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인, 우물 파다 사지 절단…심각한 물부족 여파

정희준 인턴 기자 2022. 12. 26.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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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물 부족은 비단 '마실 물이 부족한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베네수엘라의 한 남성이 마을 주민들을 위해 우물을 파다 사지를 절단당했다.

어느 날, 엘비스는 부족한 물을 충당·비축하기 위해 우물을 파 달라는 친구의 부탁을 수락했다.

주민들은 엘비스의 경우처럼 자체적으로 우물을 파거나 주변의 계곡으로부터 물을 공급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단순한 식수 부족뿐 아니라 장티푸스 등의 질병과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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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베네수엘라 남성, 물 부족 해결 위한 우물 파다 감전 사고
1만 4000볼트 고압 전류에 강타…목숨 건졌으나 사지 절단
가족 위해 재활 매진, 기금 모으는 중…SNS 통해 근황 공유

[서울=뉴시스] 베네수엘라에 거주 중인 엘비스 사나브리아(48)는 부족한 물을 충당·비축하기 위한 우물을 파다 감전 사고를 당해 사지를 절단해야 했다 (사진출처: 엘비스 인스타그램 캡처) 2022.12.26.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정희준 인턴 기자 = 심각한 물 부족은 비단 '마실 물이 부족한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베네수엘라의 한 남성이 마을 주민들을 위해 우물을 파다 사지를 절단당했다.

영국 데일리스타는 25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에 거주 중인 엘비스 사나브리아(48)에 대해 보도했다. 엘비스는 뉴욕의 거대한 빌딩들에 유리 외벽을 시공하던 건축 전문가였다.

어느 날, 엘비스는 부족한 물을 충당·비축하기 위해 우물을 파 달라는 친구의 부탁을 수락했다. 엘비스는 이웃들과 함께 우물을 파기 시작했다. 사고는 한순간이었다. 대형 전동 드릴을 사용하기 위해 연결한 고압 케이블에서 전기가 튀었고, 순식간에 1만 4000볼트의 고압 전류가 우물을 파던 인부들을 덮쳤다. 엘비스와 함께 일하던 두 명의 마을 주민은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다. 엘비스는 다행히 목숨을 건질 수 있었지만, 감전 여파로 인해 사지를 절단해야만 했다.

엘비스는 데일리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슬하의 자식이 모두 8명이라고 밝히며, 청소부로 일하는 아내의 수입에 의존해 어렵게 생계를 꾸려가고 있다고 말했다. 엘비스는 사지를 잃었지만 가족에 대한 책임을 다하기 위해 어떻게든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엘비스는 없어진 팔다리의 퇴행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재활 활동에 매진하고 있으며, 이를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공유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의족을 착용한 채 재활하고 있는 엘비스, 엘비스의 의지(義肢)를 위한 기금에는 25일 기준 3656달러(약 467만원)이 모금됐다 (사진출처: 엘비스 인스타그램 캡처) 2022.12.26. *재판매 및 DB 금지

엘비스는 의수·의족 업체인 '조나 바이오니카'제 의지(義肢)를 구입하기 위한 기금을 모으고 있다. 25일 기준 3656달러(약 467만원)가 모금됐다.

엘비스의 조국인 베네수엘라는 만성적인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국가이다. 주민들은 엘비스의 경우처럼 자체적으로 우물을 파거나 주변의 계곡으로부터 물을 공급받고 있으며, 이로 인해 단순한 식수 부족뿐 아니라 장티푸스 등의 질병과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유니세프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8명이 깨끗한 물과 기본적인 위생시설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으며, 25달러(약 3만원) 내외의 낮은 임금에도 불구하고 물 한 병의 가격이 3달러(약 3800원)에 달한다. 베네수엘라의 심각한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할 정부는 2017년 이후 차례로 닥친 경제위기, 쿠데타, 무장 갱단의 발호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yiyo116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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