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서 납치한 아동 강제 입양, 가족에 송환 거부
기사내용 요약
우크라 밝힌 납치 아동 1만764명
'부모가 너희 버렸다" 속이며 입양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점령지에서 납치해간 아동들을 우크라이나 가족들이 되찾는 것을 방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5월 러시아인이 우크라이나 아동을 입양하기 쉽도록 하는 대통령을 발표했다.
전쟁 지역 아동을 납치하거나 국적을 바꾸는 행위는 전쟁 범죄가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얼마나 많은 우크라이나 아동이 러시아에 왔고 원래의 가족으로 돌아간 수가 얼마인 지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올해 노벨 평화상을 받은 우크라이나의 시민자유센터에서 일하는 알렉산드라 로만트소바는 “우크라이나 아동을 입양한 러시아 가정에서는 아이들에게 진실을 감추고 우크라이나와 연관성을 차단한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정체성을 파괴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아동인권 당국 책임자인 다리아 헤라심축은 지난달 가족, 친지들이 러시아에 납치된 것으로 보고한 아동들이 1만764명이라고 밝혔다.
한편 러시아 아동인권위원장 마리아 르보바-벨로바는 지난 10월26일 기자회견에서 약 2000명의 부모 없는 우크라이나 아동들이 러시아로 “소개”돼 고아원에 가거나 입양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크라스노다르 지역 가족아동국은 지난 8월 우크라이나 아동 1000명 이상이 튜멘, 이르쿠츠크, 케메로보 등 오지와 심지어 우크라이나에서 3200㎞ 이상 떨어진 알타이 지역에 입양됐으며 300명 이상이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정부는 아동의 납치를 승리의 증거로 선전하지만 납치된 아동들의 상당수가 우크라이나에 가족이 있는 경우다.
러시아는 점령지 4곳을 불법적으로 합병 선언한 뒤 이 지역 아동 납치를 늘리고 있다. 지난달 헤르손에서 러시아군이 철수하기 전에도 상당수의 아동들이 납치됐었다.
휴먼라이트워치는 지난 12일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러시아에 강제 이송된 아동을 포함한 우크라이나인 숫자를 러시아가 공개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러시아가 입양을 중단하도록 촉구했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는 지난 7월 우크라이나에 가족이 있는 2000여명의 우크라이나 아동들이 러시아로 강제 이송됐다고 밝혔다.
러시아로 이송된 아동을 되찾으려는 우크라이나인들은 러시아 당국의 방해와 협박을 당하기 일쑤다.
지난 4월 마리우폴에서 러시아 군인에게 어머니와 함께 붙잡혔던 올렉산드르(12)는 이후 어머니를 본 적이 없다. 그는 러시아 가족에 입양될 예정이었으나 할머니 전화번호를 기억해 간신히 입양되는 것을 피할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 점령지의 러시아 임명 사회복지 당국자들이 류드밀라가 손자를 데려가는데 반대했다. 전투 때문에 할머니가 알렉산드르를 데리러 오기에 위험하다는 이유를 내세우면서 러시아에 입양가정을 찾아주겠다고 했다. 할머니 류드밀라가 “가다가 죽어도 좋다. 데려 가겠다”고 하자 “서류 작업이 복잡하다”는 핑계를 댔다.
류드밀라는 전투지역을 피하기 위해 폴란드,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러시아를 거쳐 우크라이나 동부 러시아 점령지로 들어간 끝에 알렉산드르를 데려올 수 있었다. 점령지에서 빠져나오면서 검문소에서 여러 번 걸려 위험했지만 “여러 번 거짓말을 해야 했다”고 했다.
우크라이나 불레다르에 살던 올가와 데니스 로파트키나 부부는 전쟁 초기 자녀 9명 중 3명 만 데리고 프랑스로 피신했다. 나머지 아이들은 모두 러시아가 점령한 마리우폴의 요양원에 갇혀 있었다. 다른 가정의 아이들 11명과 함께였다. 이들은 지난 3월19일 도네츠크 병원으로 이송됐다. 로파트키나는 아이들을 찾기 위해 필요한 모든 서류를 보냈지만 도네츠크 복지 담당 당국자들은 아이들이 러시아로 입양될 것이라면서 거부했다.
로파트키나는 “아이들에게 ‘너희들을 버린 부모를 잊고 러시아인이 되라’고 말한다”면서 분통을 터트렸다. 아이들 중 가장 맏이인 티모페이(17)가 러시아로 가길 거부하면서 로파트키나는 아이들을 간신히 프랑스로 데려올 수 있었다.
지난 3월5일 형과 함께 러시아군에 붙잡혔다가 벨라루스의 고아원으로 보내진 블라디슬라우는 고문과 구타를 당했다. 형은 지금도 러시아에 투옥돼 있는 상태고 블라디슬라우는 지뢰지대를 건너 그를 찾아온 어머니 라리사 야호딘스카와 간신히 상봉할 수 있었다.
자신이 직접 우크라이나 아동을 입양한 르보바-벨로바 러시아 아동인권위원장은 지난 9월 기자회견에서 입양된 아동들이 처음엔 우크라이나 국가를 부르고 푸틴을 욕했지만 지금은 “러시아를 사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캐나다, 호주, 스위스에서 강제 입양 혐의로 제재를 받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yjkang1@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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