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케일업] 누비랩 [1] “푸드 데이터를 활용해, 친환경 키친 솔루션을 제공합니다”
[스케일업 x SBA] 스케일업팀이 서울산업진흥원(SBA)과 함께 ‘2022년 하반기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스케일업팀은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각각의 스타트업이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 전반에 대해 소개하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 도전하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각자의 전문 영역에서 활동하는 여러 전문가를 연결해 도움을 드리고자 합니다.
[IT동아 권명관 기자] 현시대를, 4차 산업혁명 시대라고 말합니다. 증기기관을 기반으로 한 기계화 혁명(1차 산업혁명), 전기를 기반으로 한 대량생산 혁명(2차 산업혁명), 컴퓨터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지식정보 혁명(3차 산업혁명) 등 지난 산업혁명과 마찬가지로 경제, 문화 등 사회 구조 전반에 커다란 변화를 체험하는 중이죠.
4차 산업혁명이라는 말은 지난 2016년 세계 경제 포럼(World Economic Forum, WEF)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전 세계 경제학자들이 모여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모바일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경제·사회 전반에 융합되어 혁신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설명했죠. 4차 산업혁명의 기본 흐름은 초연결, 초스피드, 초지능, 초현실 등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으로 생성된 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실제세계와 가상세계를 통합하는 산업상의 변화를 이끌어냅니다.
이러한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 중 하나는 빅데이터입니다. 빅데이터란,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된 모든 형태의 대규모 데이터를 뜻합니다. 높은 활용가치로 인해 ‘21세기의 원유’로 비유하죠. 쉽게 말해, 대용량의 데이터입니다. 용량과 속도, 그리고 다양성 등 여러 측면에서 기존 데이터 베이스로는 처리하기 어려울 정보도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말하는데요.
검색 기록, 구매 내역, 뉴스 댓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 속 메시지, 유튜브 동영상 조회, 교통 정보 등 수많은 데이터를 포괄합니다. 사람이 일상에서 움직이며 생산하는 정보뿐만 아니라 움직이는 자동차, 비행기, 배 등 기계가 생산하는 정보까지 다양하죠.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이렇게 생성되는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해 새로운 가치를 찾아 나갑니다.
빅데이터를 활용, 이를 분석해 등장한 서비스는 다양합니다. 지난 2007년 구글이 일정 기간 검색 데이터를 분석해 독감 유형의 패턴과 독감 발생 가능성 높은 지역을 예측했던 ‘독감 예보 서비스’, 아마존, 넷플릭스 등이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해 제공하는 ‘온라인 타켓 마케팅’, 코로나19 초기 확진자 동선, 공적 마스크 재고량 분석 등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죠.
지난 2018년 11월 설립한 누비랩(Nuvilab)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버려지는 음식물을 줄여, 지구온난화 문제와 개인 식습관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스타트업입니다. 사람들의 식사 전후 음식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분석해, 섭취한 음식과 남긴 음식의 종류와 양을 파악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고 식자재 비용을 효율화하죠.
누비랩은 스스로 인공지능 푸드 스캐닝 기술로 음식 데이터를 분석하는 푸드테크 기업이라고 소개합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지난 2022년 10월, 10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죠. 앞선 2021년 7월 네이버 등으로부터 초기 투자를 받은 이후로 빠르게 성장해 누적 투자 유치한 자금은 120억 원 규모에 이릅니다.
1초 스캔하면, 음식 종류와 양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IT동아: 만나서 반갑다. 먼저 누비랩에 대해서 소개를 부탁한다.
류제윤 CTO(이하 류 CTO): 누비랩은 카메라로 촬영한 음식의 종류와 양을 분석하는 기술을 개발한 스타트업이다. 학교나 회사 등에서 점심이나 저녁에 식판에 받은 배식을 카메라로 촬영하고 이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분석한다. 사람들의 식사 전후 식판을 스캔해, 식사 전 배식을 얼마나 받았는지, 식사 후 얼마나 남겼는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섭취량, 잔반량을 파악할 수 있다.
섭취량은 사람마다 다른 음식 선호도, 식습관 등을 파악하는 데 활용할 수 있고, 잔반량은 만족도, 적정량 등을 유추할 수 있는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다. 우리는 이를 ‘지구와 건강을 지키는 1초의 스캔’이라고 설명한다(웃음). 누비랩은 자동으로 음식을 인식하고 측정하는 효율적인 급식 관리 방법을 연구해 22여 개의 관련 기술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IT동아: 아.. 식사 전후 음식을 촬영해 이를 분석, 음식 변화에 맞춰 급식소 운영과 개인별 맞춤형 식습관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인가.
