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엔딩, 이게 맞아"…조한철의 소신 [인터뷰 종합]

장우영 2022. 12. 26.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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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컴퍼니 제공

[OSEN=장우영 기자] ‘갯마을 차차차’의 딸바보 카페 사장님이었다가, ‘법대로 사랑하라’의 사이코패스 재벌 그리고 ‘재벌집 막내아들’의 아버지 눈에 들기 급급한 계산 빠른 둘째이자 부회장까지. 연기 변주와 스펙트럼이 상당하다. 그리고 그 변주를 빠른 시간 내에 설득력 있고 몰입도 높게 그려내며서 존재감을 남긴다. ‘아침 소띠’ 조한철은 2022년에도 열일 했고, 그 안에서 풍성한 수확에 성공했다. 하지만 그는 “살던대로 살았다”며 겸손했다.

배우 조한철이 2022년에 출연한 드라마는 ‘너에게 가는 속도 493km’, ‘안나라수마나라’, ‘위기의 X’, ‘법대로 사랑하라’, ‘약한영웅 Class 1’, ‘재벌집 막내아들’까지다. 특별 출연부터 긴 호흡의 작품까지, 2022년을 꽉 채웠다.

다작을 할 경우 체력적으로 지칠 수 있고, 체력적으로 무리가 올 경우에는 연기에 지장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조한철은 꾸준하다. 더하면 더했지, 덜한 적이 없다. 어떤 작품에서든 늘 자신의 몫을 톡톡히 해내며 강렬한 존재감을 남긴 그는 ‘재벌집 막내아들’로 2022년의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조한철은 JTBC 금토일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극본 김태희 장은재, 연출 정대윤 김상호, 제작 SLL·래몽래인·재벌집막내아들문화산업전문회사)에서 타고난 잔머리를 지닌 진양철(이성민)의 차남 ‘진동기’로 분해 또 한 번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증명했다. 조한철의 활약에 힘입어 ‘재벌집 막내아들’은 방송 3회 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하는 등 시청률과 화제성을 모두 잡으며 ‘2022년 올해의 드라마’로 시청자들의 마음에 깊이 남게 됐다.

‘재벌집 막내아들’과 함께 2022년을 마무리한 조한철은 OSEN과 인터뷰에서 “촬영이 끝난 건 한참 됐는데, 이제 드라마도 마무리됐다. 좋은 작품이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은 들었는데 이렇게까지 잘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중간 중간 잘 될 거 같은 말은 들었는데, 결과까지 좋아서 정말 행복한 작업이 된 것 같다. 배우로서 멋진 배우들과 함께 재미를 느끼면서 만든 멋진 장면들이 좋은 결과로 이어지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고 말했다.

▲ “엔딩, 후폭풍 있겠지만 이게 맞다고 생각”

방송 3회 만에 두 자릿수 시청률을 돌파하는 등 2022년의 끝은 ‘재벌집 막내아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조한철은 “좋은 작품이 되겠다는 생각으로 임했고, 다행히 시청률까지 좋은 결과로 이어지면서 충분히 좋은 작업이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화제가 되고 있는 건 ‘재벌집 막내아들’의 엔딩이다. 원작의 엔딩과는 다른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만의 엔딩은 시청자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조한철은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만의 엔딩에 대해 “드라마가 너무 관심을 받으면 결말이 틀어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재벌집 막내아들’은 이미 다 촬영을 마쳐서 작가님이 원래 생각하셨대로, 의도했던 작품 주제대로 결말을 흔들리지 않고 유지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후폭풍이 있을 수도 있지만, 그만큼 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크고,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작품 자체를 놓고 보면 이게 맞는 결말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진동기, 둘째 콤플렉스에 초점”

조한철은 ‘재벌집 막내아들’ 원작은 아직 읽어보지 않은 상태였다. 그는 “원작을 봐서 좋은 경우가 있고, 방해가 되는 경우가 있다. 캐릭터를 잡는데 안 보고 하는게 맞겠다 싶었다. 작업에서 출발이 중요하다. 편견, 선입견에 잡히면 그걸 벗어나는 게 어렵다. 편견 없이 작가님이 대본에 써주신대로 하려고 했다. 봤는데 도전히 안되겠다 싶을 때 원작을 찾아보는 폰이다. 원작은 이제 읽어 볼 예정이다”고 말했다.

