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막내아들' 결말은 정말 "송중기 꿈"일까 [안윤지의 돋보기]
모든 게 꿈이었다.
'회귀'란 소재로 드라마 판을 뒤흔들었던 '재벌집 막내아들'이 다소 충격적인 결말을 안겼다. 이로 인한 시청자들의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는다. 왜 제작진은 그런 결말을 택했을까.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극본 김태희·장은재, 연출 정대윤·김상호)이 지난 25일 16회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가 재벌가의 막내아들로 회귀하여 인생 2회차를 사는 판타지 드라마다. 유명한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둔 만큼, 시청자들은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보였다.
금, 토, 일 3일 편성과 더불어 시작부터 속 시원한 전개는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에 11월 18일 첫 방송 당시 6.1%에 머물렀던 시청률이 방송 후반부엔 19.4%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상반기 최대 화제작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제친 기록이었다. 이후 JTBC의 관심은 2020년 방영한 드라마 '부부의 세계' 시청률을 넘느냐 마느냐 였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이를 넘지 못했으나 마지막 회 당시 26.9%로 성공적인 마무리를 지었다.(닐슨코리아 제공)
그러나 '재벌집 막내아들'을 향한 반응이 심상치 않다. 이는 15회 방영 당시부터 시작됐다. 15회에선 진도준(송중기 분/진양철 회장의 막내 손자)이 윤현우(송중기 분/순양그룹 미래자산관리팀장)에게 두 번째 교통사고를 당한다. 해당 장면은 본래 원작엔 없던 내용으로 혼란스러움을 가중했다. 이후 마지막회인 16회에서 윤현우가 다시 살아나 진도준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밝히고 순양 일가 전체를 몰락시킨다. 몰락시킨 이후 윤현우의 대사와 행동이 시청자들에게 허무함을 가져다준 듯하다.
윤현우는 일주일 동안 병원에 누워 진도준으로 살아온 17년간의 세월이 시간여행이었는지 꿈이었는지 헷갈리기 시작한다. 이를 파헤치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윤현우는 드라마 엔딩쯤 충격적인 대사를 전한다.
'회귀물'인 줄 알았던 '재벌집 막내아들'이 사실은 참회를 주제로 했던 것이다. 또 열린 결말로 마무리됐지만, 이는 회귀가 아닌 일주일 동안 윤현우가 꾸는 꿈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만한 여지를 남겼다. 시청자들의 대부분은 꿈으로 느꼈다. 이에 역대급 결말이라고 평하며 "'파리의 연인' 보다 더하다", "회귀, 빙의, 환생을 이해 못한 거 같다. 작가가 별로다", "결말만 원작대로 냈어도 좋았을 텐데" 등 의견을 전했다. 시청자들 의견의 절반은 '원작대로' 결말을 따르지 않아 용두사미가 됐다는 것.
방송 관계자들 역시 시청자들만큼 '재벌집 막내아들' 결말에 대해 찬반 의견이 극명하다. 한 방송 관계자는 "원작은 '내가 최고다'와 같은 스타일을 고수한다. 드라마로 각색했을 때 더 의미가 깊은 거 같다"라며 "드라마로 봤을 땐 '왜 캐릭터가 많이 순해졌고 정의와 선의를 외치나'란 의문을 들게 한다. 캐릭터 설정부터 원작과 맞지 않는다. 그러나 초반부터 끝까지 이런 설정이 이어진다면 '캐릭터 붕괴'가 아니라 완결성이다"라고 분석했다. 또한 '꿈'에 대해서도 "열린 결말이니 꿈이란 확신도 없다"며 "운명적 회귀, 윤현우의 심정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내기 위해 문제의 대사를 쓴 게 아닌가 싶다"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원작과 다른 설정과 결말에 불편함을 느끼는 의견도 존재했다. 다른 방송 관계자는 "사실 '재벌집 막내아들'은 극 초반부터 빠른 전개와 사이다를 안기는 설정 때문에 화제를 모았다. 나 역시 한 명의 시청자로, 드라마의 흐름에 따라 (사이다 같은) 결말, 이야기를 궁금하게 했다. 그러나 열린 결말이지만 마치 꿈이라고 암시하는 듯한 포인트를 줘 아쉬움을 자아냈다"고 평했다. 또 원작이 있는 작품은 어쩔 수 없이 원작과 비교당할 수밖에 없다며 "다른 결말을 택한 이상 이 정도의 반응까지도 염두에 둬야 한다"라고 전했다.
원작의 색이 짙은 작품은 각색하기 쉽지 않다.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제작진들은 왜 '재벌집 막내아들' 결말을 열린 결말로 뒀을까. 한 가지 확실한 점은 1회부터 원작과 달랐던 주인공의 설정에서 비롯된 걸로 보인다. 시작부터 달라지니 '재벌집 막내아들' 전개 자체가 원작대로 갈 수 없다. 제대로 끝맺음을 맺지 못한 건 아쉽지만, '재벌집 막내아들'은 종영해도 이어지는 화제성으로, 올해의 작품임을 인증했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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