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6억·600억·581억… ‘빌라왕’ 뺨치는 집주인들

이승주 기자 2022. 12. 26.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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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라와 오피스텔 등 주택 1139가구를 보유하다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숨진 '빌라왕' 김모 씨보다도 세입자들에게 더 큰 피해를 준 집주인이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되는 등 또 다른 빌라왕 사기 사건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배소현 전세사기 피해자 모임 대표는 "피해자 절반은 전세금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하지 못했고, 가입한 분들마저도 경매를 진행해도 선순위로 잡힌 김 씨의 미납 세금 때문에 전세금 절반 이상을 보존받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피해 임차인의 해결방안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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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증금 미반환’ 임대인 현황

HUG ‘블랙리스트’ 만들어 관리

334억 안 준 ‘빌라왕’ 은 8위

임차인마다 가입한 보험 달라

정확한 피해건수 집계에 혼란

빌라와 오피스텔 등 주택 1139가구를 보유하다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숨진 ‘빌라왕’ 김모 씨보다도 세입자들에게 더 큰 피해를 준 집주인이 더 많은 것으로 파악되는 등 또 다른 빌라왕 사기 사건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빌라왕 전세 사기 피해자들은 27일 세종시 국토교통부 청사 인근 사무실에서 신속한 피해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박상혁(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악성 임대인 상위 30명이 낸 보증사고는 3630건, 금액은 7584억 원에 달한다. 악성 임대인 보유 주택 중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미가입 주택까지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HUG는 세입자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않아 3번 이상 대신 갚아준 집주인 중 연락이 끊기거나 최근 1년간 보증 채무를 한 푼도 갚지 않은 사람을 ‘집중관리 다주택 채무자’로 관리한다. 일종의 악성 임대인 명단(블랙리스트)을 만드는 것이다. 보증금을 가장 많이 돌려주지 않은 사람은 박모 씨로 293건 계약에서 646억 원을 떼어먹었다. 이어 △정모 씨(254건, 600억 원) △이모 씨(286건, 581억 원) △김모 씨(228건, 533억 원) △김모 씨(182건, 440억 원) △권모 씨(195건, 415억 원) △진모 씨(207건, 387억 원) 순이었다.

김 씨와 관련한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사고 건수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171건이다. 김 씨가 세운 법인 보유 주택에서 91건, 김 씨 명의의 주택에서 80건 사고가 났다. 김 씨와 관련한 총 보증사고 금액은 334억 원으로 집계돼 ‘블랙리스트’ 순위로 8위 수준이다. 171건 중 133건, 254억 원에 대해서는 HUG가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줬다. 38건은 대위변제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김 씨가 사망해 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김 씨와 관련한 총 보증사고 금액은 334억 원으로 집계됐다.

배소현 전세사기 피해자 모임 대표는 “피해자 절반은 전세금반환보증보험에 가입하지 못했고, 가입한 분들마저도 경매를 진행해도 선순위로 잡힌 김 씨의 미납 세금 때문에 전세금 절반 이상을 보존받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피해 임차인의 해결방안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피해자 모임은 국토부 청사 앞에서 국토부·HUG를 중심으로 꾸려진 ‘전세사기 태스크포스(TF)’와 소통을 요구하는 시위를 진행한다. 지난 22일 국토부로부터 전세 사기 의심거래 106건에 대해 수사의뢰서를 접수한 경찰은 사건을 신속 배당해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이승주·김보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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