그가 연기한 진동기는 계산이 빠르지만 길흉을 점치는 백 상무(강길우)의 말을 믿는 모습이 아이러니했다. 조한철은 “나는 납득이 쉽게 됐다. 진동기가 굉장히 현명하고 지혜롭고 계산이 빠르고 판단력이 좋은 게 아니다. 내가 초점을 맞춘 건 둘째라는 부분이었다.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영상을 찾아보는데, 둘째들은 존재감이 없다고 스스로 느껴서 관심을 받고 싶어 하고, 눈치도 보는 포지션이라고 하더라. 정체성이 없이 살아온 인물이라 쉽게 무속에 빠진 게 아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조한철이 진동기를 연기하는데 있어 ‘둘째’라는 포지션에 포커스를 맞췄다. 그는 “항상 눈치 보고, 그 안에서 줏대 없고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는 인물이었다. 그런 걸 잘 그려내면 삼남매 구성에서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무능한 느낌의 첫째와 계산이 빠른 둘째, 무대포의 셋째라는 개성 강한 구성이 좋았다”며 “그 전에 재미있는 역할들을 해와서 감독님께서 자연스러우면서 재미있는 인물이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래서 진동기가 갑자기 웃겨야 하나 싶어서 애드리브도 만들어보고 그랬지만 상황을 잘 따라가면 진동기는 그 안에 웃을 수 있는 포인트가 있을 것 같았다. 대본을 잘 따라가니 시추에이션 코미디가 나온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조한철과 진동기는 얼마나 닮았을까. 조한철은 “유약한 부분이 닮았다. 그건 나도 갖고 있는 부분이었다. 서민영(신현빈)이 소리를 지르면 놀라는데, 그건 내가 실제로 놀란 거다”고 웃었다.

▲ “동경한 이성민, 멋있는 송중기”

조한철은 ‘재벌집 막내아들’ 출연 배우들과 대부분 인연이 있었다. 먼저 진양철 역이 이성민에 대해 조한철은 “동경한 선배였다. 어느 날 갑자기 대학로에 나타난 분이었다. 대구 쪽에서 활동하셨다고 하는데, 대부분은 20대 중반 쯤에 대학로에서 주목을 받거나 얼굴을 보여야 하는데 나이가 어느 정도 있는 분이 나타났는데 너무 잘하니까 너무 존경스럽고 동경의 대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로서 배우 이성민을 봤을 때 정말 놀랐다. 배우라는 직업을 하고 있어서 조금 더 들여댜보게 되는데, 노년 연기를 한다고 해도 연극에서 노년 연기를 하는 것과 카메라 앞에서 노년 연기를 해 브라운관으로 시청자들에게 선보이는 건 느낌이 다르다. 설득력의 차원이 다르다. 그런 부분에서 시청자들을 몰입시키고 단번에 설득력을 높이는 연기를 하는 이성민을 보며 범접할 수 없다고 느꼈다. 놀란 장면들이 많았다. 역대급 캐릭터였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진화영 역의 김신록에 대해서는 “내가 대학원 졸업하고 졸업생 신분으로 어떤 작품에 출연했는데, 객원 배우로 참여하면서 만나게 됐다. 커플 연기였는데, 불륜의 느낌이 있었다. 그때 만나서 작업했던 친구였는데 대학원 후배가 됐다”고 말했다.

