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와 협상 준비 됐다...서방과 갈등 위험한 수준 아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와 협상 준비가 됐다고 언급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미국 방문 이후 연이어 종전을 위한 협상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25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과 AP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국영 TV 로시야 1 인터뷰에서 “우리는 수용 가능한 해결책과 관련이 있는 모든 당사자와 협상할 준비가 됐다”며 “협상을 거부하는 것은 우리가 아니라 그들이라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와 미국 등 서방국이 종전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며, 전쟁 장기화의 원인을 상대에게 돌린 것. 그는 이어 “우리는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우리의 국익, 우리 국민과 시민의 이익을 지키고 있다”며 “우리 시민을 보호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서방과의 지정학적 갈등이 위험한 수준이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위험하진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측은 대화를 원하지 않는 것은 러시아라는 사실을 그가 인정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는 단독으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시민들을 희생시켰다”며 “러시아는 협상을 원하는 게 아니라 책임을 피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푸틴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의 방미 이후 종전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푸틴 대통령은 양측의 정상회담 하루 뒤인 22일에도 “우리의 목표는 군사 전쟁의 쳇바퀴를 돌리는 게 아니라 전쟁을 끝내는 것”이라며 외교적 협상을 통한 종전을 원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 워싱턴에서 젤렌스키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갖고 18억5000만 달러(약 2조3000억원) 규모의 군사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이 연일 종전 희망 발언을 내놓고 있지만 원론적인 입장일 뿐 실제 협상 가능성은 낮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러시아가 원하는 건 종전이 아니라 전쟁 재정비를 위해 시간을 버는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이날 오전에도 우크라이나 북쪽 벨라루스 내 2개 공군기지에서 러시아 전투기가 발진, 우크라이나 전역에 공습 경보가 발령됐다.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을 공격해 최소 10명이 숨지고, 58명이 부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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