 역시 취급액이 감소했다. 지난달 말 기준 4대 은행의 새희망홀씨 취급액은 1조2730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말 기준 2조500억원에 대비 37.9% 감소한 수치다. 계좌 수도 줄고 있다. 지난달 새희망홀씨 계좌는 11만1310개로 지난해 말(17만 5930개) 대비 36.7% 줄어들었다.

새희망홀씨는 은행 자체 재원으로 공급되는 정책금융 성격의 중금리대출 상품이다. 연소득 3500만원 이하 또는 연소득 4500만원 이하이면서 신용평점 하위 20%인 이들을 대상이다. 연 10.5% 이내 금리로 최대 3000만원까지 빌려준다.

은행 재원으로 조달되는 만큼 새희망홀씨는 다른 서민금융상품에 비해 공급실적이 은행 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최근 돈줄이 마르는 은행들이 서민금융상품 대출을 줄이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새희망홀씨는 저소득자, 저신용자 대상이라 일반적인 대출에 비해 관리하기 어렵고 은행 자체 재원으로 조달해 부담이 큰 편”이라며 “최근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서민금융상품 취급이 줄어든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상황도 비슷하다. 제2금융권은 대출 비교 플랫폼 등 외부 채널을 통한 햇살론·일반대출 신청을 받지 않고 있다. 인터넷 은행 토스의 제3자 대출 신청 서비스는 52곳이 가능한데, 22곳(23일 기준)이 연말까지 점검을 이유로 대출 조회 결과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중·저신용자 대출을 제공하는 곳은 정책적으로 중·저신용자 대출 목표치가 있는 인터넷 전문은행 정도다. 카카오뱅크의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지난 3분기 기준 23.2%를 기록했다. 카카오뱅크는 연말까지 금융당국에 제출한 목표치인 25.0%를 달성해야 한다. 케이뱅크는 올 3분기 기준 24.7%로 목표치인 25%에 근접했다. 토스뱅크의 목표치는 42%인데 지난달 40% 선을 넘겼다.

금융권에서는 최근 대출금리 부담이 높아져 서민들의 신용 위험이 증가한 만큼 중금리대출 상품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내년 경기침체가 전망되는 만큼 그나마 자금 여력이 좋은 시중은행 중심으로 서민금융상품 공급을 늘리려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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