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막내아들' 조한철, 뜨거운 열정이 만든 다양한 얼굴 [인터뷰]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재벌집 막내아들' 조한철이 완벽한 진동기 역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에 자리 잡았다. 천의 얼굴을 가진 배우로 수많은 역할을 완벽히 소화하는 조한철. 벌써부터 다음 작품이 기대가 되는 이유다.
조한철은 최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JTBC 금토일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종영 인터뷰를 진행해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재벌 총수 일가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는 비서가 재벌가의 막내아들로 회귀하여 인생 2회 차를 사는 판타지 드라마로 조한철은 진동기 역을 맡아 열연했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평균 시청률 25%를 육박하며 시청자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종영 소감으로 말문을 연 조한철은 이성민, 윤제문, 송중기, 김신록 등 대배우들이 한 작품에 출연을 확정 지었던 만큼 좋은 작품이 나올 것이라는 확신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기대 이상의 시청자 반응에 행복한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렇게까지 잘 될 거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중간중간 잘 될 거 같다는 말이 있었지만 결과까지 좋아서 정말 행복한 작업이 된 거 같다. 이런 배우들이랑 같이 멋진 장면들을 만들 수 있었는데 결과도 좋아서 더 좋았다. 이보다 좋을 수 없는 작업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진동기는 극 중 둘째 아들로서 순양그룹에서의 자리와 명분을 만들기 위해 머리를 쓰는 인물. 형제들과의 기싸움과 견제, 공생 등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쳤다. 어떤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연기를 했는지 묻자 그는 "둘째라는 포인트에 중점을 뒀다"라고 알렸다.
그는 "유튜브에 둘째 특징에 대해 검색을 해보고 그랬던 거 같다. 둘째들이 짠한 게 있더라. 존재감이 없다고 생각을 한다. 눈치를 보고. 진동기도 아버지한테 잘 보이려고 하고 형보다 나아야 하는 게 있고. 자기 스스로 서는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의 무언가라 정체성이 좀 흔들리는 인물이더라"라고 설명했다.
실제 진동기 캐릭터와 비슷한 부분이 있었을 까. 이에 조한철은 "닮은 점이라고 꼽자면 유약함이 닮은 거 같다"라고 웃어 보였다. 그는 "제가 갖고 있는 유약함을 살려서 연기를 했다. 실제로 이성민 선배가 소리를 지르면 깜짝깜짝 놀랐다. 촬영하면서 정말 제 반응이었을 때가 있었다"라고 알려 웃음을 자아냈다.
원작 소설로도 큰 인기를 얻었던 '재벌집 막내아들' 원작 소설을 보고 진동기 역을 만들었는지에 대해 묻자 그는 "원작을 봐서 좋은 경우가 있고 원작을 봐서 좋지 않은 것들이 있다. 캐릭터를 만들 때 안 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을 했다. 언제 한 번 읽어볼 생각이다. 연기할 때 첫 스타트가 중요한데 선입견 편견이 생기면 그게 되게 어렵다. 눈으로만 읽으려고 하고. 처음에 읽었던 대로 연기를 하려고 하는 습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사실적이고 자연스러우면서 재미있는 역할들을 표현했으면 좋겠다고 디렉팅을 하셨다. 애드리브도 만들어보고. 감독님 하고 이야기 한 건 상황 잘 따라가면 진동기가 웃을 수 있는 포인트들이 있을 거 같다고 생각을 했다"라고 회상했다.
