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이재명 검찰 출두하라" vs 野 "이재명 아니라 김건희 수사해야"

2022. 12. 26.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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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박용진·박지현도 "이재명, 당당하게 수사 대응하라"

[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당 대표에게 소환을 통보한 검찰을 향해 거듭 불응 의사를 밝히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안호영 민주당 대변인은 26일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검찰이 '협의해야 된다'는 규정에 반해 일방적으로 팩스로 통보했다"면서 "당의 최고위원회 일정이 이미 광주에 정해져있는 상황이라 당에선 출석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불응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이어 "향후 검찰의 출석과 관련된 요청이 오면, 그때 가서 판단하겠다"고 부연했다.

이 대표 본인도 지난 23일 강원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혐의도 뚜렷하지 않은 이재명에게 언제 소환에 응할 것이냐를 물을 게 아니다"라며 "중범죄 혐의가 명백한 대통령의 가족은 언제 소환 조사를 받을 것인가를 먼저 물어보시길 바란다"며 사실상 불응 의사를 내비치기도 했다.

이날 민주당 지도부 회의에서도 검찰의 소환 요구가 부당하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에서 "(검찰이) 이재명 대표에게 이미 종결된 사건을 다시 살려 소환 통보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전 대표와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 씨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 "검찰이 김 여사 모녀를 성역화하고 있다"고 '김건희 특검' 필요성을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검찰의 살아있는 권력 봐주기가 계속되면 민주당은 특검을 통해 진실을 명명백백히 밝힐 수밖에 없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의 법과 원칙은 고장난 저울이며 윤석열 검찰의 공정은 고무줄 잣대"라고 규탄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의 야당 탄압, 정적 죽이기용 무리한 출석 통보에 응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직접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정 최고위원은 "이미 수 년 간 탈탈 털어 무혐의 처분, 종결된 죽은 사건"이라면서 "대장동 털다 안 되니 결국 성남FC인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산이 아닌가벼. 저 산이 아닌가벼(하면서) 언제까지 검찰 행정력을 이렇게 낭비할 건가. 지금은 이재명 소환 통보 수사의 시간이 아니라 김건희 여사를 수사해야 될 시간"이라고 촉구했다.

이처럼 지도부 사이에서는 '검찰 소환 불응' 방침으로 의견이 모아진 반면, 당 일각에선 이 대표가 직접 검찰의 소환 요구에 응해 결백을 밝혀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본인(이 대표)이 무죄를 주장하고 계시고 또 검찰의 정치 공작을 비판하고 있는 만큼 검찰 공세에 뒷걸음질치지는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순신 장군의 '생즉사 사즉생(死卽生 生卽死)' 각오로 당당하게 수사에 대응하는 것이 맞다"면서 "(소환 조사) 후에 당의 단결도 가능하다"고 했다. 박 의원은 "어쨌든 대한민국의 사법 절차인데, 서면을 통해서든 직접 출석을 통해서든 검찰이 조사하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 대응하는 것은 맞다"고 부연했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도 이날 오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검찰 소환에) 당당히 나가야 한다. 언제까지 안 나갈 수 없는 문제이지 않느냐"고 했다.

박 전 비대위원장은 이 대표가 "검찰 조사에 순순히 응하는 것", "그냥 제대로 당해 주는 것"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당할 만큼 당해줘야 국민들께서도 '이건 정말 검찰 탄압이다', '이건 정말 정적을 내쫓으려는 윤석열 정권의 문제'(라고)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인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검찰 출두를 요구하며 이 대표와 민주당 비명(非이재명) 그룹 간의 갈라치기를 시도했다. 정진석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이 대표는 그동안 본인이 돈 잘 버는 유능한 변호사고, 사적 이득을 취한 바 없다 말해왔다"라며 "검찰 수사를 피할 이유가 없는 만큼 28일 출두해 본인의 결백을 입증하길 바란다"고 압박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지금까지 검찰 수사에 당당하게 맞서 싸우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라"며 "검찰이 공개 소환하자 이 대표가 입장을 바꾸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위원장은 "민주당은 며칠 전 당 공식 계정에 이 대표를 수사하는 16명의 검사 이름을 공개했다"며 "사실상 전 당원에게 '검찰에 맞서 싸우라'고 선동하고 있다. 기괴하다"고 비판했다. 

정 위원장은 특히 "성남FC 사건은 (이 대표의) 성남시장 시절 개인 범죄로, 민주당과 관련 없는 사건"이라며 "대장동, 백현동, 성남FC,  변호사비(대납) 의혹은 하나같이 정치인 이재명의 개인 비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왜 이 대표의 '야당 탄압 프레임'에 제1야당이 들러리를 서야 하느냐. 왜 민주당이 이 대표와 함께 자폭하려 하느냐"고 했다. 

같은 당 주호영 원내대표도 "민주당은 국회 1당"이라며 "민주당이 망하는 건 좋지만, 그 과정에서 국회가 망가지고 대한민국이 망가진다"고 유사한 주장을 폈다. 주 원내대표는 "일찍 수술하면 수술만 하면 될 것을 미루고 미루다 보면 팔다리를 절단해야 할지도 모른다"며 "꾀를 내도 죽을 꾀만 낸다는 말이 있는데 민주당이 하는 게 딱 그렇다"고 했다.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리라"며 "끝까지 뭉그적거리다 팔다리를 자르는 데까지 가지 말고 빨리 수술해서 정리하라"고 민주당에 촉구했다.

[서어리 기자(naeori@pressian.com),최용락 기자(ama@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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