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한 조선의 하늘지도…고궁박물관 과학문화실 첫 선(종합)

이수지 기자 2022. 12. 26. 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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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26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과학문화' 상설전시실이 새 단장을 마친 후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국보) 등이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오는 27일부터 새롭게 단장한 '과학문화' 상설전시실의 첫 선을 보이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석각 천문도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국보)' 등 조선시대의 과학문화유산 총 45건을 전시한다. 2022.12.26.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이 천체 움직임을 관측한 조선 왕실 과학문화를 주제로 상설 전시에 나선다.

박물관은 27일 새로 단장한 '과학문화' 상설전시실에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석각 천문도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 등 국보 3건과 보물 6건을 비롯해 조선시대 과학문화유산 45건을 전시한다.

김인규 국립고궁박물관장은 26일 서울 중구 고궁박물관 1층에서 열린 '과학문화' 상설전시 개막식에서 "이번 편은 왕실박물관이라는 특성에 따라 관상수시라는 주제에 초점을 맞췄다"며 "조선시대 과학문화유산은 이념적이기도 하고 실용적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관상수시란 천제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절기와 시간을 정해 반포하는 것을 말한다. 고대부터 왕의 의무이자 권위이기도 했다.

박물관은 이번 개편에 두 가지 면에 중점을 뒀다. 첫째는 관람객이 조선시대 과학문화유산에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것, 둘째는 중요성에 비해 크게 조명 받지 못했던 과학문화유산을 새롭게 조명하는 것이다.

김 관장은 "대부분의 과학문화유산은 조선시대 당시의 관점이 반영됐을 뿐만 아니라 오랫동안 연구한 결과물이어서 현대인이 작동 원리나 문화유산 자체를 이해하기가 쉽지는 않다"며 "국립과학관, 한국천문연구원, 한국과학사학회 등과 연계해 과학문화유산의 이해에 대한 최신의 연구 성과를 반영하되 그 내용을 쉽게 전달하도록 노력했다"고 소개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26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과학문화' 상설전시실이 새 단장을 마친 후 혼천의 등이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오는 27일부터 새롭게 단장한 '과학문화' 상설전시실의 첫 선을 보이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석각 천문도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국보)' 등 조선시대의 과학문화유산 총 45건을 전시한다. 2022.12.26. mangusta@newsis.com

김 관장에 따르면 석각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됐다. 하지만 천문도가 검은 돌에 새겨져 있어 잘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내용도 어려워서 그 동안 대부분의 관람객들이 스쳐지나가듯이 보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에 직접 영상을 구현해 새겨진 별자리가 잘 보이도록 했다. 또 내용을 즉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연계한 실감 영상을 통해 이해도를 높였다.

김 관장은 자격루에 대해서도 "관련 박물관 소장품을 한 자리에 모아서 전시함으로써 자격루가 작동되는 원리를 유믈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김 관장은 "국내에서 전시된 유물에 직접 영상을 비추고 관련 영상을 보여주는 기법이 시도되는 것은 새로운 시도"라며 "국보로 지정된 창경궁의 누기가 전시된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김인규 국립고궁박물관장이 26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 '과학문화' 상설전시실 언론공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오는 27일부터 새롭게 단장한 '과학문화' 상설전시실의 첫 선을 보이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석각 천문도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국보)' 등 조선시대의 과학문화유산 총 45건을 전시한다. 2022.12.26. mangusta@newsis.com

이번 과학문화 전시실 개편은 지난 1년 동안의 작업 결과물이다. 내년에는 상설전시실 가운데 지상 2층 조선의 국왕실 등을 개편할 계획이다.

전시실 1부 '조선 국왕의 통치 이념과 천문'에서는 왕의 임무 가운데 으뜸인 관상수시가 국가 통치 이념이자 수단이었음을 보여준다. 김재은 국립고궁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조선시대에는 천문학은 제왕학으로 절기와 시간을 꼼꼼히 기록해다"며 "날씨가 매일 어떻게 변하는지 기록해 오늘날의 천문 현상과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주요 유물로는 강우량 측정 기구 '창덕궁 이문원 측우대', 고대부터 왕권의 상징물이던 천체관측기구 '혼천의', 통치자의 상징 북두칠성과 28수 별자리를 새긴 '인검' 등이 있다.

2부 '조선왕실의 천문사업'에서는 조선 왕실에서 추진한 천문 관련 사업과 그 결과물로 편찬된 역서들을 소개한다. 주요 유물로는 천문사업 담당 관서인 관상감 관련 유물과 천문학서 '천문류초', 역서 '칠정산 내편', '칠정산외편', '내용삼서', '대통력', '시헌서' 등이 있다.

역서에는 조선시대 사람들이 중요한 일정 등을 적어 놓은 흔적도 찾을 수 있다. 1772년 어느 관원이 사용했던 시헌서를 다룬 정보영상도 제공한다. 시헌서는 조선 후기에 사용된 역서로, 오늘날 달력에 해당한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26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과학문화' 상설전시실이 새 단장을 마치고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오는 27일부터 새롭게 단장한 '과학문화' 상설전시실의 첫 선을 보이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석각 천문도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국보)' 등 조선시대의 과학문화유산 총 45건을 전시한다. 2022.12.26. mangusta@newsis.com

3부 '조선의 천문의기'에서는 관상수시에 사용했던 천문기기들을 관람할 수 있다. 천체관측기구 '일성정시의', '소일영', '혼천의', 각종 시계 ‘앙부일구', '지평일구', 천문도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과 '복각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 등이 있다.

특히 현재까지 완형이 남아 있지 않은 '자격루'의 부속품인 항아리, 부표, 주전 등의 유물을 만나볼 수 있다.

참여형 영상을 통해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에 설치된 여러 기구의 위치와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과 '복각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을 위한 별도 공간도 마련됐다.

김 학예사는 "그 내용도 단순히 별자리 위치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당시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던 하늘에 대한 이론, 해와 달에 대한 일수와 월수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며 "각석을 왜 제작하게 됐는지, 각석을 만드는 것은 어떤 뜻이 있는지, 의미가 각석이 어떤 사람이 만들었는지까지 상세하게 담고 있어서 유물의 가치는 거듭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유물"이라고 소개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26일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과학문화' 상설전시실이 새 단장을 마친 후 양부일구 등이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오는 27일부터 새롭게 단장한 '과학문화' 상설전시실의 첫 선을 보이고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석각 천문도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국보)' 등 조선시대의 과학문화유산 총 45건을 전시한다. 2022.12.26. mangusta@newsis.com

관람객이 숫자를 눌러보며 각석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박물관은 전시실 입구에 '숫자로 만나는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 참여형 정보영상도 선보인다.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웠던 각석의 내용과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실감영상과 각석 투사영상도 상영된다. 15분 단위로 운영된다. 김 학예사는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 뒤에 세워진 둥근 원형 별자리가 일수와 월수를 볼 수 있게 영상이 나온다"며 "해당 영상은 유물에 어디에 해당하는지 유물을 맵핑한 영상"이라고 설명했다.

박물관은 '손끝으로 만나는 조선의 과학문화', '큰 글씨 안내물' 등 유물의 이해를 돕는 다양한 정보영상과 혼천의, 측우대, 앙부일구, 자격루의 수수호 등 4개의 유물 촉지 모형을 만져볼 수 있는 전시물을 전시장 곳곳에 배치했다.

우대에서는 빗소리를, 자격루에서는 시각을 알리는 북·종소리를 들으며 전시 유물을 오감으로 만끽할 수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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