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먹는 아메바’ 국내 첫 감염…태국서 4개월 머문 50대 사망

국내에서 처음으로 일명 ‘뇌 먹는 아메바’로 알려진 파울러자유아메바 감염이 확인됐다.

파울러자유아메바./SNS

26일 질병관리청은 태국에서 체류하다 귀국한 뒤 뇌수막염 증상으로 응급 이송된 환자 검체에서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환자는 태국에서 4개월간 체류한 50대 내국인 남성으로 지난 10일 귀국한 당일 저녁부터 증상을 느꼈고, 다음 날 응급실로 이송됐으나 21일 숨졌다.

질병청은 환자 검체를 통해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를 검출했고, 해당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했다. 그 결과 기존 해외 뇌수막염 환자에게서 분석된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 서열과 99.6% 일치했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감염 시 치명적인 뇌수막염을 일으키는 병원성 높은 원충이다. 전 세계적으로 감염 사례는 드물지만, 일단 감염되면 증상 진행이 빠르고 사망에까지 이르게 한다. 주로 호수나 강에서 수영 등 레저 활동을 할 때 감염되며, 아메바에 오염된 물을 비염 치료에 사용하는 코 세척기로 사용해 감염된 사례도 보고됐다. 코를 통해 후각 신경을 따라 뇌로 이동하며, 잠복기는 짧게는 2~3일, 길게는 7~15일까지다. 감염 초기에는 두통, 정신 혼미, 후각 등 기도 상부에서 증상이 관찰된다. 감염이 진행될수록 점차 두통이 심해지고 발열이나 구토 등이 나타난다. 다만 사람 간 전파는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파울러자유아메바 국내 감염 사례는 처음이지만, 지난 2017년 전국 상수원 조사 결과 52개 지점 중 6곳에서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가 검출된 바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감염 예방을 위해 발생 위험 지역을 여행할 때 수영이나 레저 활동을 삼가고 깨끗한 물을 사용하는 등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권고했다.

미국질병예방센터(CDC)가 공개한 파울러자유아메바 생활사/질병관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