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틈 곳곳… 지상파 연말 가요제에 던져진 과제
올해도 어김없이 지상파 3사 연말 가요제 시즌이 찾아왔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자리인 만큼 2022년을 뜨겁게 달궜던 스타들이 선후배 간 컬래버레이션·다채로운 퍼포먼스 컨셉트 등으로 K팝 팬들에게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무대를 선사하고 있지만 각 방송사마다 예기치 않은 문제가 잇따라 터지면서 어려움에 직면한 모양새다.
이달 16일 지상파 가운데 가장 먼저 포문을 연 KBS 가요대축제는 수상 명단 노출로 곤욕을 치렀다. 3사 경우 공정성에 대한 잡음을 없애고자 2010년대 중반 가요 시상식을 모두 폐지했으나, 2014년 이후 KBS 가요대축제 대상 수상자가 공개돼 파문이 일었다.
'KBS를 빛낸 50인' 선정 관련 후보군 참고자료에 따르면 2014년 소유X정기고·2015년 엑소·2016년 트와이스·2017~2020 방탄소년단·2021 아이유가 KBS 가요대축제 역대 대상 수상자에 이름을 올렸다. 비공개 시상인 만큼 선정 기준 등 여러 부문에 의구심이 제기되며 K팝 팬들에게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SBS는 포토월이 도마에 올랐다. 가요대전이 열린 24일 서울 날씨는 최저 기온이 영하 13도까지 떨어질 정도로 강추위가 이어졌지만 야외에서 약 1시간 30분 동안 레드카펫 포토월 행사를 진행했다. 추운 날씨 탓에 겉옷 없이 얇은 드레스와 정장 차림의 아티스트들은 발을 동동 구르거나 손을 비볐고 해당 소식을 접한 팬들은 야외 포토월 강행한 제작진에게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더군다나 있지 채령이 무대 엔딩 도중 저조한 컨디션을 보여 제작진에 대한 비판은 더욱 가중됐다. 이후 채령이 팬 플랫폼에 '예정에 없던 엔딩이 갑자기 생겨 표정이 찍히고 있는지 몰랐다'고 해명했으나 가요대전 제작진은 아티스트 보호에 미숙했다는 지적을 피하지 못했다.
31일 방송되는 MBC 가요대제전은 출연자 이슈로 화제다. 조수미·윤종신·자우림·코요태 등 37팀이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지만 하이브 레이블즈 아티스트들이 모두 빠져 의아함을 자아냈다. 특히 올해 음원 성적·음반 판매량에서 압도적인 수치를 보여준 뉴진스·르세라핌·세븐틴의 불참은 여러모로 아쉽게 느껴진다.
일각에서는 하이브 레이블즈 아티스트들의 불참이 방탄소년단과 연관돼 있다고 해석했다. 2019년 방탄소년단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무대 출연으로 그 해 31일 열린 가요대제전에 참석하지 않았다. 이후 MBC와 하이브 간의 악화된 감정이 지금까지 이어진 게 아니냐는 추측이 일고 있다. 라인업 공개 뒤 '반쪽짜리 축제'라는 불명예스러운 수식어가 줄곧 따라다니고 있어 제작진의 골머리도 상당히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박상후 엔터뉴스팀 기자 park.sanghoo@jtbc.co.kr(콘텐트비즈니스본부)
KBS·SBS·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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