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송혜교, ‘학폭’ 가해자 향한 인생 건 복수 ‘더 글로리’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는 ‘도깨비’ ‘미스터 션샤인’의 김은숙 작가, ‘비밀의 숲’ 안길호 감독, 배우 송혜교·염혜란 등이 의기투합한 작품. 믿고 보는 ‘작·감·배’ 조합으로 연말 기대작으로 꼽힌다.
수많은 인기 멜로 드라마를 써온 김 작가가 ‘학폭’ 소재의 복수극을 택한 건 고등학생인 딸과의 대화에서 비롯됐다. 제작발표회에서 그는 “어느 날 딸이 ‘엄마는 내가 죽도록 때리면 가슴 아플 것 같아, 아니면 죽도록 맞고 오면 가슴 아플 것 같아?’라고 묻더라”며 “그 질문이 너무나 충격이었고 지옥 같았다.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가해자에게 변명의 서사를 부여하지 않겠다는, 오로지 피해자가 존엄을 되찾기만을 바란다는 작가의 의도는 작품에서 철저히 지켜진 원칙이다. 가해자 무리의 연진(임지연)과 재준(박성훈) 등은 아무 이유 없이 약자를 괴롭히고 상상 이상의 폭력을 가한다. 무리 안에서도 부모의 재력에 따라 철저히 위계를 만든다. 악마의 가면을 숨길 의도도 없이, 앞으로도 부를 대물림하며 살아갈 작정이다.
그간 김은숙 특유의 장점으로 꼽혀온 캐릭터의 톡톡 튀는 ‘말맛’은 이번 작품에선 처연하고 씁쓸한 맛이다. 주인공 동은의 심정이 가해자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드러나곤 하는데, “보고싶었어 연진아” “오늘부터 모든 날이 흉흉할 거야. 자극적이고 끔찍할 거야” “어떤 증오는 그리움을 닮아서 멈출 수가 없거든” 등 처절했을 과거가 드러나는 대사의 향연이다.
‘멜로 퀸’ 송혜교의 연기 변신도 주목된다. 씻을 수 없는 트라우마에 갇힌 공허한 눈동자, 공포에 질린 혹은 광기 어린 표정 등 데뷔 27년 차 배우임에도 낯선 모습을 보여준다. 송혜교는 “항상 이런 역할에 배고팠었는데 드디어 만났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동은은 어린 시절 무방비 상태로 상처받았지만 (성인이 된 후에는) 불쌍하게 보이기보단 단단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데 신경을 썼다”고 했다.
정식 공개 전 국내 언론에 먼저 공개된 초반부는 뚜렷한 선악 대립 구도 속에서 주인공 주변 인물의 성격이 다소 평면적으로 부여된 점, 19세 이상 시청가 등급일 정도로 극악한 학폭 만행이 적나라하게 묘사된 점 등 시청자 호불호가 갈릴 만한 부분도 있었다. 총 16부작으로 이달 30일 시즌1이 먼저, 내년 3월께 시즌2가 마저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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