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까지 살아남는 치명적 ‘살인 아메바’… “국내 상수원서도 유전자 발견돼”

김명지 기자 2022. 12. 2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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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파울러자유아메바는 따뜻한 환경을 좋아하는 자유아메바의 일종으로 민물에서 주로 서식한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겨울철 온도가 낮아지면 주머니를 뒤집어 쓴 포낭형으로 모습을 바꿔 강이나 호수의 퇴적물에 남아 있다가 수온이 오르면 활동형(trophozoite·영양형)을 거쳐 편모형(Flagellated) 몸을 바꿔서 감염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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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등 수상활동 통해 드물게 감염”
“46°C 고온에서 가장 잘 자라고, 수온 떨어지면 포낭형으로 버텨”
“겨울철 퇴적물에 쌓여 있다가 봄 되면 활동 시작”
파울러자유아메바 / SNS갈무리

넉달간 태국에서 체류한 50대 남성이 ‘뇌 먹는 아메바’ ‘살인 아메바’라고 불리는 ‘파울러자유아메바’(Naegleria fowleri)’에 감염돼 숨진 사례가 26일 국내에서 보고됐다. 파울러자유아메바에 감염돼 숨진 사람이 국내에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질병관리청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파울러자유아메바는 따뜻한 환경을 좋아하는 자유아메바의 일종으로 민물에서 주로 서식한다.

기온이 높은 지역의 호수, 강과 온천 등 민물과 주변 토양에서 발견되는데, 특히 열을 좋아해서 46도의 더위에서 가장 잘 자라며, 50–65도에서도 몇 시간까지 생존할 수 있다.

파울러자유아메바는 겨울철 온도가 낮아지면 주머니를 뒤집어 쓴 포낭형으로 모습을 바꿔 강이나 호수의 퇴적물에 남아 있다가 수온이 오르면 활동형(trophozoite·영양형)을 거쳐 편모형(Flagellated) 몸을 바꿔서 감염을 일으킨다.

파울러자유아메바. 왼쪽부터 포낭형, 영양형, 편모형. 수온이 낮아지면 포낭형으로 버티다가, 수온이 오르면 영양형으로 바꿔서 활동을 시작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제공

주로 물속 박테리아를 먹고 살지만 수영이나 수상 스포츠를 할 때 드물게 사람의 코를 통해 몸 속으로 들어간다. 일단 아메바가 코로 들어가면 아메바가 뇌로 이동해 원발성 아마베성 뇌수막염(PAM)이라는 심각한 뇌 질환을 일으켜 목숨을 앗아간다.

보건 관계자들은 일단 이 미생물이 사람 간 전파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 루이지애나에서 비염 치료에 쓰이는 코 세척기를 통해 감염된 사례도 있다. 당시 조사 결과 코 세척을 할 때 쓴 수돗물이 아메바에 오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감염 후 잠복기는 짧게는 2∼3일, 길게는 7∼15일로, 초기에는 두통, 정신 혼미, 후각과 상기도에 증상이 나타났다가 점차 심한 두통과 발열, 구토와 경부 경직이 이어지고 혼수 상태에 빠진다.

한동안 뇌척수액과 뇌조직에서 현미경을 통해 직접 아메바를 관찰하거나 실험실 배양에 의존하는 탓에 진단과 치료에 시간이 걸렸다. 최근에는 유전자 검사 도입으로 진단이 빨라지고 검출률도 높아졌다.

파울러자유아메바 생활사/미국질병예방센터(CDC), 질병관리청 제공

파울러자유아메바의 첫 인체 감염 사례는 1937년 미국 버지니아에서 처음 보고됐다. 보고서가 발표된 이후 보관된 부검 조직 샘플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감염 사례를 확인했다

1965년 호주에서도 감염 사례를 확인한 보고서가 나왔다. 호주의 연구자들이 1961년과 1965년 이 아메바에 감염된 뒤 뇌수막 감염을 일으킨 사례를 확인했고, 그간 발견되지 않았던 새로운 종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이 보고서의 저자 중의 한 명의 이름을 따서 파울러자유아메바라고 이름 지었다.

그후 2018년까지 파울러자유아베마 감염에 따른 원발성 아메바뇌염 사례는 전세계에서 381건 보고됐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154건으로 가장 많고, 파키스탄(41건), 인도(26건), 태국(17건), 중국(6건), 일본(2건)에서 확인됐다.

국내에서는 지난 2017년 전국 상수원 조사에서 52개 지점 중 6곳에서 파울러자유아메바 유전자가 검출돼 국내에도 이들 아메바가 서식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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