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왕 "자산 현금화해 보증금 반환하겠다"…실행 여부 불투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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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0억원대 전세 사기 혐의를 받는 이른바 '건축왕'이 세입자들에게 최대한 보증금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실행 가능성은 미지수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건축왕이 '바지 임대업자' 등과 함께 조직적으로 벌인 전세 사기로 보고, 추가 수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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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합뉴스) 손현규 기자 = 260억원대 전세 사기 혐의를 받는 이른바 '건축왕'이 세입자들에게 최대한 보증금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실행 가능성은 미지수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건축왕이 '바지 임대업자' 등과 함께 조직적으로 벌인 전세 사기로 보고, 추가 수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사기 등 혐의를 받는 건축업자 A(61)씨의 변호인은 26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A씨가 처음부터 전세 보증금을 가로챌 목적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A씨는 30년가량 건설업을 했는데 부동산 경기가 침체하고 회사 자금 사정까지 나빠지면서 은행 이자를 못 내고 체납도 하게 됐다"며 "처음부터 '갭투자'를 통해 사기를 치려고 한 '빌라왕'과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A씨가 '고통을 당하신 세입자들께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는 말을 했다"며 "최선을 다해 세입자들의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고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A씨는 '매각할 수 있는 모든 회사 자산을 최대한 빨리 현금화해 전부 보증금 반환에 쓰겠다'는 약속을 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내년 3월 준공 예정인 미추홀구 신축 아파트를 분양해 얻는 수익금이나 최근까지 개발사업을 추진한 강원도 동해 일대 토지를 매각해 이번 전세 사기 피해자들의 보증금을 마련할 방침이지만 실행 여부는 미지수다.
최근 극심한 부동산 경기 침체로 신축 아파트가 계획대로 분양될지도 예측하기 힘든 데다 동해 토지는 현재 법원 경매에 넘어간 상태로 감정 평가에만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경찰은 지난 23일 법원이 기각한 A씨와 공범들의 구속영장을 다시 신청할지 검토할 예정이다.
경찰은 A씨가 바지 임대업자, 공인중개사 등과 짜고 조직적으로 전세 사기를 저질렀다고 보고 있다.
A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올해 7월까지 인천시 미추홀구 일대 아파트와 빌라 등 공동주택 327채의 전세 보증금 266억원을 세입자들로부터 받아 가로챈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조사 결과 10여 년 전부터 주택을 사들이기 시작한 A씨는 지인 등으로부터 명의를 빌려 아파트나 빌라 건물을 새로 지은 뒤 전세보증금과 주택담보 대출금을 모아 또 공동주택을 신축하는 식으로 부동산을 늘려갔다.
A씨 소유 주택은 인천과 경기도 일대에 모두 2천700채로 대부분은 그가 직접 신축했다. 이는 빌라 1천139채를 보유했다가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숨진 빌라왕 보다 배 이상 많은 규모다.
경찰 관계자는 "A씨와 공범들은 자금 사정이 좋지 않은데도 오히려 전세금을 올려 재계약하거나 신규 계약을 진행했다"며 "사기 혐의는 충분하다고 보고 주범 등의 구속영장 재신청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s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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