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 무단 사용 소송서 또 패한 골프존…실적 빨간불 켜졌다

배동주 기자 2022. 12. 26.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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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존, 美 골프코스 설계사에 4.2억 배상 판결
2014년 인천·대구 등 골프장에 대법서 완패후 손배訴 확산
오렌지·송호골프디자인과도 소송中...청구금액만 150억
해외 사업도 제동 전망…골프코스 로열티 지불해야

골프 대중화 바람에 올라탔던 스크린골프 시장 1위 골프존에 지속 성장 빨간불이 켜졌다. 골프코스 무단 사용을 놓고 골프코스 설계사, 골프장 등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잇따라 패소하고 있어서다. 해외로의 사업 확장에도 제동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 골프존 소셜 코네티컷점 전경. /골프존 제공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골프존 본사로 4억2000만원의 배상 판결이 송달됐다. 미국 골프코스 설계사 골프플랜 인코포레이션이 2015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한 ‘골프코스 무단 사용’ 손해배상 소송에 대한 판결로, 법원은 ‘원고일부승’ 판결했다.

당초 골프플랜 인코포레이션이 자사 설계 골프코스 12곳 대한 저작권 침해 무단 사용 손해배상 청구액인 73억원보단 크게 줄었지만, 법원은 ‘골프장 소유주들과 협약을 맺고 스크린골프에 골프코스를 재현해 사용했고, 골프코스는 항시 개방돼 있다’는 골프존 측 주장을 배척했다.

골프존의 소송 패소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인천과 대구 등에서 골프장을 운영하는 신태진, 경산개발 등이 2014년 3월 “자사 골프장 골프코스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사용했다”며 제기한 부정경쟁방지법상 부정경쟁행위 손해배상 청구에서 골프존은 대법원 상고 끝에 완패했다.

골프존은 골프장 운영사 오렌지엔지니어링과 골프코스 설계사 송호골프디자인이 2018년 5월 재기한 골프코스 무단 사용 저작권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도 28억3900만원 배상 판결을 받아들었다. 청구 금액만 150억원에 달하는 소송으로 현재 2심 진행 중으로 파악됐다.

그래픽=손민균

잇따른 소송은 당장 골프존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소송대리인으로 국내 대형 로펌인 세종과 율촌을 각각 선임했을 뿐만 아니라, 진행 중인 소송의 특성상 소송 대상 골프코스가 많이 쓰이면 쓰일수록 골프존이 내야 하는 배상액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인 탓이다.

조선비즈가 입수한 골프플랜 인코포레이션의 골프존 상대 소송 1심 판결문에 따르면 배상액 4억2000만원은 골프플랜 인코포레이션이 각 골프코스의 영업이익(영업이익*각 골프코스의 점유율)을 산정해 제기한 예비 청구 금액에 골프존의 영업 노하우 등을 반영해 산정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골프코스 무단 사용으로)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청구 금액이 피고가 얻은 이익으로 단정할 증거가 없다”고 적시했다. 이에 골프플랜 인코포레이션은 손해배상액 재산정 증거를 추가 확보한다는 방침으로, 이미 상소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골프업계 한 관계자는 “스크린골프의 사업의 핵심은 얼마나 더 많은 골프코스를 확보하고 있느냐로 판가름 된다”면서 “소송 진행 중인 골프코스의 사용을 중단할 경우 배상액 증가 등으로 인한 이익 악화를 막을 수 있겠지만, 그러면 고객 유인이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손민균

소송이 글로벌로 번질 수 있다는 것도 골프존엔 위기다. 골프존이 겪고 있는 현재 소송은 2014년 신태진과의 소송을 시작으로 일파만파 번졌다. 2016년에는 대전에서 골프장을 운영하는 신천지리조트와 골프코스 기술협약을 체결했음에도 무단 사용 손해배상 소송을 겪었다.

골프존은 현재 미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베트남 등에서 820여 개의 글로벌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소송 비화를 막고 지속 성장하기 위해선 현재 골프장 소유주와 체결하는 골프코스 사용 계약을 넘어 골프코스 설계사 등과도 골프코스 사용 추가 계약을 체결해나가야 하는 셈이다.

골프존 관계자는 “일부 소송에 부닥치기도 했지만, 골프존은 국내 스크린골프 시장에서 70% 넘는 점유율을 갖추는 등 꾸준한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면서 “우선 골프플랜 인코포레이션과의 소송에 대해선 항소할 예정이며, 법 절차에 따라 계속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골프존은 2020년 매출 2985억원에 영업이익 516억원, 2021년 매출 4403억원에 영업이익 1077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에는 누적 기준 영업이익 1077억원을 기록, 작년 한해 영업이익을 넘어섰다. 올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6325억원, 1667억원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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