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손 모아 기도한 39살 베테랑의 간절함...1승 이상의 의미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대전 유진형 기자] 이소영, 한송이, 엘리자벳이 전위에 있을 때 KGC인삼공사는 무서웠다. 극강이라고 불리던 현대건설도 세 선수가 전위에 있을 때면 당황한 모습이 역력했다. 다양한 공격 옵션과 높은 블로킹으로 현대건설을 무릎 꿇게 만들었다.
KGC인삼공사는 25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펼쳐진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1-25, 25-22, 25-18, 17-25, 15-9)로 승리했다.
KGC인삼공사는 이소영과 엘리자벳이 각각 26점을 올렸고 정호영 14점, 채선아 7점, 이선우 4점, 한송이 3점을 기록하는 등 모든 선수들이 골고루 자기 몫을 해냈다.
특히 39살 베테랑 한송이는 보이는 득점보다 보이지 않는 헌신적인 플레이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비록 득점은 3점에 그쳤지만 유효 블로킹이 양 팀 최다 10개였다. 특히 승부처였던 2세트와 5세트에서 두 손 모아 승리를 기원하는 간절한 모습으로 동료들에게 승부욕을 불러일으켰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도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개막 후 15연승을 달리며 거침없이 질주하고 있던 그녀들이었지만 KGC인삼공사와의 경기를 앞두고는 비장한 표정이었다.
올시즌 현대건설은 KGC인삼공사와의 두 번의 맞대결 모두 풀세트 접전 끝에 세트스코어 3-2로 힘겹게 승리했다. 반대로 KGC인삼공사는 대어를 낚을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두 번이나 아쉽게 놓쳤다.
잡힐 듯하면서 잡지 못했던 KGC인삼공사 선수들은 크리스마스에 홈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하고 싶었다. 하지만 경기 초반 몸이 무거웠다. 아웃사이드 히터 이소영은 분전했지만 아포짓 스파이커 엘리자벳이 부진했다. 팀 공격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주포 엘리자벳의 부진으로 1세트를 21-25로 내줬다.
2세트가 시작되었지만 엘리자벳과 염혜선 세터의 호흡은 원활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격 시도가 늘어나고 2세트 중반이 지나고 나니 조금씩 감각을 찾기 시작했다. 2세트 19-22에서 엘리자벳과 이소영의 오픈 공격으로 22-22 동점을 만들었고 엘리자벳의 블로킹 득점까지 나오며 25-22로 2세트를 따냈다.
기세가 오른 KGC인삼공사는 3세트도 밀어붙이며 잡아냈다. 하지만 현대건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베테랑 황연주를 앞세워 4세트를 잡아내며 경기를 5세트로 끌고 갔다. 하지만 기세가 오른 KGC인삼공사의 스파이크는 멈추지 않았다. 이소영과 엘리자벳의 쌍포가 폭발하며 야스민의 부재를 절실히 느낀 현대건설을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홈 팬들 앞에서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시즌 첫 연승을 기록한 KGC인삼공사 선수들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이 기뻐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도 잊지 못할 크리스마스 승리에 행복해했다.
[팀 승리를 이끈 베테랑 한송이. 사진 = 대전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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