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뇌 먹는 아메바’ 감염 발생··· 귀국 10여일 만에 사망
여름철 호수나 강에서 감염 비율 높아 ‘주의’
국내에서도 ‘뇌 먹는 아메바’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으로 인한 사망이 발생했다.
26일 질병관리청은 태국에서 4개월간 체류한 뒤 귀국한 50대 남성 뇌수막염 사망자 A씨에게서 파울러자유아메바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0일 귀국할 때부터 두통, 열감, 언어능력 소실, 구토 등의 증상을 보여 다음날인 11일 상급종합병원 응급실로 이송됐고 지난 21일 사망했다. 질병청은 원인병원체 확인 검사를 실시한 결과 해외의 뇌수막염 환자로부터 보고된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서열과 99.6% 일치했다고 밝혔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사람이나 동물 등이 감염될 경우 치명적인 원발성 아메바성 뇌수막염을 유발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원충이다. 일반적으로 전 세계의 강과 호수, 온천 등 민물과 토양에서 발견된다. 1937년 미국 버지니아에서 세계 최초로 인간 감염이 확인된 뒤 2018년까지 381건만 보고됐을 정도로 실제 감염 사례는 드물다. 국내에서는 그간 아메바성 뇌수막염 사례로 가시아메바와 발라무시아에 감염된 경우만 확인됐다. 그러나 2017년 전국 상수원 조사 결과 52개 지점 중 6개 지점에서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가 검출돼 국내에도 해당 생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보고됐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수온이 높은 여름철에 호수나 강에서 수영 및 레저활동을 할 때 감염되는 비율이 높다. 또 깨끗하지 않은 물로 코 세척기를 사용할 때 감염된 사례도 보고됐다. 다만 사람 간의 전파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비강)를 통해 감염된 파울러자유아메바가 후각신경을 따라 뇌로 이동해 뇌수막염을 일으키는데, 감염 후 2~15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치며 두통, 정신혼미, 발열, 구토, 혼수 등의 증상을 보인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감염 예방을 위해 파울러자유아메바 발생이 보고된 지역을 여행할 때 수영 및 레저활동을 삼가고 깨끗한 물을 사용하는 등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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