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과 함께하기 위해 아이가 배워야 할 것 [따듯한 동물사전]

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2022. 12. 26. 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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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정서 발달에 도움을 주기 위해 혹은 외동인 자녀가 외롭지 않도록 친구를 만들어주기 위해 반려동물 입양을 결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준비 없이 이런 환상에 젖어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것은 우리 자녀와 가족에게 스트레스와 상처만 남길 수 있다.

결국 우리 자녀가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며 얻는 행복은 이런 충분한 준비들이 선행됐을 때 얻어질 수 있으며, 이런 준비는 자녀가 오롯이 하기는 어렵기에 부모의 책임과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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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한 준비가 선행되지 않으면 상처만 남길 수도

(시사저널=이환희 수의사·포인핸드 대표)

자녀의 정서 발달에 도움을 주기 위해 혹은 외동인 자녀가 외롭지 않도록 친구를 만들어주기 위해 반려동물 입양을 결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준비 없이 이런 환상에 젖어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것은 우리 자녀와 가족에게 스트레스와 상처만 남길 수 있다. 

자녀를 양육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을 기르는 데는 많은 희생이 따른다. 우선 의식주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한다. 어떤 것을 먹여야 하고 먹이지 말아야 할지 뿐만 아니라 어떻게 먹여야 할지까지 고민해야 한다. 또한 반려동물을 그냥 우리가 살아가는 공간에 들여놓으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생활 공간 안에서 반려동물이 편히 쉬고 자는 공간은 어떻게 꾸며야 하고, 배변은 어디서 해야 할지 등의 규칙을 정하고 교육해야 한다. 반려동물의 건강 관리와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운동과 놀이에도 신경 써야 한다.  

반려동물이 집에 오는 순간 여가생활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잠깐 집을 비우는 것은 괜찮지만 장시간 집을 비우거나 하루 이상 여행을 떠나는 경우 반려동물 동반을 우선적으로 고려하고, 그게 어렵다면 반려동물을 그동안 보호해줄 사람이 있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이런 희생이 없다면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데 반드시 문제가 생긴다. 

ⓒfreepik

부모의 책임과 역할 중요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것은 사람과 다른 생명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배워가는 과정이다. 반려동물을 마치 인형처럼 집에 데려와 밥만 주고 쓰다듬고 이뻐해 주면 된다고 단순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오산이다. 반려동물도 지각하는 능력과 사람만큼 복잡하진 않지만 희로애락의 기본적인 감정을 갖고 있다. 또한 반려동물은 사람처럼 말을 하지 못하며 사람의 언어가 가진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다. 그 대신 몸짓, 소리, 표정 등으로 감정을 표현하며, 사람의 목소리 어조, 몸짓에서 느껴지는 에너지를 통해 그 의미를 이해하고 학습한다. 

만약 자녀가 있는 집에 반려동물이 오면 지체없이 다가가 무작정 만지려고 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반려동물은 낯선 공간에서 낯선 사람을 만나면 기본적으로 경계를 하고, 그런 존재가 원치 않는 속도로 다가오는 것에 극도의 불안감과 거부감을 갖게 된다. 특히 어린아이의 경우 힘 조절이 안 된다. 반려동물을 세게 움켜쥐거나 민감한 부위를 만지면 반려동물이 갑자기 뛰어오르거나 아이에게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심하면 무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이런 경험으로 반려동물은 아이에게 더욱 거리를 두게 되고, 아이 또한 반려동물에 대한 호기심과 애정 어린 시선이 공포와 거부감으로 바뀔 수 있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그 시작은 생각 이상으로 매우 신중해야 하는 일이다. 결국 우리 자녀가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며 얻는 행복은 이런 충분한 준비들이 선행됐을 때 얻어질 수 있으며, 이런 준비는 자녀가 오롯이 하기는 어렵기에 부모의 책임과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 준비된 환경에서 비로소 자녀는 다른 생명을 향한 따뜻한 배려와 책임감을 배우고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 또한 넓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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