박지현은 조한철의 연기 제자이기도 했다. 조한철은 “몇 년 동안 같은 회사에 있으면서 신인들 연기 알려주고 같이 공부할 때 너무 예뻐하던 친구였다. 처음부터 너무 잘했던 배우여서 각별하다. 그 친구가 처음 시작할 때 만나서 어떤 배우가 될까 궁금했다. 29살 때부터 학교, 매니지먼트에서 연기 수업을 했다. 불과 얼마 전까지도 신인 친구들을 만나 연기를 같이 공부했다. 그런 친구들 중에 기회를 잡는 이들도 있고, 기회를 잡지 못하는 친구들도 있는데 그 사이에 있던 박지현이 꽃이 확 피듯이 나타나니 너무 행복했다. 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리딩 때인지 촬영 때인지 만났을 때 서로 말은 안했지만 눈빛으로 서로의 히스토리가 담긴 이야기를 나눈 것 같았다. 서로 주고 받았던 시선이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티파니 역시 조한철의 제자였다. 조한철은 “SM엔터테인먼트에서 연기 수업할 때 만났다. 연습생 생활이 길지 않아서 많이 만나진 못해서 기억할까 싶었는데, 그 친구도 드라마에 출연하는 게 처음이라 기댈 곳이 필요했을 것 같다. 많이 반가워 하더라”고 이야기했다.

특히 송중기에 대해서는 “송중기는 자주 사람을 감동시킨다. 선배로서, 주연 배우들이 무게감도 크고 부담도 많기에 안쓰럽고 측은한 게 있다. 그런데 송중기는 그 와중에 모든 상황들을 다 보면서 챙기고 배려한다. 친목이 필요하면 회식하고, 같이 힘을 낼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그런데 그걸 티 내지 않으려고 한다. 츤데레라고 표현하는지 모르겠는데 그런 식의 감동을 많이 준다. 특히 의례적으로 ‘한번 보자’라고 하는 것도 바로 약속을 잡는 등 빈말을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멋있다”고 칭찬했다.

▲ “살던 대로 살았다”

1998년 연극 ‘원룸’으로 데뷔한 조한철. 연극 무대에서 활약하던 그는 2009년 ‘아이리스’, ‘자이언트’로 안방 시청자들과 만난 뒤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그 사이 연기 수업도 병행하면서 활동해왔던 만큼 그의 연기 인생은 파란만장했다.

조한철은 “2000년에 대학원을 갔으니 2001년에 시작한 것 같다. 연기 수업을 하게 되면서 배우도 하고 있는 것 같다. 수업이 곧 생계이기도 해서 하지 않을 순 없었는데, 내 연기도 하면서 수업도 해야하니까 학생들에게도, 소속사에도, 나 자신에게도 피해를 입히면 안될 것 같았다. 기로에 선 순간들이 위기였는데, 와이프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배우라는 걸 까먹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난 수업을 하면서도 내 연기를 해야 더 신나게 수업을 하는 스타일이어서 더 시너지가 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를 가르친다라기보다는 함께 연기를 공부한다는 느낌으로 하고 있다. ‘이렇게 해야 된다’라고 하기보다는 답이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하면 좋지 않을까’ 하며 함께 의논하는 편이다. 대신 ‘연기할 때 불편한 거 참지 말고, 하고 싶은 거 참지 말라’고 이야기를 한다. 신인들에게는 ‘안녕하세요’를 ‘안녕하십니까’라고 변형해서 말하는 것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그게 어려워서 불편함을 참고 연기하기도 하는데. 그렇게 하면 연기가 안된다. 나도 그랬다”고 덧붙였다.

자신을 ‘아침 소띠’라고 하는 조한철. 그는 쉬면 오히려 불안하다면서 앞으로도 ‘열일’을 약속했다. “살던 대로 살았고, 하던 대로 했다. 살던 대로 올해도 잘 살았는데, 감사한 일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다른 작품에 비해서 공을 들인 작품이다.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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