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 부상→6년째 내리막...다저스에서 부활 다짐, "마이너에서 눈 떴다"
[OSEN=조형래 기자] “마이너 생활을 하면서 눈을 떴다. 야구를 다시 사랑하게 됐다.”
내년도 LA 다저스와 1년 150만 달러 계약을 맺은 셸비 밀러(32)의 최근 커리어는 꼬일대로 꼬였다. 2009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9순위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지명을 받았던 밀러는 2013년 첫 풀타임 시즌 31경기 173⅓이닝 15승9패 평균자책점 3.06의 성적을 거뒀다. 이 해 신인왕 투표 3위에 올랐다. 당시 류현진과 신인왕 경쟁도 펼친 전도유망한 투수였다. 류현진은 이 해 신인왕 투표 4위였다.
2015시즌을 앞두고 외야수 제이슨 헤이워드의 반대급부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로 트레이드 됐고 다시 한 번 두각을 나타냈다. 이 해 밀러는 지독한 불운에 시달렸다. 33경기 205⅓이닝 평균자책점 3.02의 성적을 남겼다. 올스타에도 선정이 됐다. 하지만 밀러는 6승17패의 성적에 그쳤다. 무려 24경기 연속 선발승에 실패했고 시즌 최다패의 불명예를 안았다.
그럼에도 밀러는 에이스 재목이라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 그리고 밀러는 다시 한 번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로 트레이드됐다. 밀러의 기대와 역할은 당시 6년 2억650만 달러 계약을 맺은 잭 그레인키와 함께 원투펀치였다. 당시 반대급부가 1라운더 유격수 댄스비 스완슨이었다. 스완슨은 2021년 월드시리즈 우승, 2022년 골드글러브를 모두 해냈다.
하지만 기대는 완전히 어긋났다. 트레이드 첫 시즌, 투구 이후 오른손 검지가 마운드를 두 차례나 때리는 황당 부상을 당했다. 밀러의 선수 생활이 완전히 뒤바뀐 전환점이었다. 이후 밀러는 완전히 내리막을 탔다. 2016년 검지 부상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뒤 20경기 3승12패 평균자책점 6.15의 성적에 그쳤다.
밀러는 ‘LA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손가락 부상에 대해 “정말 오랜 시간 분석해봤지만 확실히 이상했던 상황이었다. 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정확하게 알 수 없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나도 궁금했다”라며 “모든 것을 고치기 위해 노력하기 시작했고 그게 머릿속을 계속 파고 들었다. 그 길로 내리막길로 향하게 됐다”라고 되돌아봤다.
당시 애리조나 투수코치였던 마이크 부처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의아했다. 여전히 패스트볼 구속은 좋았지만 회전력이 없었다. 그의 제구에 영향을 미쳤다. 그게 빅리그 경력에 큰 영향을 미쳤다”라고 설명했다.
이후 2017년 팔꿈치 토미존 수술을 받았고 2018년 방출됐다. 당시 트레이드를 주도한 데이브 스튜어트 단장과 칩 헤일 감독은 모두 해고됐다. 최근 6시즌 애리조나부터 텍사스, 시카고 컵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뉴욕 양키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을 전전하며 65경기(36선발) 6승23패 평균자책점 7.02의 성적에 그쳤다. 올해 샌프란시스코에서는 4경기 7이닝 1패 평균자책점 6.43의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마이너리그에서는 달랐다. 양키스와 샌프란시스코 산하 트리플A에서 43경기(1선발) 53⅓이닝 2승4패 12세이브 평균자책점 2.87의 성적을 거뒀다. 불펜 투수로 재기의 가능성을 비췄다. 다저스도 마이너리그에서 보여준 불펜 투수로의 능력에 다시 주목했고 재기의 기회를 줬다.
밀러는 “파도를 탔던 순간들이었다. 나는 빅리그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뒀지만 몇 년 동안은 힘들었다. 하지만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경험은 다시 눈을 뜨게 했다”라며 “야구를 다시 사랑하게 됐고 투지가 생겼다. 빅리그로 복귀하는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다.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어서 흥분된다”라고 전했다.
다저스 ‘재활공장’에서 부활을 노린다. 현재 밀러는 애리조나에 위치한 다저스 스프링캠프 훈련장에서 불펜 피칭을 시작했고 구단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 브랜든 고메스 단장은 “그는 트리플A에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고 구원투수로 탈바꿈했다. 흥미로운 피칭을 펼친다. 낮은 코스로 떠오르는 듯한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던진다. 평균적인 볼넷 허용에 높은 삼진 비율을 가졌다”라고 설명했다.
밀러는 “타자들에게 터널링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 중이고 내 기술들을 조금 더 완벽하게 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라면서 “모든 사람들이 나를 믿고 내가 야구를 계속 할 수 있게 만들어줬다. 아직 힘이 남았고 2023년에 멋진 한 해를 보낼 것 같다. 기대가 크다”라며 부활을 다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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