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뇌먹는 아메바’ 확인 … 태국 갔다 온 50대 남성 사망

권도경 기자 2022. 12. 2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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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뇌 먹는 아메바'로 알려진 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편모단계·사진)에 감염돼 사망한 사람이 처음 나왔다.

전 세계 강과 호수에 서식하는 파울러자유아메바는 지구 온난화로 수온이 높아지자 최근 활발하게 증식하고 있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감염 시 원발성 아메바성 뇌수막염(PAM)을 유발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원충으로 '뇌 먹는 아메바'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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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명률 97% 파울러자유아메바

4개월 체류 … 지난 10일 귀국

두통·언어능력 상실 등 호소

응급실 갔지만 열흘만에 숨져

국내에서 ‘뇌 먹는 아메바’로 알려진 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편모단계·사진)에 감염돼 사망한 사람이 처음 나왔다. 전 세계 강과 호수에 서식하는 파울러자유아메바는 지구 온난화로 수온이 높아지자 최근 활발하게 증식하고 있다. 치명률도 97%에 달할 정도로 병원성이 매우 높다.

26일 질병관리청은 해외에서 귀국한 직후 뇌수막염 증상이 나타나 응급이송된 환자 50대 남성 A 씨가 파울러자유아메바에 감염됐다고 밝혔다. 질병청에 따르면 A 씨는 태국에 4개월간 체류하다가 지난 10일 귀국 직후부터 두통, 열감, 언어능력 상실 등 증상에 시달렸다. 다음 날인 11일 상급종합병원 응급실로 이송됐지만 지난 21일 숨졌다.

질병청은 원인병원체 확인 검사를 실시해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를 검출했다. A 씨의 파울러자유아메바 염기서열(ITS 유전자)을 분석한 결과, 해외에서 이미 보고된 뇌수막염 환자에게서 분석된 유전자서열과 99.6% 일치했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감염 시 원발성 아메바성 뇌수막염(PAM)을 유발해 사망에 이르게 하는 원충으로 ‘뇌 먹는 아메바’로 불린다. 호수, 강, 온천 등 민물과 토양에서 발견되는데 수온이 30도가 넘으면 활동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최초로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이 보고된 것은 1937년으로, 미국 버지니아 감염자 조직에서 첫 사례가 나왔다. 이후 2018년까지 전 세계에서 파울러자유아베마에 의한 원발성 아메바 뇌염 사례는 총 381건 보고됐다.

감염 사례는 드물지만, 일단 감염되면 증상 진행은 빠르다. 미국에서는 치명률이 97%에 달한다는 보고가 나왔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주로 호수나 강에서 수영이나 레저활동을 할 때 코를 통해 들어와 후각신경을 따라 뇌로 이동한다. 비염 치료에 많이 사용하는 코 세척기를 통해 오염된 물을 쓰다가 감염된 사례도 있다. 다만 사람 간 전파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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