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내 中 '비밀 경찰' 조사 대상은 3곳… “우리는 공산당 통일전선부 산하”

유대근 2022. 12. 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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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이 국내에서 편법으로 운영해온 '중국 비밀 경찰서'의 거점 3곳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6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방첩당국은 서울 송파구의 중국음식점 외에 추가로 2곳이 비밀 경찰 거점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영업 실태 등을 파악하고 있다.

앞서 유럽의 인권단체인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이달 초 낸 보고서에서 "중국이 비밀 해외 경찰서를 한국 등 53개국에서 102곳 이상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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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첩당국, '中 비밀 경찰 의혹' 조사 박차 
'거점 의심' 식당 창업주, 친중단체장 겸임 
"중국공산당 통일전선부 관리받는다" 강조
중국의 '비밀경찰서'로 거론되는 서울시내 한 식당 모습. 뉴스1

당국이 국내에서 편법으로 운영해온 '중국 비밀 경찰서'의 거점 3곳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에 알려진 서울의 한 음식점 외에 조직 아지트로 의심되는 곳이 더 있는 셈이어서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의혹을 받고 있는 음식점 창업자가 속한 단체 주최 행사에서 참석자들은 "우리는 중국 공산당의 산하조직"이라는 말을 거리낌 없이 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방첩당국은 서울 송파구의 중국음식점 외에 추가로 2곳이 비밀 경찰 거점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영업 실태 등을 파악하고 있다. 추가로 의심받는 장소가 어디인지는 아직 베일에 싸여 있다. 다만 중국 비밀 경찰 실태를 앞서 조사한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등의 사례에 비춰볼 때 중식당이나 부동산 업체 등 현지인들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형태의 업장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앞서 유럽의 인권단체인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이달 초 낸 보고서에서 “중국이 비밀 해외 경찰서를 한국 등 53개국에서 102곳 이상 운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6년부터 운영된 비밀 경찰조직은 각국에 거주하는 중국인을 감시하고, 반체제 인사나 소수민족 등을 본국으로 송환시키는 일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세이프가드 디펜더스는 중국 장쑤성 난퉁시 공안국이 주도해 한국에 비밀 경찰을 운영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주한중국대사관 측은 "이른바 '해외 경찰서'는 전혀 존재하지 않는다"며 전면 부인해왔다.


'의심' 음식점 창업주, 재한 중국인 단체 총회장…"가리봉동에서 사업 기반 닦아"

당국이 조사에 속도를 내면서 비밀 경찰서 관련 핵심 인물들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거점으로 부각된 식당의 창업주 A씨가 관심의 초점이다. 그는 평소 공개적으로 '친중 행보'를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비밀 경찰 소재국

정보당국 등에 따르면 A씨는 랴오닝성 출신 만주족으로 2000년대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에 중식당 문을 열면서 한국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식당을 확장하고 여행사를 개업하며 사업을 키워갔다. 특히 경기 부천과 서울 송파구 등지에 중국 음식점을 차리면서 요식업에 치중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들이 행사할 때면 큰돈을 보태기도 했다. 그는 현재 국내 중국인 관련 단체 총회장을 맡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 자회사의 한국채널과 문화콘텐츠업체의 대표이기도 하다.

정보당국 관계자는 “A씨를 여러 행사에서 마주쳤는데 훤칠한 키에 성격이 시원시원하고 말을 잘해 인상적이었다”면서 “다만 대림·가리봉동 일대에는 A씨처럼 식당과 여행사, 신문사 등을 겸업하며 본인 인지도를 높이고 주한중국대사관과 관계를 유지하며 사업을 키워가는 경우가 워낙 많아 특별히 의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중국 공산당과의 연결고리도 거론됐다. 지난여름 A씨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열린 한중 관련 행사에 다녀온 한 참가자는 “(A씨가 운영하는 협회 측이) 자신들은 중국공산당 통일전선부의 관리를 받는다고 말하더라"면서 "중국의 정식 인가를 받은 단체임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통일전선부는 중국 공산당 하부 조직으로 해외 정파·인사와의 교류는 물론 반체제 인물 관리 등도 맡는다.

A씨는 ‘비밀 경찰 거점 의혹’에 대해 묻는 한국일보의 전화에 응대하지 않으면서 문자로 “기회가 되면 연락하겠다. 당분간 인터뷰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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