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울산 장현도시첨단산단 보상 지연…주민들 '분통'

김근주 2022. 12. 2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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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울산 장현도시첨단산업단지 개발 사업 관련 보상 절차를 미루면서 토지 소유주 등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26일 주민 단체인 장현첨단산업단지보상협의회에 따르면 LH는 최근 장현산단 대상 토지 소유주 등에게 '사업(보상) 지연 안내' 공문을 보냈다.

장현첨단산업단지보상협의회는 "조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LH 측이 개발계획 변경을 빠르게 처리하길 바란다"며 "피해 호소를 위해 정치권을 찾아가고 집회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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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가 상승 등 사업비 배 가까이 늘어…사업 자체가 늦춰질 듯
울산 장현도시첨단산단 안내문 [촬영 김근주]

(울산=연합뉴스) 김근주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울산 장현도시첨단산업단지 개발 사업 관련 보상 절차를 미루면서 토지 소유주 등 주민들이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26일 주민 단체인 장현첨단산업단지보상협의회에 따르면 LH는 최근 장현산단 대상 토지 소유주 등에게 '사업(보상) 지연 안내' 공문을 보냈다.

공문은 당초 올해 안에 착수하기로 한 보상 협의가 불가능하다는 내용을 담았다.

LH는 앞서 올해 7월 토지 소유주들에게 연내 보상 착수를 공고하고 지난달에는 감정평가까지 완료했는데, 갑자기 보상 지연을 통보해 온 것이다.

LH는 장현산단 감정평가 직후 자체적으로 분석한 사업성 검토 결과, 물가 급등과 금리 변동 등 경제적 여건 변화로 총사업비가 당초 예상보다 현저히 늘어나 사업을 이대로 진행할 수 없어 보상도 미룬다는 입장이다.

LH가 이 사업 인가 시점인 지난해 8월 산정한 총사업비는 1천467억원이었으나 최근 내부 검토에선 2천700억원대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1년 4개월 만에 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추정 조성 원가는 3.3㎡당 400만원을 넘는 것으로 분석됐다.

LH는 이 조성 원가로는 경쟁력이 없어 산업시설용지가 팔리지 않고, 기업 유치가 어렵다고 판단한다.

결국 LH는 산단 개발계획을 변경해 사업성을 확보한 후 다시 사업을 추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문제는 당초 LH 측 보상 일정을 믿고, 다른 지역에 토지(농지)를 매입하고자 계약을 맺거나 농작물 경작을 포기한 농민과 주민이 있다는 것이다.

왕재호 장현첨단산업단지보상협의회 위원장은 "토지 소유주 대부분 딸기와 부추 등을 재배하는 농민인데, 30% 정도는 이미 다른 곳에 농지를 알고 보고 매매계약을 맺었다"며 "보상이 지연되면서 계약금을 날리게 생겼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연말 나갈 줄 알고, 농사 자체를 짓지 않은 농민도 있다"며 "LH가 책임을 지고 보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LH는 주민 피해 보상을 할 법적 근거가 없다는 태도다.

LH 관계자는 "사업 착수 단계에선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손실을 보상할 수 있으나, 이번 경우처럼 사업 지연에 관한 손실 보상 규정은 없다"며 "피해 최소화를 위해선 사업을 빨리 추진하는 것이 최선이다"고 말했다.

다만, LH 측도 이 사업 정상 추진 시기를 확답하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장현첨단산업단지보상협의회는 "조속한 사업 추진을 위해 LH 측이 개발계획 변경을 빠르게 처리하길 바란다"며 "피해 호소를 위해 정치권을 찾아가고 집회도 하겠다"고 밝혔다.

중구 장현동 일대는 2015년 1월 국토교통부 도시첨단산업단지로 선정됐다.

이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등 절차 등으로 사업이 지지부진하다가 지난해 산업단지계획이 승인되면서 본격화하는 듯했으나, 이번에 비용 상승으로 사업이 다시 지연 상황을 맞았다.

승인 당시 이 사업은 중구 장현동 일원 총 31만6천968㎡ 규모로 2027년 준공을 목표로 했다.

현재 계획으론 산업시설용지 41.8%, 복합용지 6.8%, 지원시설용지 2.4%, 주거시설용지 7.1%, 공공시설용지 41.9% 등으로 조성된다.

can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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