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종전협상' 꺼내더니…최측근 "러 핵이 서방의 도발 막아"

강진욱 2022. 12. 2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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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종전협상론을 꺼낸 가운데 그의 강경파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자국의 핵 억지력을 내세우며 서방을 비난하고 나섰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날 로시스카야 가제타 신문에 게재된 4천500자짜리 기고문에서 "서방은 우크라이나의 손으로 우리에 대해 핵전쟁을 포함한 전면전을 일으킬 준비가 돼 있는가"라고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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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드베데프 "서방, 우크라 손 빌려 핵전쟁 일으킬 준비 된 건가"

(서울=연합뉴스) 강진욱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종전협상론을 꺼낸 가운데 그의 강경파 측근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자국의 핵 억지력을 내세우며 서방을 비난하고 나섰다.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 [타스=연합뉴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에 따르면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날 로시스카야 가제타 신문에 게재된 4천500자짜리 기고문에서 "서방은 우크라이나의 손으로 우리에 대해 핵전쟁을 포함한 전면전을 일으킬 준비가 돼 있는가"라고 물었다.

그는 이어 "오늘날 우리의 적들을 막고 있는 유일한 것은 우리가 핵 억지력과 관련해 국가 정책 기본원칙에 따라 움직일 것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이라며 "만일 진짜 위협이 고개를 든다면 우리는 원칙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서방측은 한편으로는 어떻게든 러시아의 위신을 떨어뜨리고 우리를 공격하고 망가뜨리고 파괴하려 안달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핵 참화를 피하고 싶어한다"고 덧붙였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역겹고 거의 파쇼적인 정권"을 철저히 무력화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러시아의 안보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갈등은 무기한 계속될 것"이라며 "세계는 제3차 세계대전과 핵참화로 가는 벼랑에서 헤맬 것이며 우리는 이를 막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앞으로 몇 년 또는 몇십 년 동안 서방국들과의 관계를 단절하고 다른 나라들과의 관계에만 집중할 수도 있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와 서방국들 사이의 신뢰가 무너져 협상할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자국 매체들과 가진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된 모든 나라들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으나 우크라이나와 서방국들이 협상을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 [타스=연합뉴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이밖에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동쪽으로 계속 진영을 확장하려 시도하는 것은 "러시아와의 전쟁을 준비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이달 초 종전협상 유인을 위해 러시아가 주장해 온 안전보장론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것과 관련된 언급들로 보인다. 마크롱 대통령의 발언은 직후 유럽 각국에서 반발을 샀다.

러시아는 6천개에 육박하는 탄두를 포함해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대통령을 역임하는 동안 자유주의 개혁가처럼 행동했지만, 지금은 전쟁과 관련해 가장 강경한 인사 중 하나로 통한다고 로이터통신은 논평했다.

kj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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