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도 꼭 갖고 싶은 토종에이스…22세 영건의 ERA 2.68, 우연 아니길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LG는 평균자책점 2.68이 우연이 아니길 바란다.
KBO리그 왕조구단들을 돌아보면 강력한 토종에이스가 존재했다. 기본적으로 구위로 압도하는 외국인 1~2선발만으로는 강력한 선발투수를 가진 팀과의 매치업에서 앞선다는 보장이 없다. 그러나 외국인 1~2선발급 토종 에이스가 있는 팀은 1~3번 선발투수 매치업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다.
김광현의 SSG, 양현종의 KIA가 강력한 외국인 원투펀치를 보유했던 시즌에는 이런 효과를 누려왔다. 키움도 강력한 외국인 1~2선발이 있으면 에이스 안우진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조다. 세 팀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다.
반면 최근 꾸준히 한국시리즈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LG는 이 부분이 다소 약하다. 장수 외국인에이스 케이시 켈리에 수준급 2선발도 있었다. 작년에는 아담 플럿코가 그 역할을 했다. 하지만, 강력한 토종 에이스는 없다. 임찬규, 이민호 등 토종 선발투수들의 성장이 유독 더뎠다.
오히려 시즌을 치를수록 두각을 드러낸 투수는 좌완 김윤식이었다. 김윤식은 2020년 2차 1라운드 3순위로 입단, 코어 유망주에서 핵심 선발투수로 도약했다. 올 시즌 23경기서 8승5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했다. 114⅔이닝 동안 81개의 탈삼진.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전반기에는 12경기서 3승3패, 57.1이닝 동안 25자책 평균자책점 3.92, WHIP 1.45, 피안타율 0.308, 피OPS 0.748, 승리확률기여도 0.176이었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11경기서 57이닝 동안 17자책 평균자책점 2.68 WHIP 1.21, 피안타율 0.250, 피OPS 0.623, 승리확률기여도 1.027이었다.
일단 제구와 커맨드가 잡혔다. 140km대 초반의 평균 패스트볼을 지닌 김윤식에게 필수적인 과제가 해결됐다. 스탯티즈에 의하면 9이닝당 볼넷이 2020년 3.19, 2021년 4.86서 올해 2.13으로 뚝 떨어졌다. 삼진/볼넷도 작년 1.56서 올해 3.00으로 뛰어올랐다.
커브 비중을 줄이고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더 던졌다. 굳이 느린 공으로 타이밍 싸움을 하지 않아도 다른 무기들로 타자들을 제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포스트시즌서도 괜찮았다. 안우진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 맞대결서 5⅔이닝 3피안타 3탈삼진 1실점했다.
김윤식이 당장 김광현, 안우진 급으로 성장한다는 보장은 없다.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2~3년 정도 기회를 받은 만큼 잠재력을 확실히 터트릴 때도 됐다. 올해 후반기와 포스트시즌 모습을 내년 한 시즌 내내 보여준다면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는지 가늠이 될 전망이다.
패스트볼로 타자를 압도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LG로선 피네스피처로 장원준(두산), 장원삼(은퇴)의 전성기 시절처럼 성장해줘도 고무적이다. LG는 김윤식의 후반기 평균자책점 2.68이 우연이 아니길 바란다. 장기적으로도 1~3선발은 ‘굳은 자’가 돼야 우승을 노리는 시즌 운영을 할 수 있다.
[김윤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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