류 CTO: 맞다. 사람마다 다른 잔반량, 섭취량 정보를 통해 잔반 축소 유도, 식습관/영양 관리 제공 등을 제공할 수 있고, 남은 음식물 쓰레기 정보를 통해 메뉴 소비량 예측, 선호도 등을 파악할 수 있다.
가장 우선한 것은 측정 정확도였다. 음식의 종류와 양을 정확하게 측정하는데 집중했다. 음식의 종류와 양은 정해져 있지 않다. 특히, 다 먹고 난 뒤에 남은 잔반량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정밀한 분석 기술이 필요하다. 건더기만 다 먹은 김치찌개와 국물만 다 먹은 김치찌개의 잔반량을 어떻게 파악해야 할까? 많은 것을 생각하고, 예측하며, 분석해야, 활용할 수 있는 데이터로 완성할 수 있다.
IT동아: 아… 맞다. 확실히 쉽지 않다. 음식을 스캔하는 것만으로 종류와 양을 파악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류 CTO: 오차율 5~10% 정도로 기술적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음식량을 파악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자체 스캔 기술을 통해 2D와 3D 데이터를 추출, 이를 분석해 기록한다. 1개의 카메라로 RGB 색을 인지하고, 별도의 2개의 카메라로 계산된 거리 값을 통해 정확도를 높였다. 사용자 정보까지 파악하기 위한 카메라도 별도로 달았다.
방식은 간단하다. 급식소를 생각해 보자. 급식 받은 뒤 식판을 한번 스캔하고, 식사를 마친 뒤 식판 반납 전 식판을 스캔하면 된다. 그럼 생각보다 다양한 정보를 파악할 수 있다. 급식소 입장에서는 주로 어떤 음식을 많이 받아 가는지, 어떤 음식을 많이 먹는지, 주로 남긴 음식은 무엇인지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여기에 식판을 스캔한 사람의 정보를 입력하면, 개인별 식습관도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급식소는 많이 남기는 음식은 무엇인지 미리 예측해 사전에 음식을 준비할 수 있다. 낭비되는 음식을 줄이고,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는 효율적 운영을 꾀할 수 있다. 개인 입장에서는 자신의 식습관을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평소 어떤 식단을 먹는지, 혹 식단을 관리하고 있다면 어떤 음식을 줄여야 하는지 등 헬스케어 서비스로 연결할 수도 있다.
효율적인 식당 관리를 통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일 수 있습니다
IT동아: 확실히… 단순하지만, 확실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게 됐는지 궁금한데.
류 CTO: 하하. 누비랩을 함께 설립한 김대훈 대표와 같은 회사에서 같은 팀원으로 일했는데, 대표와 항상 점심을 늦게 먹었었다. 점심시간에 헬스장에서 운동하고 조금 늦게 식당에 방문했었는데, 늦게 갈 때마다 버려지는 음식이 정말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침 당시 자율주행 3D 센서 관련 기술에 관심이 많았는데, ‘관련 기술을 활용해 음식 종류 분석과 양을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이야기를 나눴었다.
이후 관련 아이디어로 환경부 환경 창업대전에서 장관상을 수상했고, 이를 계기로 누비랩을 창업하며 기술을 개발했다. 이후 서울시청/경기도 교육청 시범 사업, 국방부 3대 혁신과제 선정, 국방부 군수 혁신사업 등을 통해 현장에서 실증 및 테스트하며 데이터를 쌓았다. 현장 실증 사업은 2019년부터 지금까지 여러 기관 및 업체와 계속 진행하고 있다. 군부대뿐만 아니라 삼성 웰스토리, SKT 구내식당, 서울시청 구내식당, 롯데호텔 구내식당, 약 50개 학교 등과 협업했다.
대형 급식을 제공하는 학교, 군부대, 기업 등은 효율적인 급식소 운영을 원한다. 궁극적인 목표는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방안이다. 이를 위해 어떤 음식이 얼마나 버려지는지, 사람들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정확한 근거를 원한다. 누비랩은 이러한 근거를 자료로 제시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
현재까지 쌓은 데이터는 약 400만 개 이상이며, 하루 평균 1만 5,000개의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축적하는 데이터는 많아질수록 정확도와 분석 정밀도는 계속 높아진다.
IT동아: 급식소나 식당, B2B에서 요구하는 솔루션을 제공하는 느낌이다.
