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볼까 겁난다” 황당 결말 ‘재벌집’ 탈탈 털어본 이모저모 대방출 [TV와치]

[뉴스엔 김범석 전문기자]

tvN ‘작은아씨들’ 이후 모처럼 그럴듯한 드라마가 될 뻔한 JTBC ‘재벌집 막내아들’이 스스로 발등을 찍으며 막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김태희 작가는 1회와 16회만 2부작으로 봤더라면 더없이 완벽했을 (2~15회를 모두 무의미하게 만드는) 놀라운 자판 신공(?)을 발휘했다.

뭐 어쩌겠는가. 웹소설 원작에 대한 존중이 없다는 건데 차라리 비슷하게 흉내라도 내는 게 오히려 나을 뻔했다. 시청자들의 배신감은 자신들의 기대가 어긋나서가 아닌, 도무지 앞뒤가 안 맞는 억지 전개 때문이다. ‘외국인이 볼까 겁난다’라는 후기가 이를 대변한다. 강을 건넌 ‘재벌집’의 이모저모를 털어봤다.

▣송중기 DI 보톡스는 얼마?

매회 빵빵한 얼굴로 회춘한 송중기의 비결은 색 보정(DI) 작업 덕분이다. SLL의 한 스태프는 “보통 남주, 여주에게 DI를 해주는데 손이 많이 가는 수작업이라 업계에선 노가다로 통한다. 알바가 주간, 야간으로 컴퓨터 작업을 하는데 보통 회당 100만 원쯤 예산이 책정돼 있다. 이번 송중기의 경우 작업량이 많아 회당 200~300만 원으로 보시면 된다”라고 말했다.

고화질 TV가 등장하면서 이영애, 전지현 등이 색 보정을 출연 조건으로 내걸 만큼 여배우의 전유물이었지만, 최근엔 이준기 등 남자들도 이를 조건으로 딜하는 추세다. 회귀물이 늘고 무엇보다 보톡스, 필러를 맞은 것처럼 효과가 좋아 한번 맛보면 끊을 수 없다는 게 치명적 단점이다. 서브 여주들이 어떻게든 1번이 되고 싶어하는 이유 중 하나다.

▣PPL 때려 박은 최종회

‘재벌집’ 최종회는 평소보다 방송 시간이 30여 분 더 길었다. 서사를 마무리하는 동시에 제작 지원한 업체들의 PPL 때문이었다. 순양가 진씨 형제들의 경영권을 빼앗는 데 성공한 현우는 메르세데스 최신형 벤츠를 몰며 한강을 건너는 것으로 극을 마무리했다.

도준과 현우에 대한 ‘참회’를 복기하고 다짐하는 문제의 내레이션도 이때 나왔다. 그나마 다행인 건 작동법이나 승차감, 하차감을 무리하게 녹이지 않았다는 점. 거의 모든 드라마에 나오는 멀티밤은 이번엔 없었고 인천광역시는 극 초반 촬영지로 등장했다. 캡슐커피 머신은 서민영 검사가 소파에서 새우잠을 잔 윤현우에게 한 잔 내려주는 걸로 자연스럽게 녹여냈다.

▣윤제문 중환자실 출연료는?

1초라도 얼굴이 나오면 출연으로 간주해 회당 개런티가 지급된다. 작가들이 별다른 맥락 없이 배우들을 죽여서 하차시키는 건 제작비 절감과도 관련 있다. 최종회에선 윤제문이 큰 이득을 봤다. 극 중 의식을 잃고 중환자실에 누워 있다가 조용히 사망했는데 제작진은 꼼짝없이 회당 개런티를 줘야 한다. 이럴 때 ‘날로 먹었다’라며 배 아파하는 동료들이 많다.

이성민도 진양철 회장이 사망한 뒤 회상 신에 여러 번 등장했는데 이때도 1회 개런티를 받는다. 연기자 노조가 힘이 세지며 배우들의 재방료 역시 두둑해지고 있다. 한때 스타 작가들만 재방료를 받았지만, 요즘은 배우들도 본방 대비 30~50%의 재방료를 받는다. 배우자 몰래 비자금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더러 있다.

▣도로 아미타불된 래몽래인 주가

‘재벌집’의 수혜주였던 제작사 래몽래인 주가도 도로 아미타불이 됐다. 2만 원 안팎에서 거래되던 래몽래인 주가는 ‘재벌집’ 1회가 방송된 11월 18일부터 6거래일 연속 불기둥을 뿜으며 상승했다. 시청률 두 자릿수를 넘긴 시점인 11월 24일엔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때 4만 원을 넘봤던 주가는 드라마 종영 다음 날인 12월 26일 재료가 소멸되며 다시 2만3,000원대로 하락한 상태. ‘재벌집’ 시작 전 수준으로 회귀한 것이다. 기업 실적이나 체력과 무관한 테마주로 급등락을 거듭한 건데 이런 비보잉 댄스 주식에 함부로 올라타는 건 룰렛과 흡사한 일이다. 내기 당구를 치면 언제나 당구장 주인만 돈을 번다.

(사진=JTBC ‘재벌집 막내아들’)

뉴스엔 김범석 bskim129@newse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