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무역 적자 본질과 더 급해진 노동개혁

2022. 12. 26.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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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에 따르면 12월 1∼20일 중 수출 336억 달러, 수입 401억 달러로 무역수지 적자였고, 1월부터 지난 20일까지 연간 누계 적자액은 490억 달러였다.

무역수지가 악화하고 미국과의 금리 차가 1.25(nil) 이상 확대되면,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이 불안해진다.

수출 부진으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20%대에서 16.6%로 떨어졌다.

지난 20일까지 중국에 대한 무역수지 누적액은 10억 달러 수준으로 현저히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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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모 연세대 교수·경제학

관세청에 따르면 12월 1∼20일 중 수출 336억 달러, 수입 401억 달러로 무역수지 적자였고, 1월부터 지난 20일까지 연간 누계 적자액은 490억 달러였다. 무역수지 적자는 외환 수급에 악영향을 준다. 환율이 1월 13일 1185.50원·달러에서 10월 14일 1442.50원·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지난 23일에는 1284.00원·달러로 내리면서 불안정한 모습을 보였다. 무역수지가 악화하고 미국과의 금리 차가 1.25(nil) 이상 확대되면, 외환시장과 금융시장이 불안해진다. 더 큰 문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환율에서도 무역수지가 적자라는 점이다. 우리나라 국제 경쟁력에 위험 신호등이 켜졌다.

무역적자의 원인은 기본적으로 반도체 수출 부진에 있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은 지난해 3분기 이후 하락하고 있고, 수출액은 올해 8월부터는 전년보다 줄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 지난 1일부터 20일까지의 수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4.3%나 줄었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주요 제품들의 수출액도 감소했다. 철강 17.4%, 무선통신기기 43.8%, 컴퓨터 주변기기 43.3%, 정밀기기 11.2%, 가전제품은 23.3% 줄었다. 수출액이 45.2% 급증한 승용차와 28.9% 증가한 선박, 27.1% 늘어난 석유제품을 제외한 주요 제품의 수출액은 급감하고 있다. 세계적 경기 둔화로 우리나라 주력 제품의 수출액은 내년에도 감소할 것이다.

반면 수입액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원유는 15.4%, 가스는 100.7%나 늘었으며, 석탄은 14.1%가 증가했다. 에너지 가격이 치솟아 수입액이 늘었지만, 직전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수입액이 구조적으로 증가하는 측면도 있다. 고비용의 전력 수급 체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전력 부문의 에너지 수입이 무역수지를 계속 압박할 것이다. 고비용 에너지 공급 체계는 기업 수출품의 경쟁력도 떨어뜨린다.

그러나 무역수지 개선은 쉽지 않다. 반도체의 착시효과가 사라지면서 국제 경쟁력이 하락한 것이 보인다. 수출 부진으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도 20%대에서 16.6%로 떨어졌다.

지난 20일까지 중국에 대한 무역수지 누적액은 10억 달러 수준으로 현저히 감소했다. 중국의 국제 경쟁력이 급등했음을 보여준다. 단순히 코로나19 사태로만 해석할 게 아니다. 철강과 선박은 중국의 영향으로 세계에서 덤핑 판매 압박을 받는 등 오래전부터 경쟁력 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 대중 흑자는 대미 흑자의 3.8%에 불과해 조만간 우리나라가 중국의 시장으로 전락할 처지다. 미국의 세계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우리의 주력 제품이 국내에서 수출하기 어려워진다면 무역수지 악화는 장기화한다.

정보통신기술(ICT) 중심으로 특화된 제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게 당면한 과제다.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배터리·전기자동차·반도체 등의 국내 생산이 어려워진다면 이들 산업과 연계한 새로운 산업 전략이 필요하다.

한가한 정치놀음으로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강화 법안을 정략화하는 것도 문제다. 위기의식을 가지고 법과 제도 및 노사 관계를 개혁해 성장 지향형 기업 환경을 만들고 인재를 양성해야 한다. ‘익숙한 것들’과 헤어질 결심으로 대한민국의 앞길을 개척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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