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공원의 축구 현장] 일본 축구의 원대한 목표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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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일본이 월드컵 8강과 4강을 입에 담은 적이 있다.
이 자리에서 타지마 회장은 얼마 전 카타르 월드컵 결산뿐만 아니라 향후 일본 축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목표, 비전에 대해 언급했다.
초장기 프로젝트를 통해 일본 축구의 전반적인 수준을 끌어올리고 그 과정에서 목표에 접근하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 축구 저변을 늘리는 데 노력한다.
궁극적으로 일본 축구계의 모든 구성원들이 이 목표에 공감하고 함께 이루어보자는 의식이 공유됐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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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 일레븐)
▲ 박공원의 축구 현장
과거 일본이 월드컵 8강과 4강을 입에 담은 적이 있다. 언젠가는 우승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적도 있다. 한국을 비롯한 이웃 국가에서는 이런 일본의 포부를 그저 허풍으로만 치부했다. 하지만 지금도 그저 허풍처럼 느껴지는 목표일까? 티가 나지 않더라도 일본은 조금씩 그 목표에 다가서는 게 보인다.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일본은 16강에서 탈락했다. 지난 2018 FIFA 러시아 월드컵 준우승팀 크로아티아와 8강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아쉽게 패배했다. 이 말을 반대로 뒤집어보면, 일본은 8강 일보 직전까지 다가섰다는 걸 뜻한다. 기록적으로도 그렇다. 일본은 아시아 최초로 두 대회 연속 16강에 진출했다. 지난 러시아 월드컵 16강에서도 벨기에를 2-0으로 압도하고 있었다. 2-3으로 뒤집히긴 했어도, 일본은 정말 8강 근처까지 간 셈이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역시 16강이라는 소기의 성과를 내면서 뿌듯한 마음을 가지고 대회를 마칠 수 있었지만, 늘 자극제 구실을 했던 일본의 꾸준한 발전을 지켜보며 속이 타지 않을까 싶다. 최근에는 A대표팀을 포함해 연령별 대표팀에서 일본을 꺾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때문에 이제 일본에 밀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얘기가 나오는데, 사실 나라 밖에서는 늘 일본이 한국보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축구 강국으로 더 인정받은 지 꽤 됐다. 불편한 진실이다.
일본이 이처럼 점진적인 발전을 이룰 수 있었던 건 커다란 비전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 타지마 코조 일본축구협회(JFA) 회장의 카타르 월드컵 결산 공식 기자회견을 접했다. 이 자리에서 타지마 회장은 얼마 전 카타르 월드컵 결산뿐만 아니라 향후 일본 축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목표, 비전에 대해 언급했다.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얘기가 있었다. 2050년에 일본에서 월드컵을 개최하고, 그 자리에서 우승하겠다는 포부였다.
이러한 말이 또 한 번 허황된 목표처럼 비칠지 모르나, 그들 나름대로 꽤 진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이 목표는 지난 2005년 발표한 재패니스 웨이라는 일본축구협회의 비전에서 비롯됐다. 초장기 프로젝트를 통해 일본 축구의 전반적인 수준을 끌어올리고 그 과정에서 목표에 접근하는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 축구 저변을 늘리는 데 노력한다. 물론 2050년에 정말 그들이 월드컵을 유치하고 우승까지 할지는 모를 일이지만, 이를 실천하려는 과정에서 일본 축구가 얻는 효과가 정말 크다는 걸 이번 카타르 월드컵을 통해 볼 수 있었다.
더욱 인상적인 건 회장이 바뀌어도 이 비전만큼은 절대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다. 궁극적으로 일본 축구계의 모든 구성원들이 이 목표에 공감하고 함께 이루어보자는 의식이 공유됐기 때문일 것이다. 이러한 분위기 덕에 그들의 비전이 점점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의 발전 방법에 대해 우리도 배울 필요가 있다. 한국 축구 역시 유소년 시스템 등 밑바닥에서부터 발전을 도모하고 있지만, 한국 축구 전체의 미래와 거시적 목표 하에 이뤄진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좀 직설적으로, 월드컵 본선 진출만이 오로지 당면 과제인 듯한 느낌이 든다. 일단 월드컵만 가면 한국 축구는 돌아간다는 식의 마인드가 지난 수십 년간 이어져온 느낌이다. 일본과 같은 발전을 이룬다면 이런 목표 의식부터 바꿔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한국 축구의 거시적 목표와 비전, 허황될 수 있으나 이것부터 설정해야 한다.
글=박공원 칼럼니스트(現 대한축구협회 이사)
사진=ⓒgettyImages/게티이미지코리아(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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