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포 건어물의 꽃 ‘화어’를 아시나요”
“삼천포 건어물의 꽃 ‘화어’를 아시나요”
경남 사천시는 지역 특산품 삼천포의 ‘화어’의 대중화를 꾀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사천 삼천포에는 꽃보다 먼저 봄을 알린다는 ‘꽃처럼 예쁘고 맛있는’ 화어가 있다. 화어는 삼천포 건어물 중 으뜸이다. 화어는 1970~90년대 대한민국 대표 간식이었던 쥐치포의 탄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1967년 삼천포 명산물로 지정될 정도로 유명했던 어포였지만, 이제는 화어를 아는 사람은 드물다. 사천시는 화어를 전국적으로 널리 알릴 수 있는 홍보 방법과 대중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사천시에 따르면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삼천포에서 마른 멸치와 건조 어포인 ‘사쿠라보시’를 생산해 일본에 수출했다. 사쿠라보시는 정어리 등을 간장이나 소금, 조미액을 발라 말린 어포이다.
‘사쿠라보시’는 ‘벚꽃’과 ‘말린 생선’의 합성어이다. ‘사쿠라보시’라는 이름은 정어리가 벚꽃 피는 3~4월이 제철이라는 설이 있다. 생선을 펴서 말리는 것이 벚꽃 모양과 비슷해서 붙였다는 설도 있다. 해방 이후 ‘화어’라는 우리말로 순화된 것으로 짐작된다.
화어는 학꽁치, 붉은 메기, 새우, 성대, 복어, 달고기 등 생선 6종의 머리와 뼈를 제거한 후 꼬리가 붙어 있는 상태로 조미해 건조했다. 국화·해바라기·장미 등의 모양으로 만들었다.
은빛 찬란한 학꽁치, 화사한 홍매화 같은 새우, 진달래색 비트 물을 들인 붉은 메기, 개나리처럼 노란색 치자로 물들인 성대 등은 최고급 건어물의 상징이다.
화어를 생산하는 업체는 사천 향촌동 삽재농공단지에 있는 신선수산이 전국에서 유일하다. 한때 업체 10곳이 화어 생산업체로 등록하기도 했지만, 절반 이상은 큰돈 벌이가 됐던 쥐치포 생산을 위한 위장 업체였다.
삼천포 화어는 수입과 냉동 수산물을 전혀 쓰지 않는다. 남해안에서 어획되는 신선한 선어만을 사용하기 때문에 담백하고 원물의 깊은 맛이 그대로 살아난다. 특히 기름기가 전혀 없는 저지방 고열량의 생선만을 사용한다.
전 과정을 수작업으로 만들기 때문에 한 사람이 하루 동안 일해도 선물용 1상자를 만들기 힘들다. 화어는 방부제를 전혀 쓰지 않기 때문에 겨울철을 제외하곤 즉시 냉동실에 보관해 먹어야 한다.
박동식 사천시장은 최근 간부회의에서 지역 특산품인 화어를 전국적으로 널리 알릴 방법과 대중화할 방안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사천시 관계자는 “고가의 2㎏단위 포장을 150g단위로 소포장하고, 제조과정에서 기계화하거나 포장재를 지원하는 수산업 보조사업을 통해 화어를 대중에게 알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정훈 기자 j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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