류 CTO: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지, 실제 시장에서 원하는 솔루션은 무엇인지 개발하고자 노력했다. 누비랩은 음식 종류와 양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한 기술을 고도화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기술 고도화와 함께 필요로 하는 곳에 원하는 것을 서비스로, 솔루션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여기에 집중했다. 단체 급식소를 운영하는 곳에서 어떤 음식이 많이 버려지는지, 이를 ESG, 친환경, 탄소 절감과 연결 지을 수 있다.
음식이 버려지는 데이터(실시간 대쉬보드)를 통해 구성원들의 의식 개선 및 교육에 활용할 수 있고, 데이터 기반의 식당 운영 솔루션으로 효율적인 식당을 운영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낭비되는 식자재를 최소화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ESG 경영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누비랩의 솔루션을 도입한 급식소들은 작년 한 해 동안 30% 이상 음식물 쓰레기를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수치적으로 무려 9톤의 음식을 절약할 수 있는 결과다(1년 중 300일 운영, 500명/일 이용 평균 잔반량 300g 기준). 이는 소나무 1,848그루의 연간 탄소 흡수량으로 약 15.3톤(t)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같은 양이다.
사용자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IT동아: 효율적인 식당 운영뿐만 아니라 개인 맞춤형 솔루션도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류 CTO: 맞다. B2C 서비스다. 내부적으로 기술적 완성도를 높였고, 이제는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해도 유의미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평소 섭취하는 음식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용자가 어떤 음식을 얼마나 먹었는지 파악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자 한다. 과거에 촬영했던 사진도 분석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고도화했다.
일반 식당에서 만든 음식도 종류와 양 등을 사진 촬영만으로 분석할 수 있다. 이미지를 분석해 어떤 음식인지 목록을 확인할 수 있다. 내부적으로 양을 그램(g) 단위로 제공할지, 1접시 또는 1컵 등으로 제공할지 고민 중인 단계다.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식기를 기준으로 제공하는 것이 사용자에게 더 익숙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웃음).
누비랩이 B2C를 위해 제공하고자 하는 목표는 사용자들이 평소에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파악하고, 이를 통해 더 좋은 식단 제공하고자 한다. 다만, 식단 관리를 제공하는 데 있어 몇 가지 방법을 고민 중이다. 사용자들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예를 들어, 타이트한 식단 관리를 원하는지, 간단하게 식단을 기록하기를 원하는지 등을 파악하고자 한다.
단기적인 목표로는 평소에도 꾸준하게 식단을 기록하는 사용자를 위해 보다 편리한 기록용 앱을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가 곧 선보이는 앱을 이용하면, 매번 사진 촬영하고, 어떤 음식을 얼마나 먹었는지 기록하기 불편했던 것을 쉽게 해결할 수 있다. 여기서 쌓은 데이터를 통해 개인별 식단 기록표를 제공, 리포트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를 통해 개인 맞춤형 헬스케어 서비스로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궁극적으로 식습관 개선, 영양소별 섭취 현황, 건강 관리 등을 제공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IT동아: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기술을 찾고, 기술을 발전시키며 서비스/솔루션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길을 찾고 있다. 120억 원 규모의 누적 투자 유치 자금도 결코 적지 않은 규모인데.
류 CTO: 누비랩이 해결하고자 하는 목표에 많은 사람이 공감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2018년 11월 2명이서 시작했지만, 어느새 누비랩에서는 50명 이상이 모였다. 함께 기술을 고도화하기 위한 개발자부터 스캐너 등 하드웨어를 개발하는 엔지니어, B2B, B2C 등 서비스 기획을 고도화하기 위한 직원 등 많은 전문가가 합류했다.
누비랩은 최근 사회적으로 ESG에 대해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대기업, 공공기관, 정부기관, 학교 등에서 평균 약 26% 이상의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성과로 국내 70여 곳으로 솔루션을 확대 운영했다. 또한, 해외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협업을 요청받고 있으며, 개인이 섭취한 영양소와 칼로리 등의 정보를 제공해 유아동, 운동선수, 성인병 환자, 노인 등 다양한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 영역을 넓혀가는 중이다.
이에 누비랩은 더 넓은 시장 확대를 위해 오는 CES 2023에 참가하고, 보다 빠른 외연 확대 및 성장을 위해 시니어 개발자 및 역량을 지닌 전문가를 모시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도 우리 누비랩이 만들어 갈 푸드테크 솔루션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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