쟁쟁한 배우들이 한대 모였던 '재벌집 막내아들'은 역대급 캐스팅 라인업의 작품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연기력은 두말하 것 없었고 작품도 크게 흥행했다.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을 까. 조한철은 "작품에 나오는 배우들과 인연이 정말 많다"며 박지현과 티파니 영의 연기 선생님이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이성민에 대해 "배우로서 이성민을 봤을 때는 그저 놀랍다. 갑은 업자다 보니까 조금 더 들여다보게 되지 않냐. 처음 대본을 받고 이성민이 아버지, 윤제문이 형인 걸 보고 무슨 이런 캐스팅이 있나 생각을 했다. 연극도 아니고 (실제 나이차가 크지 않은 상태)에서 젊은 사람들이 노역을 소화한다는 게 걱정도 됐다. 가능할까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던 거 같다. 근데 이성민 선배를 보면서 가능할 뿐 아니라 너무 훌륭해서 찍을 때 관객으로 본 거 같다"며 "정말 역대급 캐릭터가 아닐까 생각한다. 존경스럽다"라고 말했다.
송중기에 대해서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중기는 정말 사람을 자주 감동을 시키는 사람이다. 주인공이라 스케줄 표만 봐도 그렇고 정말 힘들 거 같다. 근데 그 와중에서도 현장 진행을 모두 보고 있다. 친목이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면 회식도 하고 점심식사도 한다. 식사비를 모두내고도 티를 안 내고 그렇다. 그런식의 감동 포인트들이 정말 많다. 보통 흘리는 말로 '보자'라는 말을 많이 하지 않냐. 중기는 그런 말이 나오면 당장 다음날 전화를 한다. 스케줄 맞춰보자고"라고 덧붙엿다.
'법대로 사랑하라' '겟마을 차차차' 등에 등장하며 캐릭터에 자주 변주를 주는 조한철. 그는 남다른 캐릭터 소화력으로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았고 놀라움을 전하기도 했다. '재벌집 막내아들'에서도 매력적인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갔다.
이미지 변신을 완벽하게 할 수 있는 비결은 뭘까. 조한철은 "인물들을 볼 때 꽂히는 포인트들에 집중을 한다. 지점의 이유와 근거를 찾다 보면 찾아진다. 그렇게 캐릭터들을 해석하고 분석하고 세팅을 한 채로 작품에 임한다"라고 밝혔다.
얼마 전까지도 연기 수업을 진행해온 조한철. 지금은 여러 이해관계들이 얽혀있기 때문에 수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런 시간들이 본인의 연기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1년부터 했다. 2001년 때부터 대학에서 수업을 했던 거 같다. 그렇게 해서 학교들하고 매니지먼트 회사에서 연기 수업을 했다. 그걸 해서 계속 배우를 했던 거 같다. 사실 갈등도 있었다. 수업이 점점 많아져서 수입이 되니까. 연극을 해야 하는데 기로에 서 있는 순간도 있었다. 와이프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배우라는 걸 안 까먹으려고 노력을 했던 거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사실 어느 정도는 미화된 얘기도 하다"며 "수업하는 걸로도 가치 있는 일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면서도 솔직하게 말하면 먹고사는 문제기도 했다. 그걸 안 할 수는 없었다. 이미 결혼을 해버렸고. 생활을 해 나가야 하는 상황에서 생계하고 연결이 돼 있었다. 연기를 안 하면서 수업을 하는 경우도 있지 않냐. 그럼 수업이 잘 안 됐다. 내가 배우를 안 하고 있으니까 그 스트레스가 셈도 나고. 그랬던 거 같다. 하고 있을 때는 체력적으로 문제가 안 됐던 거 같고. 오히려 시너지가 된 거 같다. 서로 안 좋은 무언가가 생긴 거 같진 않다. 배우로 갔으면 해 본 적도 있지만 수업을 해야 해서 책도 본 거 같고"라고 말했다.
쉼 없이 연기자로서 이미지 변신을 하는 조한철. 벌써부터 그의 다음 변화가 기다려진다. 그는 "저는 본능적으로 피곤한 걸 잘 모르기도 한다. 쉬는 걸 힘들어하는 사람"이라며 "오히려 쉬면 우울증처럼 오더라. 저는 일을 하는 게 좋다"며 계속해서 달릴 것을 예고했다.
[스포츠투데이 백지연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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