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만 가진 유전자 155개 추가 발견...인간 고유 질환 비밀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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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약 450만~700만년 전 침팬지에서 유전적으로 분리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 결과 인간의 마이크로 단백질에서 155개의 새로운 유전자를 발견했다.
새로 발견한 155개 유전자 중 3개가 근위축증이나 색소성 망막염 등 인간에게서만 나타나는 질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 1개는 인간의 심장 조직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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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약 450만~700만년 전 침팬지에서 유전적으로 분리된 것으로 추정된다. 그 과정에서 수천개의 유전자에 차이가 생겼다. 이 발견은 100개 아미노산 이상으로 구성된 큰 단백질들을 분석한 결과다. 이보다 작은 마이크로(미소) 단백질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
아일랜드 과학자들이 인간의 마이크로 단백질에서 새로운 유전자 155개가 발견됐다는 분석을 내놨다. 마이크로 단백질 수준에서도 인간이 지속적인 진화를 겪고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근위축증 인간에게만 나타나는 질병의 원인을 찾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퍼 맥리소트 아일랜드 더블린트리니티칼리지 유전학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관련 연구결과를 국제학술지 ‘셀리포트’에 21일 공개했다.
인간과 침팬지의 유전자는 98.4% 일치한다. 유전적으로 매우 가까운 친척 관계다. 과학자들은 인간과 침팬지가 약 450만~700만년 전쯤 공통 조상에서 갈라져 나온 것으로 추정한다. 공통 조상에서 갈라져 나와 각자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온 것이다.
환경의 차이는 다른 진화 결과를 낳았다. 대표적으로 ‘CMAH’라는 유전자는 인간과 침팬지 뇌에 차이를 가져왔다. CMAH는 뇌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침팬지에서는 CMAH가 활발히 활동하지만 인간은 그렇지 않다. 하지만 이 같은 분석은 큰 단백질들을 대상으로만 했다. 마이크로 단백질들은 제외됐다.
허재원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가영장류센터장은 "기존의 새로운 유전자 생성에 대한 학계의 정설은 유전자 중복 등 기존에 있던 유전자에서 진화한다는 것”이라며 “그 대상 또한 일정이상의 길이를 가진 유전자였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유전자 데이터를 모았다. 침팬지를 포함해 원숭이, 쥐, 말, 토끼 등 척추동물의 유전자 데이터를 인간 유전자 데이터와 비교했다. 그 결과 인간의 마이크로 단백질에서 155개의 새로운 유전자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인간 고유의 새로운 유전자가 생겨난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발견한 155개 유전자 중 3개가 근위축증이나 색소성 망막염 등 인간에게서만 나타나는 질병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전자 1개는 인간의 심장 조직과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유전자는 고릴라에서 분리된 직후 나타났다”며 “마이크로 단백질에서 발견된 유전자가 얼마나 빨리 신체에 필수적인 유전자로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155개 새 유전자 중 44개는 세포 배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건강하고 살아있는 신체 시스템을 유지하는 데 마이크로 단백질 유전자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만 이 유전자들은 아직 세포배양과 관련이 있다 정도만 추정할 뿐이다. 연구팀은 특정 유전자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추가 연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맥리소트 교수는 “유전자에는 지금 밝혀진 것보다 더 많은 것들이 숨겨져 있다”며 “새롭게 발견한 유전자들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어떤 종류의 질병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지 확인하는 게 향후 연구의 과제”라고 밝혔다.
허 센터장은 “최근 마이크로 단백질의 역할들이 새롭게 알려지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마이크로 단백질의 역할을 한꺼풀 더 벗긴 흥미로운 연구이며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인간의 진화과정을 엿볼 수 있는 연구”라고 평가했다.
[고재원 기자 jawon121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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