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속 70cm 철제 벽면 타고오르는 사족보행 로봇 개발

고재원 기자 2022. 12. 2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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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초속 70cm 속도로 철제 벽면을 타고 오르는 사족 보행 로봇을 개발했다.

기존 초속 67cm의 사족보행 로봇이 천장을 보행할 순 없던 반면 개발한 로봇은 초속 50cm 속도로 천장에서도 이동한다.

연구팀이 개발한 사족보행 로봇은 이동 속도를 크게 끌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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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세계 최고 빠른 속도로 철제 벽면과 천장을 보행하는 사족 로봇. KAIST 제공

국내 연구팀이 초속 70cm 속도로 철제 벽면을 타고 오르는 사족 보행 로봇을 개발했다. 기존의 최고 속도였던 초속 67cm를 뛰어넘는 것이다. 기존 초속 67cm의 사족보행 로봇이 천장을 보행할 순 없던 반면 개발한 로봇은 초속 50cm 속도로 천장에서도 이동한다. 배나 교량, 송전탑 등 대형 구조물 점검이나 수리 자동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박해원 KAIST 기계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이 같은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12월호 표지논문으로 공개했다고 26일 밝혔다.

과학자들은 사람이 접근하기 위험한 곳의 작업을 대체할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애벌레를 모사한 등반로봇이나 발이 달린 사족보행 로봇 등이다. 하지만 두 로봇 다 단점을 갖고 있다. 등반 로봇은 바퀴 등을 이용해 단차나 요철이 있는 표면에서는 이동성이 제한되고, 사족보행 로봇 역시 장애물 지형에서 이동성을 확보하나 이동 속도가 현저히 느리거나 다양한 움직임을 수행할 수 없다. 

연구팀이 개발한 사족보행 로봇은 이동 속도를 크게 끌어 올렸다. 특별한 ‘자석발’이 비결이다. 이 자석발은 접착력을 빠르게 끄거나 켤 수 있으면서도 평탄하지 않은 표면에서 높은 접착력을 지닌다. 전자기력을 온-오프할 수 있는 영전자석과 고무와 같은 탄성체에 철가루와 같은 자기응답인자를 섞어 만든 탄성체인 자기유변탄성체를 활용했다. 

로봇의 전체 무게가 8kg, 자석발의 무게가 169g에 불과하다. 하지만 535뉴턴(N)의 수직 흡착력, 445N의 마찰력을 가진다. 535N을 kg으로 환산하면 54.5kg, 445N을 kg으로 환산하면 45.4kg이다. 수직 방향으로 최대 54.5kg, 수평 방향으로 최대 45.4kg 정도의 힘이 가해져도 발바닥이 철판에서 떨어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개발한 로봇은 철로 된 표면에서 움직이며 다양한 움직임을 수행할 수 있다. 바닥에서 벽으로, 벽에서 천장으로 전환이 가능하고, 벽에서 돌출돼 있는 5cm 높이 장애물도 넘어서는 것이 증명됐다. 배, 교량, 송전탑, 송유관, 대형 저장고, 건설 현장 등 철로 이루어진 대형 구조물의 점검, 수리, 보수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 교수는 “개발한 로봇은 위험환경에서 자동화, 무인화를 통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이고 안전사고 예방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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