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립 유화증권 대표 '통정매매·시세조종' 혐의로 기소

상속세 회피 위해 120억 상당 주식 통정매매
자사주 공개 매수 거짓 공시 후
父 윤장섭 지분 유화증권이 사들이게 해
윤경립 매도 주문 '1초 뒤' 유화증권 똑같이 매수

서울남부지검. /사진=김해솔 기자

[파이낸셜뉴스] 윤경립 유화증권 대표이사가 부친인 고 윤장섭 유화증권 명예회장으로부터 회사 지분을 넘겨받는 과정에서 수차례에 걸쳐 통정매매를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조사제1부(이승형 부장검사)는 윤 대표를 자본시장법위반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유화증권의 최대 주주인 윤 대표는 지난 2015년 11월께부터 2016년 6월께까지 당시 고령인 윤명예회장의 지분을 유화증권의 자사주 취득 방식으로 사들여 상속세를 피하면서 120억원 상당의 주식을 통정매매로 취득한 혐의를 받는다.

윤 대표는 지난 2015년 11월과 2016년 3월 유화증권이 자사주를 증권시장에서 공개 매수할 것처럼 거짓 공시한 후 2015년 12월경부터 2016년 6월경까지 유화증권 임직원 등으로 하여금 윤명예회장이 소유한 유화증권 주식 약 80만주를 취득하게 했다.

검찰은 윤 대표가 사전에 거래 시기·수량·단가를 협의해 윤명예회장이 주식 매도를 주문한 즉시 유화증권이 매수하도록 한 반면, 일반인의 매도주문에 대해서는 매매가 성사되지 않도록 조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윤 대표는 지난 2016년 1월 14일 오전 10시 21분 12초에 윤 명예회장의 지분 5만주를 단가 1만5100원에 매도 주문을 제출하자마자 1초 뒤인 같은날 오전 10시21분13초에 유화증권이 똑같은 양의 주식을 매수하는 주문을 제출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일반 주주들은 1만5150원 이상으로 매도주문을, 1만5000원 이하로 매수주문을 각 제출해 매매가 체결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증권사의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로서 그 누구보다 자본시장의 신뢰와 공정성을 유지해야 할 책임이 있는 피고인이 오히려 그 지위를 이용해 범행한 것"이라며 "검찰은 향후에도 금융당국과 협력해 금융기관 임직원의 불법행위에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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