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 눈폭풍에 발묶인 韓여행객들…美부부는 한식파티 열었다

25일(현지시간) 겨울 폭풍이 강타한 뉴욕주 버팔로의 눈 덮인 도로에 차량이 버려진 모습이 보이고 있다.(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음) /로이터=뉴스1

미국 동부를 덮친 겨울 폭풍에 갇힌 한국인 관광객들이 한 미국인 부부 덕분에 따뜻한 크리스마스 주말을 보낸 사연이 전해졌다.

2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뉴욕주 외곽 윌리암스빌에서 고립된 9명의 한국인 관광객들을 따스하게 맞아준 치과의사 알렉산더 캠파냐(40)씨 사연을 소개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23일 여행사를 통해 미국 뉴욕으로 관광을 온 한국인 여행객 9명은 승합차를 타고 워싱턴DC에서 나이아가라 폭포를 향해 이동하고 있었다. 그러나 목적지에 다다를수록 바람이 강해지고 눈도 빠르게 쌓이며 차가 도랑에 빠졌다.

옴짝달싹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자 관광객 2명이 눈을 퍼내기 위한 삽을 빌리러 인근 민가에 방문했다. 이때 문을 두드린 곳이 캠파냐 부부의 집이었다. 캠파냐는 삽을 빌려주는 대신 이들을 집안으로 안내했다. 겨울 폭풍에 익숙한 캠파냐 부부는 폭설이 예고된 상태에서 누구도 더는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캠파냐 부부는 눈 폭풍에 식량을 충분히 비축해 상태였고 뜻밖의 손님들에게 음식을 아낌없이 나눠줬다고 한다. 게다가 평소 한식 애호가였던 캄파냐 부부는 간장과 고추장, 참기름 등까지 갖춘 상태였다.

9명의 한국 관광객들은 캠파냐 부부와 함께 제육볶음, 닭볶음탕 등을 만들어 먹으며 주말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캠파냐는 "매우 즐거운 시간이었고 독특한 축복이었다"며 "이 경험 덕분에 한국 방문 계획을 세워야겠다는 영감을 얻었다"고 NYT에 말했다.

한편 뉴욕주에서는 이번 겨울 폭풍으로 버펄로에 최대 110㎝는 눈이 내렸다. 버펄로가 포함된 이리 카운티에서는 지금까지 1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또 170만 가구의 가정과 기업에 정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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