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3D 지도 만들고, 알츠하이머 치료 큰 도약… 2023년 기대되는 과학 성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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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 세계 과학계 최고의 뉴스거리는 이제 막 활동에 들어간 제임스웹 우주망원경(JWST)이었다. 가시광선(맨눈으로 볼 수 있는 빛)을 이용하던 허블 우주망원경을 대신해 올해부터 가동을 시작한 JWST는 적외선 파장을 이용해 기존에 볼 수 없던 새로운 우주의 모습을 우리에게 선사했다.
2023년에는 우주가 또 어떤 모습을 우리에게 선사할까. 네이처와 뉴사이언티스트 등 해외 외신에 따르면 내년에는 새 우주망원경들이 여는 천문학의 르네상스 시대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유럽우주국이 주도한 유클리드 우주망원경은 내년에 발사를 앞두고 있다. 유클리드 우주망원경은 6년 동안 태양 주위를 공전하면서 우주의 3D 지도를 만들 예정이다.
JWST와 함께 우주의 비밀을 풀기 위한 또 다른 기구도 내년에 설치된다. 미국 스탠퍼드선형가속기센터(SLAC)가 우주와 천체 촬영을 위해 만든 ‘대형광시야관측망원경(LSST)’가 내년 7월 칠레 베라 루빈 천문대에서 가동될 예정이다. 32억 화소의 디지털 카메라로 우주 관측의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신장위구르자치구에 건설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조종이 가능한 전파 망원경 ‘치타이전파망원경(QTT)’도 있다. QTT는 구경이 110m에 달한다. 중국에는 이미 구경이 500m인 전파 망원경 ‘톈옌(FAST·500미터구경구형전파망원경)’이 있지만, FAST는 반사면이 고정돼 있어서 관측 가능한 하늘 범위가 제한된다. QTT는 조종이 가능하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범위의 관측이 가능하다.
내년은 우주 탐사도 어느 때보다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민간기업인 아이스페이스가 개발한 달 착륙선 하쿠도-R 미션1은 지난 11일 발사됐다. 아랍에미리트가 만든 초소형 로버를 싣고 있는 하쿠도-R 미션1은 내년 4월 달 착륙을 계획하고 있다. 인도도 내년 중반에 달 탐사선 찬드라얀 3호를 달 남극 근처에 착륙시킬 예정이다.
스페이스X의 스타쉽은 내년에 첫 궤도 비행을 준비하고 있고, 민간이 최초의 달 여행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우주국(ESA)의 ‘목성 얼음위성 탐사선(JUICE·주스)’도 내년 4월 시작된다. 미 항공우주국(NASA)도 우주선을 프시케라는 소행성을 보낼 예정이다. 내년 10월 발사돼 2029년에 도착할 예정이다.
NASA는 초음속으로 날아도 폭발성 굉음인 ‘소닉붐’을 느끼지 않게 하는 새로운 초음속 항공기 ‘X-59′를 개발해 내년에 첫 선을 보일 계획도 있다. NASA의 계획대로면 초음속으로 나는 X-59가 내는 소음이 농구공을 바닥에 튕기는 소리보다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에는 의학 분야에서도 새로운 진전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순서를 기다리는 건 알츠하이머병 신약 후보물질 ‘레카네맙’이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1월 첫째 주에 레카네맙에 대한 품목허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레카네맙은 다국적제약사인 에자이와 바이오젠이 개발한 신약 후보물질로 알츠하이머 환자 1795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3상에서 임상치매척도를 위약대비 27% 개선한 것으로 보고됐다. 분명한 효과를 보이긴 했지만, 여전히 일부 과학자들이 약물 안전성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의 생명과학기업 애너벡스 라이프사이언스도 ‘블라카메신(blarcamesine)’이라는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대한 임상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이 치료제는 뉴런의 안정성을 높이고 상호 연결하는 능력을 끌어올리는 단백질을 활성화하는 효능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자 편집 기술인 ‘크리스퍼(CRISPR-Cas9) 유전자 가위’를 이용한 유전자 치료제가 내년에 시장에 나올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버텍스와 크리스퍼 테라퓨틱스가 베타지중해빈혈과 겸상적혈구병 환자에게 쓰기 위해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만든 치료제를 내년 3월 미 FDA에 신청할 계획이다.
차세대 백신으로 불리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의 적용 범위도 넓어진다. 독일의 바이온텍(BioNTech)은 앞으로 몇 주 안에 말라리아나 결핵, 생식기 포진에 대해서도 mRNA 백신을 사용하기 위한 임상시험에 돌입할 예정이다. 바이온텍은 대상포진 발생률을 줄이기 위해 화이자와 함께 mRNA 백신을 개발하고 있기도 하다.
기후 위기로 피해를 입은 개발도상국 지원을 위해 만들기로 한 ‘손실과 피해’ 기금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내년에는 나온다. 지난 11월 이집트 샤름엘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기금 조성에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재정 마련 방안과 기금 운용에 대해서는 다음 회의로 결론을 미뤘다. 내년 3월 구체적인 권고안이 나오면 내년 11월 두바이에서 열린 ‘COP28′ 회의에서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물리학에서도 주목할 만한 뉴스들이 있다. 10여개국이 참여해 스웨덴 룬드에 건설하고 있는 유럽파쇄중성자원(ESS)이 내년에 개장을 앞두고 있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것 중 가장 강력한 중성자 가속기다.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입자 중 하나인 ‘뮤온(muon)’을 이용한 실험 결과도 보다 구체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과거 우주선(線)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뮤온은 수명이 극히 짧고 질량이 전자의 200배에 이르는 입자다. 하지만 뮤온을 이용한 실험 결과 물리학의 표준모형에 벗어나는 결과들이 계속해서 나와 과학계에서는 새로운 물리학적 발견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핀란드가 올킬루오토에 짓고 있는 세계 최초의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도 내년 말 가동을 앞두고 있다. 최대 6500t의 방사성 폐기물을 지하 400m 화강암 기반 터널에 보관하는 시설이다. 방사성 폐기물이 완전히 무해해질 때까지 수십만 년 동안 봉인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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