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서 두번째 오래된 돌 천문도·첫공개 자격루…알기 쉬워진 조선 왕실 과학기술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 체험하고
자동 시간 알려주는 자격루 첫 공개
미디어아트 결합해 관람객 이해 쑥
하늘의 뜻을 따르는 왕이 백성들을 통치하기 위해 핵심적인 천문기구들을 갖추고 관측과 연구도 꾸준히 해서 궁궐이야말로 당대 최고의 천문대 역할을 했음을 알 수 있다.
문화재청 국립고궁박물관은 새 단장한 ‘과학문화’ 상설전시실을 27일부터 일반에 공개한다. 지난해 탑골공원 인근 인사동 피맛골에 대거 발굴된 유물 덕분에 조선시대 과학문화유산 총 45건(국보 3건, 보물 6건 포함)을 대중이 이해하기 쉽게 선보였다.
새로운 과학문화실은 어려운 과학문화유산의 의미와 작동원리 등을 쉽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춰 총 3부로 구성됐다.
먼저 1부 ‘조선 국왕의 통치 이념과 천문’에서는 농업국가 조선에서 국왕의 임무 중 으뜸인 ‘관상수시(觀象授時·천체의 움직임을 관측한 결과를 바탕으로 절기와 날짜, 시간 등을 정하며 널리 알리는 일)’가 국가 통치 이념이었음을 보여준다. 강우량 측정 기구인 ‘창덕궁 이문원 측우대’(국보), 고대부터 왕권의 상징물이던 천체관측기구 ‘혼천의’ 등을 볼 수 있다.
2부 ‘조선왕실의 천문사업’에서는 천문 관련 사업과 관련된 여러 역서(달력)를 소개한다. 주요 유물로는 천문사업을 담당하기 위해 설치했던 관서인 관상감 관련 유물과 천문학서인 ‘천문류초(天文類抄)’, 역서인 ‘칠정산 내편’, ‘칠정산외편’, ‘내용삼서(內用三書)’, ‘대통력’ ‘시헌서’ 등이 있다. 1759년 3월 핼리혜성(약 76년 주기로 지구에 접근하는 혜성)을 25일간 형태와 시기 등을 관측한 기록도 흥미롭게 펼쳐져 있다.
3부 ‘조선의 천문의기’ 에서는 천체관측기구인 ‘일성정시의’, ‘소일영’, ‘혼천의’, 각종 시계인 ‘앙부일구’, ‘지평일구’,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 ‘복각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보물) 등이 있다.
특히 현재까지 완형이 남아 있지 않은 ‘자격루’의 부속품인 항아리, 부표(물 위에 띄워 표적으로 삼는 물건), 주전(물시계의 동력 전달 및 시각 조절을 하는 장치) 등 유물을 볼 수 있고, 경복궁과 창덕궁·창경궁에 설치된 여러 기구의 위치와 내용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에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과 ‘복각 천상열차분야지도 각석’을 위한 별도 공간에 진입하면 관람객이 숫자를 눌러보며 각석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실감영상과 각석 투사영상은 15분 단위로 관람하게 했다.
이번 개편에서는 어려운 과학유물의 이해를 돕기 위해 다양한 정보영상과 혼천의, 측우대, 앙부일구, 자격루의 수수호 등 4개의 유물을 촉지 모형으로 만져볼 수 있게 했다. 측우대 근처에서 빗소리를, 자격루에서는 시각을 알리는 북·종소리를 들으며 유물을 체험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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